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인터뷰] 창간 12주년, 전임 편집국장들에게 단비뉴스란?

2010년 6월 21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하 세저리)이 비영리 독립언론 <단비뉴스>를 창간했다. 지난 12년 동안 <단비뉴스>는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았던 여러 의제, 주제, 소재를 다뤘다. 대학원 실습매체로 출발했지만 기성 언론을 능가하는 보도도 많이 내놓았다. 학업과 취재·보도 활동, 어느 하나도 게을리하지 않은 세저리 학생들의 노력 덕이다. 그런 <단비뉴스> 기자·PD의 활약을 뒤에서 돕는 조력자가 있다. 바로 편집국장이다.

창간 12주년을 맞아 전임 <단비뉴스> 편집국장 4명을 만났다. 이들 모두 이제 입사 1~6년차의 현직 기자로 일하고 있다. 편집국장으로 직함이 바뀌기 전인 2016년 취재부장을 맡았던 배지열 기자는 현재 <국방일보>, 2017년 하반기 편집국장을 맡았던 송승현 기자는 <이데일리> 산업부에 재직 중이다. 2019년 하반기 편집국장 최유진 기자는 <노컷뉴스> 이슈대응팀, 2020년 하반기 편집국장 김은초 기자는 <MBC충북> 사회부 사건팀에서 일하고 있다.

단비뉴스 전임 편집국장들. 왼쪽부터 송승현 이데일리 기자, 배지열 국방일보 기자,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 김은초 MBC충북 기자. ⓒ 송승현, 배지열, 최유진, 김은초
단비뉴스 전임 편집국장들. 왼쪽부터 송승현 이데일리 기자, 배지열 국방일보 기자,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 김은초 MBC충북 기자. ⓒ 송승현, 배지열, 최유진, 김은초

남다른 의제를 긴 호흡으로 보도하다

편집국장 재임 동안 기억에 남는 보도가 있었는지 물었다. 주로 차별화된 전달 방식과 긴 호흡의 기획보도를 꼽았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는 당시 <단비뉴스> 편집 체제 안에서는 처음으로 ‘타임라인’을 삽입하는 시도를 한 ‘미세먼지 막는 동네공원 ‘순삭’ 위기’를 꼽았다. 도시공원 일몰제를 두 편에 걸쳐 다룬 기사다. 최 기자는 “아이템이 좋았을 뿐 아니라 현장 취재나 데이터 자료를 충실하게 수집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영상, 타임라인 등 멀티미디어 요소가 다양하게 들어가 지루함도 덜어주는 기사였다고 설명했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가 소개한 타임라인 방식. 각 연도별로 도시공원 일몰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찾아볼 수 있다. ⓒ 단비뉴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가 소개한 타임라인 방식. 각 연도별로 도시공원 일몰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찾아볼 수 있다. ⓒ 단비뉴스

최 기자가 직접 취재·보도에 참여한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속 한숨과 원망’은 <단비뉴스>가 별도로 웹페이지를 만들어 처음으로 시도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최 기자는 이 기사를 꼽으며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웹페이지에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며 웹 개발자와 소통해본 경험이 매우 유익했다"고 덧붙였다.

김은초 <MBC충북> 기자는 2020년 하반기에 제작한 ‘밀폐공간 질식재해’ 기획 시리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밀폐공간 질식재해를 취재한 기자들은 10년 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만들었고, 360도 카메라를 머리에 매단 채 맨홀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김 기자는 “[기성 언론에 비해] 제작 일정이 여유로운 단비뉴스의 잇점을 십분 활용한 기획이었다”고 평가했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와 김은초 MBC충북 기자가 소개한 ‘이주노동자의 집’ ‘보이지 않는 위험: 밀폐된 죽음의 공간에 가다’.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 단비뉴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와 김은초 MBC충북 기자가 소개한 ‘이주노동자의 집’ ‘보이지 않는 위험: 밀폐된 죽음의 공간에 가다’.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 단비뉴스

배지열 <국방일보> 기자는 취재부장 재임 당시 보도한 원전 관련 기사를 꼽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해 원전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 있던 시기였다. 배 기자는 "일본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보니 해외 자료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원전 문제에 관해 집필한 해외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취재기자 좌담회를 기획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고 회고했다.

<단비뉴스>는 지난 4월 웹페이지를 개편하고 소셜미디어를 정비하는 등 독자에게 더 친밀히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4명의 전임 편집국장에게도 개편된 웹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관한 평가를 주문했다. 영상 콘텐츠가 눈에 띈다는 평이 많았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는 “독자와의 접점을 훨씬 많이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유튜브 썸네일에 메인 타이틀뿐만 아니라 독자가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제목을 함께 쓰는 방식이다. 최 기자는 “그런 디테일이 독자들이 콘텐츠를 클릭할 것인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이전보다 돋보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은초 <MBC충북> 기자도 "클릭을 하고 싶게 만드는 썸네일로 바뀐 점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웹페이지 역시 가독성이 매우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간 순으로 기사를 나열하고 있어 시리즈 기획을 묶어보기 어려워진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배지열 <국방일보> 기자 역시 <단비뉴스>의 영상 콘텐츠를 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 기자는 특히 충북 제천시에 위치한 특성상 지역을 소재로 한 콘텐츠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음식을 소개하거나,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을 심층적으로 다룬 보도가 그 예다. 다만 콘텐츠의 퀄리티에 비해 영상이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것이 아쉽다는 의견을 밝혔다.

취재·보도 훈련, 기자 생활에 큰 도움

이렇듯 <단비뉴스>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여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4명의 기자들은 그런 활동이 언론사 입사는 물론 지금의 기자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송승현 <이데일리> 기자는 <단비뉴스>에서 “기획기사를 많이 써 봤기 때문에 현업에서도 기획기사를 쓸 때 빨리 적응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비뉴스>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정보공개청구를 이용해 대학 총장 업무추진비 내역을 분석하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 경험을 토대로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당시 증빙자료 없는 공보관실 운영비를 지적하는 기사를 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배지열 <국방일보> 기자는 <단비뉴스>에서 쌓은 취재·보도 경험을 통해 현장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질문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을 접했을 때, <단비뉴스>에서의 경험을 통해 임기응변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는 “일에 지치는 순간이 찾아올 때 앞으로도 기자로 살고 싶다는 원동력을 주는 것이 [세저리 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도움”이라고 말했다. ‘나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단비뉴스> 기자로 활동했던 경험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세저리에서 저널리즘 이론을 배우고, <단비뉴스>에서 기사를 많이 쓰게 되면서 두려움과 막막함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은초 <MBC충북> 기자 역시 “<단비뉴스> 활동은 발제부터 취재, 기사 작성, 제작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방송기자인 김 기자는 특히 영상뉴스를 만들어 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기사 구성, 영상 촬영, 오디오 녹음 등에서 사소한 부분까지 고민하는 ‘디테일에 대한 감각’이 생겼기 때문이다.

단비뉴스 누리집 갈무리. 단비뉴스에서 활동하는 기자·PD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기자로서의 역량을 기른다. ⓒ 단비뉴스
단비뉴스 누리집 갈무리. 단비뉴스에서 활동하는 기자·PD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기자로서의 역량을 기른다. ⓒ 단비뉴스

충분히 보도하고 공부하여 더 나은 기자가 되는 길

이들은 마지막으로 예비 언론인을 향한 조언을 덧붙였다. 송승현 <이데일리> 기자와 배지열 <국방일보> 기자는 더 나은 기자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 있다면 <단비뉴스>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송 기자는 “현장에 오면 스트레이트 기사에 매몰되기 쉬워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움에 대한 갈망을 충족할 시간도 부족하다. 그러나 세저리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기획기사를 보도하고, 공부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배 기자는 특히 “세저리에서 만난 동료들과 현장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며, 인적 네트워크를 다지는 데에도 세저리가 좋은 기반이 된다고 전했다. 나아가 “현장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좋은 기자로, 다른 사람들보다 몇 걸음 앞서 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초 <MBC충북> 기자는 입사 시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합격한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사 후에는 매일 취재하고 기사 쓰는 업무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저리에서는 여유 있는 제작 일정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취재·보도 훈련을 충실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유진 <노컷뉴스> 기자도 <단비뉴스>를 통해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 세저리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싶다면 세저리를 적극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단비뉴스> 활동을 통해 올바른 저널리즘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기자로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에서다.

이렇듯 실력 있는 언론인이 되기 위한 배움의 장인 <단비뉴스>는 함께 활동할 새 기자·PD를 기다리고 있다. 2022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후기 신입생 모집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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