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세상을 떠났다. 이 글은 그의 마지막 작품인 '만년양식집'에 대한 비평문이다.
지난달 9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주최로 2023 저널리즘 컨퍼런스가 열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17년부터 언론계 주요 이슈를 다루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해왔다. 특히 올해는 찰리 베켓(Charlie Beckett)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어니스트 쿵(Ernest Kung) AI 프로덕트 매니저, 엘리스 사무엘스(Elyse Samuels) <워싱턴포스트> 비주얼포렌식팀 선임 프로듀서 등 세계적 명성을 갖춘 해외 언론
이 이야기는 임진왜란의 3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에서부터 시작된다. 권율 장군이 이끄는 군대와 백성들이 힘을 합해 일본군을 무찔렀다던, 바로 그 전투다. 역사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행주대첩에서 큰 활약을 했던 사람들이 있다. 행주치마에 돌을 담아 날랐다던 여인들 중 한 사람 ‘박개분’은 타고난 힘이 굉장해서 돌팔매질을 하는 족족 일본군을 쓰러트렸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2023년, 서울 곳곳에는 모계 유전으로 내려온 박개분의 괴력을 이어받은 여인들이 동네를 지키고 있다. 도봉구에는 도봉순 씨가, 강남구에는 강남순 씨가 살고 있다.jt
“뉴스로부터 멀어지고, 취업이 힘들고, 개인의 삶에 갇혀서 소외감을 느끼고, 점심시간 때 대화하기 힘든 사람들이 처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게 뉴닉의 1차적인 목표입니다. 우리가 ‘이게 맞아, 이렇게 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서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지난달 16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청년세대가 이끄는 뉴미디어 실험’을 주제로 강연한 김소연 뉴닉(NEWNEEK) 대표의 말이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초청으로 특강에 나선 김 대표는 뉴닉의 창업기와 뉴스 큐레이션(
극지의 얼음이 녹고 있다. 알고 있다. 섬나라가 바다에 잠기고 있다. 이것도 이미 알고 있다. 아마존강의 수위가 낮아지고, 아프리카 사바나 지대에선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 또한 어릴 적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어왔다. 그래서 모든 말에 공감한다. 과도한 탄소 배출은 나쁜 짓이고, 하루빨리 이를 제지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를 위한 지구는 없다. 그런데 왤까, 조금 지친 것 같다. 귀찮다는 핑계를 방패 삼아 움직이지 않는 것이 죄스럽긴 하지만, 한편으론 나 하나 노력한다고 해서 세상이 극적으로 바뀔 리가 없을 것만 같다. 특히
“가짜뉴스를 새로운 현상, 큰 문제, 혹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근데 사실 정보 양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가짜뉴스는) 과거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거예요.”지난달 2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학술관에서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시대의 뉴스 리터러시'를 주제로 강연한 미디어 인류학자 김경화 박사의 말이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초청으로 저널리즘특강에 나선 그는 “PC(개인용컴퓨터)가 주어지고,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늘 갖고 다니고, 언제든 그것을 퍼블리시(출판)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고, 디지털 방
※이 글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절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감성적으로 예민한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꽤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 같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내가 보기엔 자기 파괴적이었다. 오랫동안 씻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하거나, 대화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거나 눈물을 터뜨렸고, 만나는 애인이 하루가 멀다고 바뀌는 식이었다. 처음엔 진정해 보라며 위로했고, 해결 방안을 찾아주려 하다가, 결국엔 타박했다. 점점 친구의 감정 기복에 지쳐갔다. 자주 다투게 됐고
“데이터라는 건 처음에는 그냥 추상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데, 생생한 취재와 사진을 거치면 사람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미디어로 재탄생합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가지고 그림을 그릴 때 어떤 표현은 추상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 안에) 조금 더 구체적인 현실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2023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에서 데이터 시각화 전문기업 브이더블유엘(VWL)의 김승범 소장은 ‘화물차를 쉬게 하라’ 사례 발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시사인(I
[미디어비평]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원제: Beef)※이 글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과학의 힘을 빌려, 이 세상의 온갖 급변, 재난, 이변은 종말을 고하리라. 또한 온갖 논쟁, 환상, 기형적인 것들도 끝이 나리라.” 시인 빅토르 위고의 이 말을 통해 우리는 근대 초기에 살았던 사람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전근대 사회에서 불안과 공포는 일상적이었다. 인간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으며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 인간 육체의 취약성, 그리고 적대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타인에 대한 공포가 전근대인의 삶을
2017년 8월 28일, 80여 명의 미얀마 33경보병사단 군인들이 미얀마 라카인주 인딘 마을을 습격했다. 사흘 전 로힝야족 저항군이 경찰서를 공격하자, 군부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군인들은 경찰과 불교 신자들과 함께 로힝야족이 사는 인딘 마을에 총격을 퍼붓고 집을 불태웠다. 사람들은 가까운 해변에 숨어들었다. 9월 1일 군인들이 그들을 찾아냈다. 남성 10명을 무작위로 골라 데려갔다. 저항군과는 무관한 사람들이었다. 군인들은 하룻밤 동안 남성들을 심문했다. 다음날 그들을 마을의 무덤가로 데려가서 총칼로 무참히 죽였다.인딘 마을의
지난 8월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가 교내에 설치된 독립군 영웅 5인 흉상의 철거·이전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독립군 양성소인 신흥무관학교의 설립자 이회영과 광복군 초대 사령관 지청천, 그리고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의 주역 홍범도, 김좌진, 이범석 장군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옮길 계획임을 밝혔다. 이 장관은 특히 홍범도 장군에 대해 공산주의 활동 이력을 지적해 논란을 빚었다.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 밖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상 퇴출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육사에 독립전쟁 영웅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좋은 나라, 나쁜 나라가 딱 갈라져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없습니다. 진실은 넓은 스펙트럼 사이 어딘가에 있고,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그 사이에서 최대한 실체적인 진실에 가깝게 설명하면서 단순화되어 놓치고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지난달 19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학술관에서 ‘세계의 분쟁과 국제전문기자의 세계’를 주제로 강연한 구정은 국제 전문 저널리스트의 말이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초청으로 저널리즘특강에 나선 그는 “분쟁의 정확한 맥락을 파악해 보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2013년.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돌아왔다. 전 세계의 지브리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은퇴 이후 지브리는 ‘추억의 마니’, ‘아야와 마녀’와 같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내놓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가 부재한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는 지브리의 감성을 느낄 수 없었다. 꿈속을 구현해 놓은 것 같은 독특한 세계관 속에 ‘평화주의’ ‘생태주의’를 담아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연출이 곧 지브리의 감성이고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브리
올해로 창간 13주년을 맞은 <단비뉴스>가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단비뉴스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이 운영하는 비영리 독립언론입니다. 성역과 과장 없이 진실한 뉴스에 대한 시민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정파성과 상업성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공익을 위해 취재하고 보도합니다.단비뉴스는 예비 언론인이 만드는 실습 매체이기도 합니다. 2008년 국내에서 유일한 저널리즘 대학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저널리즘을 실천할 매체가 필요하다고 느낀 학생들이 주도하여 2010년 6월 단비뉴스를 창간했습니다. 단비뉴스의 기자와 피디는 올바른 저널리즘을
"오리지널의 명장면들을 화려하게 재현한 뒤 뭍에 오르고부터는 내내 창백하게 늘어진다."- 이동진 평론가"때 낀 수족관 닦는 기분"- 박평식 영화평론가 디즈니가 2023년 야심차게 공개한 실사판 리메이크 영화 인어공주가 논란에 휩싸였다. 1989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는 2023년에 리메이크되며, 원작 인기 물고기 캐릭터들의 성격 설정과 외모 변화, 개연성 부족한 이야기 전개, 한국어 더빙 성우 캐스팅 등 여러 부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가장 큰 논란은 영화의 완성도가 아니라 엉뚱하게 주인공의 피부색을 두고 불거졌다. 실
지난해 6월 24일, 미국에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이 뒤집혔다. <워싱턴포스트>의 정치부 기자인 캐롤라인 키치너(Caroline Kitchener)는 새로운 법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취재했다. 불법적으로 낙태한 여성, 원치 않게 임신한 여성, 낙태약을 공급하는 비밀조직 등 새로운 판결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6편의 내러티브 기사와 1편의 데이터 기사에 담았다. 이 보도는 올해 퓰리처상 국내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 퓰리처심사위원회는 “삶의 복잡한 결과를 포착한 흔들림 없는 보도”라고 평가했다.
작년에 방영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우리의 일상으로부터 해방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품이다. 우리는 타인을 존중하고 응원함으로써 그를 해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