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비뉴스' 교수진 추천 기사

<단비뉴스>는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의제들을 다루어 기성 언론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촉촉이 적신다. 모두 1,542건. 올 한 해 <단비>가 독자에게 말을 건 순간들이다. <단비> 기자들은 제천에서 서울, 제주도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현장을 찾았다. 중식이 밴드와 종자를 개발하는 육종가 강갑수 박사 등 폭넓은 분야의 인터뷰 기사를 실은 <단비>에서는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2016년 <단비>는 ‘국제’ 부문과 ‘TV뉴스’ 부문을 신설했다. 국제면을 통해 쏟아지는 외신 보도에서도 ‘바쁨 증후군’, ‘내재적 편견’, ‘긱 이코노미’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슈를 골라 독자에게 전하고자 했다. TV뉴스면은 기존 방송뉴스 포맷을 수용하되 <단비> 독자적인 틀을 만들어, 친근하고 생동감 있는 뉴스를 만든다. 맞춤형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 글 기사와 함께 카드뉴스나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시도했다. 올해 기사 중에서 <단비> 기사 생산의 최종 책임을 맡은 ‘데스크’ 교수진이 뽑은 기사를 소개한다.

김문환 교수 추천

1. '돌아선 대구 민심, ‘샤이 박근혜’는 없다' 박진영 기자

“꼼꼼한 현장 묘사, 다양한 문장 표현력, 치밀한 인터뷰 구성으로 좋은 르포기사다.”

▲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구시민. ⓒ 박진영

2016년 11월과 12월, 전국 거리와 광장에서 천만 개의 촛불이 넘실댔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함성이 울렸다. <단비>는 박 대통령이 나고 자란 대구를 찾았다. 대구 민심이 변하면 정치인 박근혜의 보루가 무너졌다 말하는 이도 있지 않은가. 대구 출신의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라는 현지 주민의 말을 듣고 놀랐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을 옹호하며 집회 인원에게 언성을 높이는 중년 남성, 집회에 처음 참여하는 중년 여성, 구미에서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 소수자와 배제된 이들이 인정받는 사회를 꿈꾸는 청소년들, 공정한 경쟁사회를 바라는 취업 준비생,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는 회사원 등. 소란스럽지만 민주주의의 질서를 세우는 역사의 한 현장, 11월 26일 대구 촛불집회. 촛불을 들고 집회를 밝힌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기사를 빛낸다.

2. '국정교과서, 제주 4.3사건 단 3줄' 박경배 기자

“논란의 중심에 선 국정 교과서. 그 국정 교과서가 제주 4.3사건을 단 3줄로 요약한 데서 볼 수 있듯이 현대사를 자기들 입맛대로 축소 왜곡시킬 우려를 입증해준 리포트.”

▲ 제주 4.3 유적지 중 하나인 '큰넓궤'를 찾은 박경배 기자. ⓒ 단비TV뉴스 화면 갈무리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역사 사실에 대한 축소와 왜곡을 버젓이 강요하는 일방통행식 추진 방식이 문제가 됐다. 제주 양민이 학살당한 4.3사건도 불통의 칼날을 비껴갈 수 없었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5개월 넘게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과 부역 경찰들의 폭력진압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국정 교과서에서는 단 3줄로 압축했다.

<단비>에서는 직접 제주 4.3사건의 상처를 가진 현장을 찾았다. 사건 당시 주민들이 숨어 지냈던 동굴인 '빌레못'과 '큰넓궤'는 제대로 보존조차 되지 못했다. 4.3평화공원을 찾아 국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짚고, 관계자들의 깊이 있는 목소리를 인터뷰로 더했다.

이봉수 교수 추천

'‘박근혜 게이트’ 연 진짜 주역은 ‘한겨레’' 신혜연 기자

“기성 언론을 압도하는 꼼꼼한 취재와 정밀한 분석. 그래픽까지 물려 자칫 재단비평에 빠질 수 있는 미디어비평에서 객관성을 유지했다. 통념을 뒤집는 결론을 끌어냄으로써 많은 이들이 열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조선일보>에 실린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보도 건수. 하루 평균 3건씩 꾸준히 이어지던 보도는 송희영 주필 낙마 이후 0으로 수렴하기 시작했다. ⓒ 신혜연

“뉴스가 드라마보다 재밌다.” 남녀노소 실시간으로 뉴스를 챙겨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마주한 대한민국 시민들의 반응이다. <한겨레>와 <조선일보>, <JTBC>까지, 기존에 보수와 진보로 극과 극이라는 평가를 듣던 언론사들도 모처럼 한 데 뜻을 모았다. 서로 취재와 보도에 열을 올리며 국정 농단 사태를 함께 그려 나갔다.

<단비>는 저널리즘의 본질과 의미를 기준으로 한국 언론의 ‘국정농단 보도’를 분석했다. 해당 기사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의 폭행 혐의에서 나비효과처럼 번졌다는 사실을 꼼꼼히 짚었다. <조선일보>의 소극적인 선제 보도, <TV조선>이 흘린 실마리를 끝까지 물고 넘어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연 <한겨레>. 숨 가쁘게 흘러간 국정농단 시국을 언론 보도의 흐름을 차분히 따라가며 한 편의 소설처럼 쉽게 풀어 독자들에게 전한다. 해당 기사는 공동 게재하는 <오마이뉴스>에서도 3,000건이 넘는 반응을 유도했고, <한겨레> 기자들이 직접 기사를 SNS로 공유하는 등 큰 파급력을 보였다.

이상요 교수 추천

<4〮13 제천단양 지역 총선기획> 시리즈

1) '4.13 총선 얼마 안 남았지 말입니다' 황두현, 김명진, 임국정 기자

2) '“단양에 물길 뚫고, 5개 도로망 뚫겠다”' 구민수, 박경배, 신혜연 기자

3) '“할 수 있는 만큼만 약속해야죠”' 강민혜, 김범진, 윤연정 기자

4)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지율 2.5%로 시작”' 김명진, 황금빛, 황두현 기자

5) '“내걸었던 공약이나 다 지켰으면 좋겠어요”' 총선특별기획취재팀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모범적으로 운영했고, 5편의 시리즈를 통해 후보별 공약 차이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했다. 당시 처음 카드뉴스 형식도 도입한 점도 훌륭하다.”

▲ <단비뉴스> 총선특별기획취재팀이 선보인 후보 공약 카드뉴스. ⓒ <단비뉴스>

2016년 4월 13일 20대 총선을 앞두고 <단비>가 제천 단양 지역구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했다. 선거 12일 전부터 5건의 기사를 순차적으로 올리며 지역민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효한 정보를 전했다.

5건의 분절된 기사는 독자의 시선을 끌고 지속해서 총선 이슈를 주요 의제로 자리매김하려는 구조를 취한다. 첫 기사는 후보들의 주요 공약들을 분석하는 카드뉴스로 제작했다. 이후 세 편의 기사는 각각 새누리당 권석창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 국민의 당 김대부 후보를 인터뷰했다. 마지막 기사는 <단비> 총선특별기획취재팀이 직접 거리로 나가 지역 시민들이 정치권에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특히 해당 시리즈는 카드뉴스를 도입해 뉴스 전달력을 높이고, 4편의 기사는 글 중간에 총선 후보들과 시민들의 인터뷰를 넣어 기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장해랑 교수 추천

1. <빛 공해> 시리즈

1) '안타레스는 언제나 거기 있었다' 김민지, 박경배, 윤연정 기자

2) '사람도 동물도 잠 못 드는 ‘눈부신 밤’' 강민혜, 박장군, 배지열 기자

3) '‘캄캄한 곳에서 푹 잘 권리’를 허하라' 기민도, 김범진 기자

“기획성, 현장성, 과학적 논거 같은 디테일의 풍부함이 살아 있다.”

▲ 빛 공해 기획 기사는 기사 중간에 관련 영상을 삽입해 독자들의 기사 몰입도를 높였다. ⓒ <단비뉴스> 갈무리

‘빛 공해’를 다룬 세 편의 기획기사. 빛 공해는 인공조명이 너무 밝거나 많아 밤에도 밝은 상태로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6월 이탈리아, 독일 등 6개국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세계 빛 공해 실태’에서는 한국의 국토 중 89.4%가 맨눈으로 밤하늘의 은하수를 볼 수 없는 지역으로, 주요 20개국(G20) 중 두 번째로 빛 공해가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빛 공해의 심각성은 별빛 가려진 하늘에 그치지 않는다. 동식물의 수면을 방해하고, 생태계를 교란한다.

<단비> 빛 공해 시리즈는 직접 전국 곳곳 생생한 현장을 담고, 다양한 인터뷰를 실었다. 구체적인 통계 자료까지 곁들였다. 첫 번째 기사 ‘안타레스는 언제나 거기 있었다’에서는 기사 중간에 반딧불이 천문대 박제훈 담당자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삽입해 기사의 몰입도를 높였다.

2. <미디어오늘 컨퍼런스> 기사

1) '시청자의 관점과 언어로 소통하라' 오소영, 강민혜, 박기완, 박희영 기자

2) '독자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어라' 오소영, 강민혜, 박기완, 박희영 기자

3) '‘좋아요’는 기자를 춤추게 한다' 신혜연 기자

4) '‘젊은 층 위한 쉬운 뉴스’ 만들고 싶었다' 신혜연 기자

“완성도와 완결성은 미비하나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제대로 적시했다.”

▲ 신혜연 기자가 만난 주목할 만한 청년 뉴미디어 매체 운영자들. <크리티커스> 김기수 대표(좌), <뉴스퀘어> 박태훈 창업자(우) ⓒ <단비뉴스>

모바일의 시대다. 현대인들은 손안의 작은 화면을 통해 세상을 본다. 모바일 시대 이전 사람들이 활자를 중심으로 세상과 소통했다면, 지금은 이미지와 영상이다. 감각과 활자가 결합한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 <미디어오늘>이 후원한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를 <단비>가 찾았다. 8월 26일과 27일, 1박 2일 동안 숨 가쁘게 진행된 36개 특강을 6개 키워드로 정리하여 저널리즘의 미래를 짚었다.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했던 김기수 ‘크리티커스’ 대표와 박태훈 ‘뉴스퀘어’ 창업자를 직접 인터뷰했다. 인터뷰 기사는 컨퍼런스 요약 기사에서 다뤘던 ‘저널리즘의 미래’ 담론을 몸소 실험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들어볼 수 있게 했다.

3. ‘녹색정치로 ‘헬조선’ 벗어납시다’ 박희영 기자

[단비인터뷰]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뉴스는 발굴이다, 중요하지만 가려져 있는 현상이나 이슈를 잘 드러냈다.”

▲ 서울 정동 녹색당 사무실 앞의 한 카페에서 <단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 ⓒ 박희영

2016 대한민국 시민은 묻는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로 개헌 논의와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한창이다. 시민이 주인임을 천명하는 한국에서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가 자유로이 토론될 수 있도록 선거 제도를 개혁하자고 외치는 이가 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외친다. <단비>와의 인터뷰에서 하 위원장은 원내 정당이 11개인 네덜란드 사례를 들며 소수 정당도 원내 진출할 수 있는 정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단비>는 지난 6월 하 위원장을 만났다. 해당 기사는 하 위원장이 직접 녹색당의 주요 의제인 ‘기본소득’을 설명하며 시작한다. 그가 정치활동에 뛰어든 계기와 녹색당을 창당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차근히 풀어낸다. 이 외에도 탈핵이나 미세먼지 등 환경 관련 의제와 ‘같이 잘 사는’ 경제 의제, 청년 정치 의제 등 녹색당의 얼굴을 세세하게 그려낸다.


편집 : 박희영 기자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