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제천·단양 지역구 총선 기획] ④ 지역에 대한 ‘진정성’ 외치는 김대부 국민의당 후보

지역 4선 송광호 전 의원이 비리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제천·단양의 호랑이’가 사라졌다. 빈자리에 예비후보 12인이 출마해 경쟁이 과열되자, 충청북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곳을 특별단속지역으로 지정했다. 진통 끝에 여야 3당이 후보를 공천한 뒤 본격 레이스가 시작됐다. 새누리당 권석창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 국민의당 김대부 후보는 민심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단비뉴스>는 총선 후보들의 공약 분석, 후보별 심층 탐구, 지역민의 바람을 5회의 시리즈로 보도한다. (편집자)

제천·단양 20대 총선 후보 공약 분석
새누리당 권석창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
④ 국민의당 김대부 후보
⑤ 지역민의 바람

3번째 도전이다. 제천·단양지역 국민의당 후보로 나온 김대부(54) 후보는 14, 15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처음 출마했을 때 그의 나이는 서른이었다. 젊고 깨끗한 정치인를 꿈꾸며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단양 군수에도 출마했지만 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세상 공부’를 했다는 김 후보는 재작년 귀국 해 지역 어르신들께 꾸준히 눈도장을 찍어왔다. 자신의 정치목표를 ‘깨끗한 정치, 국민에게 인정받는 정치’라 밝힌 그는, 이를 우리 세대에 꼭 이루겠다고 했다.

▲ 제천터미널 앞에 위치한 김대부 후보 선거 사무실. 31일, 이곳에서 김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 황두현

김 후보의 이력은 독특하다.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새누리당 예비 후보였다. 새누리당 당적을 10여년 가지고 있던 그였다. 올 3월 갑작스레 당적을 바꿨다. 그는 “지고 이기는 것을 떠나서 본선에서 우리 전 지역의 유권자 분들에게 평가를 꼭 받고 싶었다”며 당적 변경 이유를 밝혔다. 현행 새누리당 경선 룰에 따르면, 경선에 참여했다가 후보로 지명 받지 못하면 총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김 후보가 고민했던 이유다.

▲ 김대부 후보가 당적 변경 이유에 대해 답하고 있다. ⓒ 임국정

공무원, 운동권 출신 후보? 그들은 “지역을 모르는 인재”

김 후보는 “연고에 관한한 자신 있다”고 말한다. 제천 청풍면 태생이지만 단양 매포읍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외곽 쪽인 읍면동 지역이나 단양 지역 등에 연고권을 가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지역 주민들이 가장 진정한 정치인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소통을 잘하고 일 잘 할 것 같다는 진정성만 보인다면 이길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나머지 두 후보에 대해 “지역을 모르는 인재다”라고 일갈했다. “한 사람은 평생 중앙부처 공무원만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소위 말하는 운동권 출신”이라며 “두 후보 모두 지역에서 검증받은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 노령연금 100% 인상은 더불어 민주당의 50% 인상률 보다 높다. ⓒ 김대부 후보 공약집

OECD 노인 빈곤율 1위, 노령연금 100% 인상해야

“어르신들의 노력의 대가로 우리나라가 많은 발전을 했는데 100세 시대 맞이해 그분들의 삶을 좀 더 편안하게 보장해 드리는 게 도리가 아닌가 합니다. 단계적으로 노령연금을 인상해 지금의 2배인 40만원까지는 지급해야 합니다.”

제천·단양은 고령화율 20%를 넘는 초고령 지역이다. 청풍면에서 자란 김 후보는 누구보다 노인들의 사정을 잘 안다고 했다. 연금 인상에 더해 의료시설이 열악한 단양에 노인들을 위한 응급시설 및 의료 헬기를 갖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읍면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청년을 위한 공약도 빼놓지 않았다. 지역 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은데 비해 일자리가 없는 게 지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내 놓은 답은 청년들의 해외 진출 지원이다. 취업준비기간에 국가가 청년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현행 어학연수 등을 해외 취업과 창업으로 연계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년지원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신문배달부터 시작해 SFK뉴스를 창간했고, 북가주 기자협회장까지 올랐다”며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 제천 중심가에 위치한 중앙시장. 시설을 현대화했지만 방문객들이 많지 않아 한산하다. ⓒ 황금빛

제천·단양 지역이 낙후한 것은 지역경기 침체 때문이다. 단양군에서는 30년 간 6만여 명의 인구가 감소하며 핵심 상권이 붕괴했다. 제천에도 중앙시장, 내토시장이라는 명물장이 있지만 유동인구는 많지 않다. 김 후보 사무실 인근에서 만난 김경석(21)씨는 “시장 위치가 좋은데, 이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역 경제에 관한 공약으로 ▲재래시장 특별지원법 ▲약초, 한방연구소 설립 ▲관광특구 지정을 내걸었다.

▲ 31일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김 후보가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 김명진

전쟁은 시작됐다

김 후보가 소속된 국민의당은 충북은 물론이고 이곳 제천·단양 지역의 지지기반이 약하다. 이근규 제천시장과 류한우 단양군수는 각각 더민주와 새누리당 소속이다. 지방의회 의원들도 거대 양당에 몸담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자신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이들과 협조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여야 가릴 것 없이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길 의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무엇보다 김 후보는 정치계와 언론계를 두루 거친  자신이 출마한 후보 셋 중 소통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날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전쟁은 시작됐다”고 운을 띄웠다. 초반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지적하자 그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8명 시작할 때 2.5%였는데 대통령이 됐다. ‘이회창 대세론’이 4년 6개월간 압도적이었지만 노무현 대통령한테 역전패했다”며 답을 대신했다. 그는 “남은 선거유세기간 2주간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초반 열세에도 선거 당일엔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김대부 후보가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 임국정


편집 :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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