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①오백 명의 어린이가 모여드는 놀이터지난 보도에서 아파트 놀이터와 연립·다세대 주택가 놀이터의 양적 차이를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시행령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5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는 반드시 놀이터를 설치해야 한다.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 놀이터가 몰리는 이유다. 하지만 연립·다세대주택이나 일반주택에는 놀이터 설치 의무에 관한 법령이나 규정이 없다. 법률로 강제하지 않으니,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줄 어른도 드물다. 결국 일반 주택가 아이들은 아파트 놀이터로 향한다. 그런 어린이를 다시 어른들이
"중립적인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과 정확한 팩트(사실)를 보도해야 한다는 말은 둘 다 양립할 수 있는 저널리즘 가치지만, 그것이 충돌하는 경우도 꽤 많다는 거죠. 그럴 땐 맥락을 봐야죠."지난 17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 202호에서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 초청으로 박성제(55) MBC 사장이 특강을 했다. ‘공영방송 MBC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박 사장은 언론의 중립성에 앞서는 가치로 ‘진실’을 꼽았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주변의 만류를 물리치고 유족을 만났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통
지난해 9월 <시사인>에는 언뜻 보기에 빛이 산란한 자국으로 보이는 사진이 하나 실렸다. 그것은 빛이 아닌 죽음의 자국이었다.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어린이가 길을 걷다가 자동차에 치여 다치거나 사망한 장소에 점을 찍어 만든 데이터 시각화 자료였다. 지난 10년 동안 최소 357명의 13세 이하 어린이가 보행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 궤적을 좇은 기자가 있다. 변진경 <시사인> 기자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어린이 보행 사고의 데이터를 모아 패턴을 분석했다. 석 달에 걸친 취재의 결과를 <스쿨존 너머>라는 제목의
전라남도 남쪽에 위치한 장흥군은 전남에서도 전형적인 농업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장흥 제1선거구 농민들의 마음은 농민 출신인 진보당 박형대(52) 의원에게로 쏠렸다. 그는 8년간 장흥군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쳤던 더불어민주당 유상호 의원과 맞붙어 6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의원 경력직’과 ‘신입’의 싸움에서 이긴 초선의원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오면서 준비를 한 점이 당선의 이유”라고 추측한다. 지난 3년간 월평마을 이장을 지내면서 주민과 함께 농업 문제를 고민해온 것이 유권자의 마음을 살 수 있던 핵심이라는 것이
[다큐멘터리 <버스를 타자>] "97년도에 버스를 분명히 만든다고, 저상버스. 장애인들 아무나 자유롭게 탈 수 있는 버스 만들어 준다고 분명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저희들을 불법으로 내몰고 있는 건 누구란 말입니까?"[기자]2001년 광화문 세종문회회관 앞에서 네 시간의 버스 점거 투쟁이 있었습니다.그로부터 21년이 지난 현재. 장애인 이동권, 그중에서도 지역과 지역을 오가는 시외이동권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청주에 사는 한승희 씨는 지난해 10월 갑작스러운 부친상을 당했습니다. 그가 사는 청주에서 고향 진천을 가
“내 아이의 스무 살 생일이 두렵다”C 씨는 몽골에서 왔다. 지인 소개로 2005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다. 남편은 돈을 벌어오지 않았다. C 씨는 아침 일찍 밥을 차리고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낸 뒤 출근했다. 공장에서 녹초가 되어 돌아오면 집에는 설거짓거리가 쌓여 있었다. 남편과 싸워도 봤지만 술 먹고 죽일 듯이 나오는 그에게 맞서긴 어려웠다. 협의이혼을 했다. 아들에 대한 양육권은 포기했다. 엄마가 외국인이면 아들이 취직하거나 결혼할 때 문제가 생긴다며 실제로는 아들을 키우게 해줄 테니 서류상으로는 양육권을 포기하라는 남편의 설득
충북은 대표적인 의료취약지역이다. 출생 후 0세부터 몇 살까지 살 것인지 기대하는 평균 생존년수인 ‘기대수명’은 전국 최하위다. 평균수명 중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는 기간인 ‘건강수명’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1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이러한 수치를 이루는 건 사람이다. 충북도 유권자들은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과 ‘생존’을 원한다고 말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들이 겪고 있는 실질적인 어려움과 요구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믿을 수 있는 의료시설 부족임성호(충주·46) 씨는 2011년 폐와 신장을 이식받았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충북 제천시 용두천로 81-2번지. 축복 미용실과 덕원상회를 거쳐 중앙 방앗간을 지나면 발걸음을 조금 늦춰야 한다. 10평도 채 안 되는 카페는 자칫하면 지나칠 만큼 아담하다. 다양한 가게들 틈바구니에 카페 파릴리가 있다. 파릴리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면 번지수를 말해보자. 812, 팔일이, 파릴리. 혀끝에서 주소를 굴려보면 답이 나온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정말 100% 분해가 되는 걸까?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팩트체크 하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 ‘2021년 청소년 팩트체크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목포혜인여고 팀은 ‘생분해 플라스틱 100% 분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런 내용은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팩트체크넷이 공동 주최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원한 제2회 팩트체크주간 세 번째 콘퍼런스인 ‘시민 참여’ 부문에서 발표됐다.
[앵커]지역 공공미술관은 지역민에게는 다채로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해주고, 지역 작가들에게는 전시 공간을 제공해 지역 미술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충북 제천시도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는데, 여러 가지 갈등과 논란 속에 지난해 연말 문화체육부가 실시한 설립 타당성 평가에서 탈락했습니다.제천시는 재도전 계획을 밝혔는데, 그동안 걸림돌이 됐던 문제들은 해결이 될 수 있을까요?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기자]충북 제천시는 지난해 4월부터 제천시립미술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습니다.지상 4층, 연면적 1446제곱미터(㎡) 규모인 구
새벽이는 동물 해방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는 시민단체인 ‘DxE 코리아’가 지난 2019년 경기도의 한 양돈농장에서 ‘공개 구조’한 돼지다. ‘공개 구조’란 공장식 농장이나 도살장 등 동물을 향한 폭력이 발생하는 현장에 들어가 실태를 폭로하고 감금된 동물을 데리고 나오는 활동을 말한다. ‘공개 구조’는 법적 문제를 뛰어넘어 당장 생명이 위협받는 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활동가들이 택한 방법이었다. 현행법상 절도에 해당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지난해 농장 주인은 그들을 신고하지 않았다. 공장식 사육 환경에서 ‘구조’된 새벽이는
2018년 7월 2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자동차 매매 단지 공사 현장. 지하 4층·지상 6층 규모의 대형 자동차 판매 시설이 들어설 이곳은 아직 골조와 바닥 등 기초 공사 중이라 그늘 한 점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수원 최고기온은 섭씨 38.1도(℃). 하지만 현장 관리사무소에 비치된 온도계는 오전 11시를 갓 넘긴 시각 이미 40℃를 가리켰습니다. 건설노동자 150여 명은 숨이 막히고 현기증이 나는 ‘찜통더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습니다.2018년 5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신모(57·배관설비공)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경운동 불교환경연대 그린담마홀 강당에서 ‘축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대안’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40여 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가 주최한 이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농식품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위기 대처에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논의했다. ‘먹거리 전환’이 ‘에너지 전환’만큼 중요 조길예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대표는 ‘국제사회에서 축산업이 기후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먹거리 전환이 에너지 전환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료를 시장에만 맡기면 수익 구조 상 지역의 병원은 살아남기 힘들다. 그렇게 만들어진 ‘의료 사각지대’에서 고통은 모두 지역민들의 몫이다. <삐뽀삐뽀> 취재팀이 이번에는 사는 지역과 무관하게 국민 모두 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 서비스를 집중 조명했다. 2019년 기준 국내 공공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5.5%에 해당한다. 공공의료 병상 수는 OECD 가입국 평균 71.6%에 한참 떨어지는 9.7%다. 취재팀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가 왜 이렇게 허술한지, 무엇이 개선돼야 하는지 살펴봤다.우리나라는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을
지난달 25일 서울 동교동의 한 ‘패스트패션’ 의류매장. 생산과 유통, 소비의 수명이 짧고 유행에 민감한 의류를 취급하는 이곳은 가을·겨울용 옷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20대 여성 두 명은 5만9900원짜리 체크무늬 셔츠의 치수를 고르고 있었다. 니트(뜨개옷), 플리스(양털 재킷), 경량패딩(얇은 누비옷) 등 신상품이 매대에 가득했다. ‘가격 인하’ 문구가 붙은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십만 원 이내였다. 이곳에서 청바지를 산 직장인 추모(31) 씨는 “옷을 고를 때 디자인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며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안 좋다는
지난 5월 26일,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 완구를 비롯한 수입제품을 검사한 결과 44만 점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생활용품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기사는 이제 낯설지 않다. 환경호르몬을 다루는 기사가 많아지는 만큼 언론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지난 5월 20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에서 박태균 회장은 환경호르몬이란 무엇이고 언론은 환경호르몬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새로운 과학용어를 언론이 사용하는 것의 의미를 설명했다. 언론이 새 과학용
첫 월급 50만 원, 근로시간 하루 평균 11시간.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보조하는 어시스턴트, 이른바 ‘패션어시’의 근로 환경은 근로기준법이 정해 놓은 노동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초과 근무를 포함한 근로시간 상한도 52시간이다. 지난해 청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이 실시한 <패션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 노동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패션어시들은 주 평균 55시간 근무하며 합당한 추가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저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