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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관점과 언어로 소통하라
[미디어오늘 컨퍼런스] 모바일 시대, 저널리즘의 미래 ①
2016년 09월 01일 (목) 22:11:48 오소영 강민혜 박기완 박희영 기자 pangkykr@naver.com

<단비뉴스>는 지난 26~27일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올해 컨퍼런스는 ‘스토리텔링의 진화’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34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스토리텔링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단비뉴스>는 전체 강연 중 저널리즘의 미래를 가늠할 강연들을 엄선해 소개한다. (편집자)

유튜브 구독자 112만 명, 매회 평균 뷰는 십만을 거뜬히 넘나든다. 팬 카페에는 8만 명이 활동 중이다. 수입은 대기업 일반사원의 5~6배나 된다. 기성 방송국이 아니다. 10대들에게 게임방송을 하는 1인 크리에이터 나희선(31) 씨의 이야기다. 나희선씨는 언론사 준비생이었다. 자소서에 유튜브 구독자 1,000명을 만들자는 독특한 한 줄을 남기기 위해 시작했다가 1인 크리에이터들을 모으는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콘텐츠 총 책임자가 됐다.

   
▲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도티TV. ⓒ 도티 TV 유튜브

2007년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가 확산됐다. 모바일 광고 시장도 커졌다. 미국 <Bloomberg>의 2015년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모바일 광고에 쓰는 비용이 전해보다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시대 콘텐츠 소비자 따라잡기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The Videofication of Everything’(영상화가 모든 것이다)라는 말로 모바일시대의 영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액션에서도 영상 중심의 소비패턴이 드러난다. 소비자들은 ‘좋아요’를 누르는 데 가장 많은 액션을 취했고, 두 번째로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두 번째 액션이 소셜 게임이었다.

영상소비에 따른 플랫폼들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모바일 메신저인 스냅챗에서 영상전송비율이 사진전송에 육박하고 있고 트위터에서는 문자 이외에 이미지와 영상이 함께 올라오고 있다. <버즈피드>는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 수가 2014년에 비해 30배가 이상 증가했다.

강정수 대표는 영상 콘텐츠 이용자들에게 접근할 대안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대중을 독자로 이끌어내는 과정인 콘텐츠 퍼넬(funnel)의 세팅이다. ‘퍼넬’이란 깔때기라는 의미로, 액체나 가루를 입구가 큰 용기에서 입구가 작은 구멍 또는 관으로 투입할 때 사용하는 원추형 도구를 말한다.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나 웹에서 기사를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데이터 흔적을 남긴다. 언론은 소비자가 어떤 기사 선호도를 분석해 흥미를 끌 만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두 번째로 콘텐츠 정체성(Identity)을 명확히 한다. 이제 뉴스는 모여진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 흩어져 소비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누가 제작한 콘텐츠라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다. <CNN>은 영상에 워터마크를 포함하여 글씨의 크기와 글씨체 등을 통일시켜 콘텐츠의 정체성을 살렸다. <AJ+>는 노란색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살린 모범 사례다. 제작자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해야 흩어진 공간에서도 충성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

세 번째는 ‘Not one size fit all’(하나의 크기를 모두 적용하지 마라)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모든 플랫폼에 동시에 뿌리면 안 된다. 강정수 대표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플랫폼은 일방적으로 하나의 기사를 뿌리고 있다.”며 “생산자 중심의 아티클 생산방식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가 2016년 미디어오늘 컨퍼런스에서 모바일 환경의 변화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 박기완

강정수 대표는 “이용자들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로그인’ 시킬 것인가 언론사들이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그 전제로 “데이터를 통해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형태를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튜브 스타들은 어떻게 시청자를 사로잡았나

모바일 동영상 시장의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다. 인기 게임 크리에이터 양띵(양지영)과 도티(나현선),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박수혜) 등 최근에는 연예인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유튜브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이현진 수석부장은 성공한 유튜브 콘텐츠의 공통점을 열 가지 키워드로 설명한다.

   
▲ IS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바이스 뉴스. ⓒ 바이스 뉴스 유튜브

첫 번째 키워드는 ‘공유’다. 이 부장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가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영상 뉴스 전문 채널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는 시의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공유한다. IS 테러가 세계적인 이슈일 때는 <바이스 미디어>는 IS 대원들을 취재해 보도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대화’다. 유튜브는 쌍방향성 플랫폼이므로 시청자에게 일대일로 대화하는 느낌을 줘야 한다. 키즈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Carrie And Toys)>에서 캐리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영상을 보고 있을 어린이들과 눈을 맞춘다.

세 번째 키워드는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은 시청자에게 방송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대화와 다르다. 토크쇼 채널 <더영턱스(The Young Turks)>는 트위터에 시청자가 궁금한 점을 질문하도록 한다. 유명인이 나와 랩 배틀을 하는 ‘에픽 랩 배틀(Epic Rap Battle)’은 배틀에 나올 인물부터 누가 승자인지 까지 시청자에게 묻는다. 네 번째는 일관성이다. 시청자가 수많은 유튜브 채널 가운데 특정 채널임을 인지하려면 일관된 폰트, 내레이션 등이 필요하다. <바이스 미디어>는 리포트, 편집 방식, 나레이션만 봐도 시청자가 바이스라는 걸 확인할 수 있도록 일관성을 유지한다. 다섯 번째는 타겟팅이다. 나의 채널을 구독하는 시청자의 성별, 연령대 등을 파악해 그들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여섯 번째 키워드는 지속성이다. 시청자가 특정 채널을 장기적으로 보도록 하려면 처음에 올린 영상과 비슷한 수준의 영상을 계속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일곱 번째는 발견 가능성이다. 유튜브는 두 번째로 큰 검색엔진이다. 아무리 질 높은 콘텐츠라도 시청자들이 검색으로 영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제작자가 콘텐츠를 올릴 때 적절한 키워드를 태그한다면 영상의 발견 가능성이 커진다. 여덟 번째 키워드는 접근성이다. 접근성은 마지막까지 시청자가 집중할 수 있는 영상 만들기로 요약된다. <The Verge>는 신제품을 리뷰하는 채널인데 모든 영상을 90초 안에 만들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아홉 번째 콜라보레이션이다. 미국의 올드미디어 <CNN>은 <버즈피드>와 손을 잡고 영상 뉴스를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CNN>은 자사 데이터를 <버즈피드>에 제공하고 <버즈피드>가 이를 가공해 뉴스를 만들었다. 그 결과 두 언론사의 이미지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이 부장은 마지막 키워드로 ‘영감’을 꼽는다. 그는 “결국 제작자가 분명한 목적과 열정이 있지 않으면 지속성을 가지고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시청자의 관점과 언어로 전달하라

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떠오르면서 유튜브에 이어 최근에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이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에 직접 제작한 영상 뉴스를 전달하는 <닷페이스>는 새롭게 떠오르는 방송 중 하나다. <닷페이스는> 올해 3월 20일 페이지를 개설해 5월부터 영상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페이지 개설 5개월 만에 팔로워 2만여 명, 동영상 누적 조회 수는 975만 건에 달한다. 조 소담 닷페이스 대표는 “지금 보는 미디어를 다 끊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10년 후 자기 정체성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모바일 영상 뉴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불과 5개월밖에 안 된 <닷페이스>가 주목받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조 대표는 기존 언론들의 동영상 문법과는 다른 <닷페이스>만의 원칙을 소개한다. 첫 번째가 ‘말 걸기’다. 조 대표는 “기사끼리 경쟁하는 일반 미디어와 달리, 소셜미디어에서는 시청자가 지인이 올린 음식 사진에 응답할지 <닷페이스>가 내보낸 뉴스에 응답할지 선택해야 한다.” 라며 “이때 뉴스를 선택하게 하려면 더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말 걸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 닷페이스 영상 뉴스. ⓒ 닷페이스 페이스북 페이지

지난 2월 <나우디스(NOW This)>가 ‘한 남성이 터번을 썼다는 이유로 비행기에서 쫓겨났다’는 뉴스를 전했을 때 공유 수는 약 1만5000회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뉴스를 <에이제이 플러스(AJ+)의>에서 ‘당신은 터번을 쓴 이 남자가 무섭나요?’라며 시청자에게 묻는 형식으로 바꿔 내보내자 공유 수는 2만7000회에 가까웠다. <닷페이스>도 시청자들에게 말을 거는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한다. 지난 7월 4일 제작한 ‘비둘기를 닭둘기라 욕하기 전에’라는 영상 뉴스는 원래 15분 길이의 다큐멘터리였다. 기존 영상은 ‘비둘기가 싫다’는 사람들의 인터뷰로 시작하는 데 이를 빼고 ‘너도 비둘기를 싫어해?’라며 직접 묻는 방법을 택해 더 많은 시청자가 영상에 응답하도록 했다.

<닷페이스만>의 두 번째 원칙은 ‘시청자와 같은 언어 쓰기’다. <닷페이스>는 시청자가 <페이스북>에서 쓰는 언어와 놀이 방식을 관찰해 뉴스에 활용한다.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시위를 하는 알바노조의 소식을 전하며 ‘faceswap 챌린지’ 기능을 활용했다. faceswap 챌린지는 사진을 찍는 두 사람의 얼굴을 바꿔주는 기능으로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앱이다. <닷페이스>는 앱을 활용해 1만 원 짜리 지폐의 세종대왕 얼굴과 알바노조 농성자들의 얼굴을 바꿔 영상 뉴스를 만들었다. 조 대표는 “사람들이 노는 방식을 그대로를 가져와서 콘텐츠를 만들어야지, ENG 카메라로 찍으면 안 된다”며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은 모바일로 놀고 찍는 일에 익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가 말한 세 번째 영상 문법은 ‘시청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기’이다. 뉴스를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1인칭 시점으로 스토리텔링을 한다. 마지막 원칙은 ‘눈과 귀의 리듬에 맞추기’다. 시청자의 눈과 귀가 지루하지 않은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3초에 한 번씩 컷을 넘기고 폰트나 얼굴 등 주목해야 할 지점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완성된 영상은 모바일로 다시 확인한다.

페이스북 맞춤형 콘텐츠 고민해야

<닷페이스>가 청년층에게 인기 있는 방송이라면 <도라이브(Do Live)>는 중장년층의 이목을 끄는 방송이다. 도라이브는 페이스북 라이브 동영상을 활용해 IT 관련 소식을 전한다. <도라이브>의 도안구 대표는 지난해 컴퓨터 개발자를 위한 월간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이하 마소)> 편집장으로 일했다. 그는 폐간 위기에 놓인 잡지를 살리고자 노력하던 중 페이스북을 활용하게 됐다. 발간일 직전 잡지에 글을 기고한 필진들을 페이스북 담벼락에 공개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필진을 보고 이번 호는 꼭 사야겠다고 말하는 독자들이 있었다”고 했다.

도 대표는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필진들을 초대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월별로 필진을 모아 온라인 세미나까지 연다면 7~8번의 방송을 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를 실행해 보기 전에 잡지는 지난해 12월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됐다. 하지만 그 경험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 도라이브 도안구 대표가 이랑혁 구루미 대표와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 도라이브 페이스북 페이지

올해부터 도 대표는 월간지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도라이브>를 진행한다. 그는 ‘도라이브 테크’  ‘도라이브 스타트업’, ‘도라이브 저자와의 대화’ ‘도라이브 현장’으로 분류해 콘텐츠를 제작한다. 특히 <도라이브>는 시청자가 참여하는 열린 인터뷰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시간으로 올려지는 라이브 영상에 시청자가 궁금한 점을 댓글로 달면 도 대표가 방송에서 직접 필진에게 물어본다. 페이스북의 쌍방향성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도 대표는 ‘5년 후에는 <페이스북> 담벼락에서 글자가 사라질 것’이라는 니콜라 멘델슨 <페이스북> 부사장의 말을 인용하며 <페이스북> 라이브를 적극 이용할 것을 주문한다. 도 대표는 “모바일과 노트북만 연결하면 누구나 방송할 수 있다”며 “규모가 작은 언론사나 개인에게 기회다”라고 했다. 언론사에는 페이스북의 쌍방향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리나라 언론사는 너무 단순해요. 자기 방법을 그냥 <페이스북>에 가져와요. <페이스북>의 성격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그냥 언론사가 만든 방송을 쏘는 채널로만 <페이스북>을 바라보는 거예요. <페이스북>에는 매일 2000만의 사용자가 있어요. 이 사람들한테 맞는 콘텐츠가 무엇일지 고민해야 해요.”

2부에 계속


편집 : 박진우 기자
[오소영 기자]
단비뉴스 청년팀, 시사현안팀 오소영입니다.
남도 나와 같이, 겉도 속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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