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점지해준다는 ‘삼신(三神)할머니’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있다. 바로 그녀가 출산 경험이 없는 처녀라는 점, 그리고 신이 아닌 인간 출신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출산을 관장하는 신으로서는 약점일 수도 있는 여건에서 그녀는 동해 용궁의 딸과 실력을 겨뤄 옥황상제에 의해 ‘출산의 신’으로 ‘임명’된다. 신화에 따르면, 그녀는 꽃 키우기 시합에서 출산과 양육을 책임질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경쟁자를 물리친다. 신의 세계에서는 출신도 인맥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공정 경쟁을 통해 믿음직하고 유능한 ‘삼신할머니’를 탄생시
컨베이어 벨트 위 나사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그것을 조이는 노동자들의 손은 바쁘다. 잠시 한 눈 팔면 나사가 기계 속으로 들어가고, 어느새 나타난 공장장이 노동자의 머리를 쥐어 박는다. 무성영화 <모던타임즈(modern times)>의 한 장면이다.기계처럼 일한 주인공은 기어이 나사 조이는 강박관념에 빠져 공장 안을 지나가던 여자의 엉덩이에 달린 단추를 조이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이것마저 웃음으로 승화한 그는 전설의 희극배우이자 감독인 찰리 채플린이다. 영화 속 그는 과도한 노동으로 급기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이 때문에 일
사극 '뿌리깊은 나무'에서 노무현을 보다SBS의 <뿌리깊은 나무>가 인기다. 이 사극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집현전 학사의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 이정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사극의 인기비결 중 하나로 ‘노무현 코드’를 꼽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세종 이도 역할을 맡은 한석규에게서 노무현 전 대통령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대신들에게 “이런 우라질”이라고 호통을 치거나 “왕 노릇 못해먹겠다”며 왕답지 않은 말을 내뱉는 모습 등이 꼭 닮았다. 책
열망에는 아픔이 따를 수밖에 ‘그렇게 돌아다니지 말레이~’, ‘LA갈비가 아니라 군대갈비’ 등 수많은 어록을 만들어 낸 MBC 뉴스데스크 최일구 앵커가 지난 9일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를 찾았다. ‘청춘에게 전하는 희망메시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200여 명 학생들이 강의실을 메웠다.“한 누리꾼이 최일구 앵커 강의는 개드립(순간적인 재치를 뜻하는 애드립을 비꼬아 부르는 말)만 하고 남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하더군요.” 최 앵커의 말에 강의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종이쪽지에 유머를 적어온 최
종편 채널들이 내놓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대체로 기존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본 듯한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채널A의 <글로벌 한식 토크쇼, 쑈킹>(이하 쑈킹)은 QTV에서 방영 중인 <수미옥>을 쏙 빼닮았다. 진행자가 김수미라는 점과 게스트에게 요리를 대접하면서 진행하는 토크쇼 형식도 똑같다. 요리하고 음식을 먹으며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는 설정은, 요리하느라 토크에 집중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수미옥>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보조 진행자로 발탁된 탁재훈과 신현준의 입담과 재치가 얼마나 잘 발휘될지 지켜봐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반갑게도 채용공고가 났다. 그런데 좀 이상한 기업이다. 이력서에 익명을 써도, 기업에 대한 반감을 적어도 된다고 한다. 직장인, 구직자, 실직자 구분 없이 모두가 지원 가능하다. 게다가 면접 질문도 이상하다. 대기업 정규 직장인에게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급여의 정확한 액수를 말하는지’, 비정규 직장인에게는 ‘임시직의 장점을 후임이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는지’, 구직자에겐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지’를 질문한다.이곳은 이름마저 이상한 ‘일시적 기업’.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곧 사라지기 때문
<엄마는 창녀다>에 이어 <아버지는 개다>로 ‘저예산 변태감독’의 입지를 굳힌 이상우 감독(41)이 이번엔 ‘나름대로 돈 좀 들인’ 장편영화를 들고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그는 <엄마는 창녀다>에서 몸을 파는 엄마와 포주 노릇 하는 아들의 ‘처참하지만 뭉클한 사랑’을 그렸고, <아버지는 개다>에서 아들을 개처럼 패는 폭력 아버지를 조명했다. 이번 작품 <바비>는 가난 때문에 미국으로 입양 가는 아이의 이야기로, 그의 ‘가족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들이 모두 1000만원 미만의 저예산으로 ‘거칠게
‘나는 가수다’를 포함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기자와 피디(PD)를 뽑는 언론사 채용에도 서바이벌 형식이 도입되고 있다.<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 등을 운영하는 한경미디어그룹은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신문기자와 방송기자를 뽑는 서바이벌 전형 ‘나는 기자다’의 서류지원을 받는다. 이에 앞서 씨제이(CJ)미디어 계열의 게임전문채널 <온게임넷>은 지난달 1일부터 영화 및 뮤직비디오 감독과 피디를 서바이벌 형식으로 선발하는 ‘디렉터스’의 서류 및 UCC(사용자제작콘텐츠)접수를 시작, 9일 마감했다
그녀가 남편을 여섯이나 죽인 이유 비장해 보이지만 어딘가 슬픔이 묻어나는 한 인도여성. 그녀의 얼굴이 반쯤 가린 채 숫자 7이 커다랗게 적혀있다. ‘수잔나의 일곱 번의 결혼(7 Sins Forgiven)’이라는 도발적인 제목과 포스터의 신비로운 느낌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인도에서는 여성이 이혼을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수잔나(Susanna)가 일곱 번이나 결혼을 하다니,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13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 그녀의 30년 세월이 압축돼 있다. 그녀의 남편 여섯은 차례로 죽음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계모(23·여·일용직)씨는 지난 6월 27일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다. 생후 4개월 된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엎드려 있던 아기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 보육교사가 살펴봤더니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의 부검결과 ‘질식사일 가능성이 있는 돌연사’로 판명됐는데,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계씨는 남편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나간 뒤 네 살 난 딸과 젖먹이 아들을 혼자 키워왔다. 들쑥날쑥한 남편 수입으로 두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용역회사에서 하루하루
박경철(KBS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지난 수요일에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됐습니다. 획기적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사후약방문’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인 것 같습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앞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도 내놓았는데 성장목표는 낮추고, 물가관리에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나라밖에서는 그리스의 재정 긴축안이 통과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한 고비를 넘긴 것 같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고민은 역시 깊습니다. 이번 주도 비로 인한 사건사고가 많았는데, 매번 그렇듯이 무엇보다도 ‘인재’라는 것이 안타
박경철(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 6월이 시작되면서 계절이 여름다워졌습니다만, 경제뉴스 면은 지난달과 같은 이슈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부산 저축은행 수사가 확대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그리스가 디폴트(채무상환불능) 위기에 처하면서 미국 역시 더블딥(경기회복 중 다시 침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6월을 표현할 만한 사자성어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인 것 같은데, 나라 안팎으로 좋은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두 분 6월을 맞는 기분 어떠십니까?조용래(국민일보 논설위원) : 지난 겨울이 유난히 추웠는데 봄이 오
일부다처제가 되면 모든 남성은 행복할까? 삼천궁녀를 거느렸다던 의자왕이나 첩을 두었던 조선시대 양반처럼 아내 여럿을 둔다고 상상해보자. ‘다다익선’ - 내가 남자라면 쾌재를 불렀을 것 같다.그러나 일부일처제는 남성의 필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대부분 남성이 선택의 자유를 환영할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손해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경제력과 수려한 외모를 갖춘 1등 신랑감이 10명의 여성을 선택한다면, 2등 남성은 11등 여성과 결혼해야 한다. 일부일처제라면 2등 여성을 만날 수 있을 텐데 말이다.2등쯤 되면 그래도
좋은 정치는 인간의 능력을 발현케 한다“아테네는 2500년 전 산악지역에서 적은 인구로 철학과 문학, 천체학 등의 다양한 학문을 꽃피웠는데, 그 바탕에는 민주정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좋으면 인간은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우리보다 훨씬 낮다.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는 "이들 국가는 우리보다 노동의 가치를 더 인정하고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문화를 발전시켰는데 그 바탕에는 잘 발달된 정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출판사를 운
빈 라덴 사살로 글로벌 경제 불안감 증폭 박경철(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이번 주 톱뉴스는 미국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었습니다. 9.11 테러사건 이후 미국이 끈질기게 추격해 온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에서 최후를 맞은 것이죠. 오사마 빈 라덴은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테러리스트로 악명을 떨쳤지만 미국이 제국주의적 구습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심지어 물고문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죠. 또 나라 안에서는 저축은행사태와 관련한 금융감독원비리 문제로 떠들썩했습니다. 어린이날이 있었지만 어린이들
박경철(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이번 주 톱뉴스는 농협 전산사고였는데요, 처음엔 첩보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미스터리 장르로 바뀌고 있습니다. 내부·외부 해킹 등 여러 의혹에 대해 아직 단서는 없습니다. 4월 혁명 51주년을 기념했던 이번 주 한국경제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4대강 주변에 수변 신도시 건설을 추진한다고 하거든요. 주변의 강 풍경을 가치화해서 누군가에게 팔겠다는 건데요. 조위원님 어떻게 보시는지요.조용래(국민일보 논설위원): 현 정부가 토건국가를 지나치게 지향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독일과의 전쟁을 선포합니다.”숨을 죽인 채 라디오 방송에 귀 기울이던 영국 국민과 군인들의 얼굴엔 긴장과 불안이 감돈다. 그러나 궁전에 모여 있던 왕족, 시종들은 연설이 끝나자 스피커 앞에서 일제히 박수치며 환호성을 올린다. 방송을 마치고 나온 영국 왕 조지 6세(콜린 퍼스 분)도 감격을 감추지 못한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마지막 장면이다. 1939년 3월 영국의 참전 선포로 사회분위기는 어수선한데, 이에 아랑곳없이 기뻐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 그러나 관객들은 그들을 완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말더듬이’ 국왕 조지 6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