지난 1편에서는 200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한 막걸리 양조장의 현재를 살펴봤다. 1975년 전국 읍과 면마다 하나씩 있고도 남을 만큼 많았던 ‘풀뿌리 막걸리 양조장’은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85% 이상 사라졌다. 지역 소멸과 수도권 대형 막걸리 공세가 맞물리면서 남은 15% 양조장 주인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났다.전국 단위로 납품하는 몇 군데를 빼면 사정은 엇비슷하다. 막걸리 시장 전체가 기울면서 영업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 1400여 곳의 읍·면사무소 소재지 대부분에 막걸리 양조장이 있었다. 읍·면의 생산자가 만들어 읍·면의 소비자들이 마셨던 이 막걸리는 글자 그대로 ‘풀뿌리 막걸리’였다. 이른바 ‘프리미엄 막걸리’가 젊은 세대 또는 도시인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요즘, 정작 풀뿌리 막걸리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막걸리 시장이 요동치는 동안, 지역의 풀뿌리 막걸리 양조장이 얼마나 많이 사라졌는지, 운영 중인 곳은 어디인지, 이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알려주는 자료는 전혀 없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공식 조사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출신 택시 운전사 모하메드 호크(Mohammed Hoque)는 미국 뉴욕의 상징인 노란 택시에 희망을 걸었다. 뉴욕에서 가족들과 부족함 없이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꿈이었다. 택시를 소유할 수 있는 허가증 ‘메달리온’을 사면 수익을 온전히 챙길 수 있었다. 5만 달러를 지불하면 메달리온 구매를 위한 대출을 주선하겠다는 중개인의 전화에 선뜻 응했던 이유다.그는 한 해에 약 3만 달러 정도를 벌었다. 그러나 그가 받은 대출은 수수료와 이자를 합해 170만 달러가 넘는 규모였다. 심지어 모하메드 호크는 그가 받은 대출 액수와 조
보통 유권자들은 내가 뽑은 구의원이 우리 동네를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최나영 노원구 구의원은 유권자의 권리가 투표할 때만 실현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 의원은 ‘노원주민대회’를 통해 노원구 주민들이 직접 우리 동네의 의제를 발굴하고, 문제 해결을 하도록 도왔다. 노원구 주민들은 아파트 경비 노동자의 처우를 고민하고 있었고, 늦은 밤 가족들의 귀갓길 안전을 걱정하고 있었다. 노원주민대회의 결과물로 경비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됐고, 어두운 밤거리에는 CCTV가 설치됐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주최 제24기 예비언론인캠프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사흘의 원격수업과 하루의 대면수업 등 나흘 일정으로 열렸다. 국내 유일의 실무중심 언론대학원이 학교 밖 언론인 지망생을 위해 무료로 마련한 이 캠프에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60여 명이 참가했다. 언론의 역할, 취재보도윤리, 탐사보도, 저널리즘글쓰기, 기획안 작성, 현직 선배와 함께 등 10여 개 강좌에 언론인 출신 교수진과 현직 언론인 등 10명이 나서 열정적으로 강의했다. 삼성언론재단이 캠프를 후원했다.예비언론인의 꿈을 응원하는 시간“우리는
2010년 6월 21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하 세저리)이 비영리 독립언론 <단비뉴스>를 창간했다. 지난 12년 동안 <단비뉴스>는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았던 여러 의제, 주제, 소재를 다뤘다. 대학원 실습매체로 출발했지만 기성 언론을 능가하는 보도도 많이 내놓았다. 학업과 취재·보도 활동, 어느 하나도 게을리하지 않은 세저리 학생들의 노력 덕이다. 그런 <단비뉴스> 기자·PD의 활약을 뒤에서 돕는 조력자가 있다. 바로 편집국장이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34세에 세계 최연소 여성 총리가 됐다. 대학생 때부터 정당 활동을 시작했고, 27세에는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밖에도 유럽의 젊은 정치인들은 대부분 이르면 10대나 20대 초반부터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풀뿌리 정치를 시작한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서는 어릴 때부터 직접 지역 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청년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팩트체크넷이 주최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원한 ‘제2회 팩트체크 주간’ 행사 네 번째 날인 7일에는 세계의 팩트체크 기관들이 성과를 공유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유튜브 채널 ‘체카TV’에서 생중계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써머 첸(Summer Chen) 타이완팩트체크센터(Taiwan Fact-Check Center. TFC) 총괄에디터, 알렉산드라 시들(Alexandra Siddall) 대한호주대사관 부대사, 임동준 팩트체크넷 활동가가 참여해 국가별 팩트체크 현황과 주요 과제, 극복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22년 4월 5일, 새 생명을 심는 식목일을 맞아 <단비뉴스>가 누리집을 새로 단장했다. 2010년 창간 이후 약 11년 만이다. <단비뉴스>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하 세저리) 원생들이 꾸려나가는 청년 독립 언론이다. 언론인의 꿈을 키우는 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다지는 곳이기도 하다. <단비뉴스>는 지난 11년 동안 1만여 건의 기사와 영상을 보도했다.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같은 뉴스와 영상을 독자가 더욱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이제 누리집을 개편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게인즈빌(Gainesville)의 한 정신병원에서 23세 남성, 앤서니 바르소티 3세(Anthony Barsotti Ⅲ)가 죽었다. 그는 숨이 끊어지기 전에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타이레놀을 달라고 했다. 의료진도 그의 상태를 몰랐다. 손가락에 밴드를 붙여주고, 타이레놀을 먹였다. 그는 뇌사 상태에 빠져 죽었다. 잿빛 얼굴에 어슴푸레 뜬 눈으로 허공을 멍하니 응시한 채였다.앤서니는 조현병 환자였다. 타인을 공격하는 이상 행동이 심해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서도 이상 행동은 고쳐지지 않았다.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됐다.
충북 단양에서 중증 응급 환자는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을까? 사실상 어렵다. 단양에는 응급의료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단양에서 유일하게 응급의료기관을 운영했던 단양서울병원은 적자가 누적돼 2015년 4월부터 휴업한 끝에 문을 닫았다. 임시방편으로 단양군립노인요양병원에 응급시설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었다.2018년에 공개된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2017년에 단양군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 46명 중 단 1명만 생존했다. 2015년 기준, 치료가 제때 이뤄졌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 발생 비율인 '치료 가능 사망률'은 단양이 71.
제 20대 대통령선거가 70여일 남았다. 대선 주자들의 발언과 행보가 연일 뉴스를 타고 쏟아진다. 그들이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청년들,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지난 5년간 이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통념을 깨고 정치의 주체로 떠올랐다. 이들은 특정 후보나 정당만 보고 투표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관심을 두는 이슈, 지지하는 가치를 따른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20대 여성 15.1%가 제3후보를 지지했고, 20대 남성 72.5%가
지난 1일, 심혜정 영화감독이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우리 시대의 콘텐츠’ 10강을 비대면으로 강연했다. 심 감독은 미술 작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문학을 전공했고, 주부로 살다 서른아홉 살에 미술대학원을 뒤늦게 들어가 서양화를 전공했다. 미술사를 공부하고, 동시대 작품을 감상하면서 경계를 넘어 소통하는 예술에 관심을 두게 됐다. 심 감독의 주 무대는 ‘실험 영상’이다. 영화 문법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하고, 영화에 직접 출연해 연기하기도 한다. 그는 예술가이자 기록자고, 영화감독이면서 연기자다.
지난달 23일, 송파구청 맞은편 대우유토피아빌딩 전광판에는 트랜스젠더, 특히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한 경우를 일컫는 ’트랜스 여성‘을 겨냥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광고가 실렸다. 광고를 게시한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이하 진평연)은 트랜스 여성이 여성의 탈을 쓰고 여자 화장실에 침입해 여성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그림을 실었다. 송파구청은 대우유토피아빌딩 측에 해당 광고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광고 철회를 권고했고, 빌딩은 이에 따라 광고를 중단했다.
제천 청소년들이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공간이 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권유하지 않아도, 친구들끼리 소개하고 소개받는 곳이다.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도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이 곳은 제천 서부동에 있는 제천청소년문화의집이다. 청소년문화의집은 간단한 청소년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과 설비를 갖춘 정보·문화·예술 중심 수련시설이다. 이 시설은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라 읍·면·동에 한 곳
충북 제천시 의병대로 골목, 어스름한 붉은 빛이 캄캄한 거리 한편을 물들인다. 지난달 27일에 <단비뉴스>가 이 거리를 찾았다. 술집이 있기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작은 사거리의 모서리에 가게가 하나 있다. 검은 외벽에 평화를 상징하는 마크가 그려져 있다. 남천동 골목에 있는 LP바 ‘딜런’(DYLAN)이다. 이날 가게를 찾은 손님 김 모씨의 감상을 빌리면, 딜런은 이 골목에 ‘느닷없이 아름답게’ 존재한다. 가수 밥 딜런(Bob Dylan)의 초상과 그의 가사가 유리창에 걸려 있다. 나무로 된 작은 문을 열면 틈새로 음악이 흘러온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유정(29·여·가명) 씨는 2019년에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휴학했다. 생활비가 없었다. 족히 백만 원은 넘게 들어갈 미술대 졸업전시 비용도 마련해야 했다. 학교에 가는 대신 중소기업에서 일했다. 온갖 일을 맡았다. 제품 디자인, 웹 페이지 구성, 판매 기획까지도 했다. 김 씨는 정규직도, 계약직도 아니었다.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였다.그 사이 대학 동기들은 인턴이 됐다. 그들은 체계적으로 ‘스펙’을 쌓아 좋은 기업에 취직했다. 김 씨에겐 당면한 생계가 더 무거웠다. 매력적인 이력이 될 만한 일을 구할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