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 시장은 화주(화물의 주인)와 운수사업자(운수사), 그리고 화물차주(화물차의 주인)로 구성된다. 화주가 운수사에 화물 위탁을 맡기면, 운수사가 개인 화물차주에게 운송을 맡기는 식이다. 예를 들어 철강 회사 같은 화주가 인천에서 포항까지 철강을 실어달라고 저가 입찰을 붙이면, 최저가에서 살짝 높은 정도의 운임을 제시한 운수사가 계약을 따낸다. 대형 운수사는 다시 소형 운수사에 하청을 주고, 소형 운수사는 다시 화물차주에게 물량을 준다. 하청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화물차주는 낮은 임금을 받는 구조다.‘안전운임제’는 화주가 화물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넘었습니다.우크라이나 영토의 22%가 러시아에 점령됐고, 수많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하지만 전쟁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인 지난 8월 24일, 민간인이 살고 있는 동부 지역에 로켓 폭격을 가했습니다.우크라이나는 남부 헤르손주의 탈환 작전을 실시하면서 8년 전 러시아에게 빼앗긴 크름반도를 되찾겠다고 공언했죠.그런데 우리가 매일 이렇게 접하는 전쟁 소식은 현재 상황을 전달해줄 뿐,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어떻게 폭격이 이뤄진 도시에서 살
과학의 바탕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상관성이 있다고 해도 명백한 원인과 결과를 밝혀내기 쉽지 않다. 지난해 4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의 원인을 규명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는 백신이 아닌 다른 요인이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어 백신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임상시험 참가자가 적어 충분한 실험값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신 부작용 사례가 전 세계에서 보고됐지만,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의 배경에 ‘과학적 불확실성’이 있는 것이다.
패시브하우스는 ‘단열공법으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1988년 스웨덴 룬드대학의 보 아담슨(Bo Adamson) 교수와 독일 주거환경연구원 볼프강 페이스트(Wolfgang Feist) 박사가 만든 개념입니다. 이들은 실제 패시브하우스를 짓기도 했습니다. 1990년 독일 다름슈타트(Darmstadt) 시에 지은 바닥면적 156제곱미터(m²)의 3층짜리 주택입니다. 세계 최초로 지어진 이 패시브하우스에는 4가구가 입주했습니다. 이 건물은 헤센주의 지원을 받아 지어졌는데, 특수한 단열 설비 때문에 다른 건물
지난 2년 6개월 동안, 언론에는 적지 않은 방역 전문가들이 등장했다. 이들 덕분에 언론은 코로나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특정한 의도에 걸맞은 취재원을 선택하여 공포를 부추기는 보도를 내놓았다. 전문가의 언어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정돈하지 못한 채 혼란만 남기는 보도도 적지 않았다. 그 틈을 비집고, 과학적 사실에 대한 정치적 해석과 비난이 기승을 부렸다.
언론고시생에게 신문은 모든 공부의 출발점입니다. 상식 시험부터 논술, 작문, 기사 아이템까지. 신문을 읽지 않으면 언론사 입사 시험을 통과하기 힘들고, 기자가 되고 나서도 살아남기 쉽지 않습니다.이렇다 보니 사람들마다 신문을 읽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1면에 나온 기사를 언론사별로 정리하기도, 누군가는 기사 하나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읽기도 합니다. 짧은 콘텐츠가 익숙해진 지금, 매일 종이에 써진 긴 글을 읽는 언시생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들도 정말 재밌게 신문을 읽고 있는 걸까요? 신문 읽는 꿀팁과 솔직한 속내를 시원
지난 2010년 이명박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풍력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육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태양광 패널은 ‘역전류 방지 기능 전자판’인 다이오드로 구성됩니다. 반도체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본 겁니다. 또한 풍력은 날개, 감속기, 발전기, 타워 등 주요 부품이 조선·해양 기자재와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이런 점을 활용하면 태양광과 풍력을 각각 제2의 반도체산업, 제2의 조선업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세계 3대 해상풍력 강국’ 목표 세웠지
지난달 4일 경상북도 울진군 두천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산은 바짝 메말라 있었다. 이번 봄에 앞선 지난해 말과 올해 초는 1973년 이래 강수량이 가장 적은 겨울이었다. 불은 산을 따라 삽시간에 번졌다. 산불은 경북 북부를 거쳐 강원도 삼척으로 번지며 동해안 일대를 불태웠다. 산림 2만523헥타아르(ha)가 불탔다.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ha)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피해 면적이었다. 주택 322동과 농기계 1천899대도 불탔다. 산 아래 살던 사람들은 집을 잃어, 이재민 328세대가 발생했다. 정부가 집계한 피
유럽의 남서쪽, 북대서양과 지중해 사이에 자리한 스페인은 1년에 300일 이상 쨍쨍한 햇볕이 내리쬐는 곳입니다. 연평균 기온은 20도(℃), 여름에는 40도를 훌쩍 넘기는 지역도 있습니다. 건조해서 목초가 잘 자라지 않는 고원지대가 드넓게 펼쳐져 있고 바람도 많이 불어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불립니다. 하지만 그 이름이 단순히 이런 기후조건 때문에 생긴 것만은 아닙니다.낮에 남아도는 햇볕에너지를 용융염에 저장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는 ‘집시들의 춤과 노래’에 뿌리를 둔 플라멩코의 발상지입니다. 이곳에는 일찌감치 태양에너지 투자에 나
굿바이, 편집장/고경태/한겨레출판/2만원 “편집자에서 동그라미 하나 그리면 편집장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편집장을 이렇게 정의한다. ‘편집하는 사람들의 우두머리로서 편집 업무 전체를 관할하는 사람.’ 동그라미 하나의 차이는 무섭다. 편집장은 우두머리다. 취재에서 사진까지 최종결정권을 쥔 두목이라는 뜻이다. 끝없이 결정하고 승인한다.” (<굿바이, 편집장>, 17쪽)먼지 가득한 종이 냄새를 맡으며 신문을 만들어 본 적 있다. 대학생 때였다. 학보사에 들어가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썼다. 재미를 느낄 때
독일 서남쪽에는 ‘검은 숲’이라는 뜻의 ‘슈바르츠발트’ 삼림지대가 있습니다. 이 삼림지대 근처에 인구 22만 명의 유서 깊은 도시, 프라이부르크가 있습니다. 마르틴 하이데거, 막스 베버 등 저명한 학자들을 배출한 프라이부르크대학교가 있는 곳입니다. 여러 대학이 둥지를 틀고 있어 7명 중 1명이 대학생인 교육도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유럽의 환경수도’ ‘태양의 도시’로 더 유명합니다. 환경보호를 최우선 가치 중 하나로 여기는 시민의식과 일관성 있는 자치행정이 오늘날 프라이부르크를 독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연간 3
“기후변화는 경제, 일자리, 범죄, 전쟁이 들어차 있는 걱정의 웅덩이 가장자리에 놓아둘 수 있는 사치스러운 걱정거리가 됐습니다.”지구온난화가 심각한데도 대중의 경각심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국의 비영리단체 ‘기후지원정보네트워크’의 공동창립자인 조지 마셜은 저서 <기후변화의 심리학>에서 그 이유로 ‘지나친 환경담론화’를 꼽았습니다. 기후변화 논의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인간 행위를 저지해야 하는’ 환경 논란으로 비치다 보니, 경제·일자리·범죄·전쟁 등 좀 더 긴급해 보이는 사안에 밀려나 버린다는 겁니다.기후변화 재난으로 매년
한국에서 대학은 교육기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입학시험 결과가 높은 대학을 다닐수록 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19년 한국리서치 센터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 이상이 대학 졸업장이 '취직' '사회에서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특히 의대 졸업장은 성공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다. 사회적 인정과 명예는 물론 많은 자본을 얻어 상류층에 속할 수 있다. 2019년 초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은 부모들이 자녀를 의대에 보내기 위해
“대기업 이윤 아니고, 정의로운 전환 보장하라.”“탄소성장법 폐기하고, 기후정의법 제정하라.”“기후대응 발목 잡는 관료·기업 정신 차려라.”영국 글래스고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환경운동가들이 ‘강력한 실천’을 각국 대표단에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등 국내에서도 동조 집회가 열렸다. 청소년, 환경, 인권, 노동 등 다양한 시민단체로 구성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인천, 청주, 창원, 부산 등 전국에서 ‘기후위기 세계공동행동’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집회와 행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사회 전체가 총체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기, 미술관들은 ‘지속 가능한 전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미술관들은 ‘자본집약적 전시’로 행사 한 번 마다 석고벽, 현수막 등 5톤(t) 트럭 4대 가량의 폐기물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배출 최소화)’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해상운송, 전시물품 재활용, 홍보물 디지털화 등을 시도하는 미술관이 등장했다. 해외 작품 운송 대신 실시간 중계부산시 사하구 하단동 부산 현대미술관은 지난 5월 4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지속 가능한 미술관:
“작년 여름 긴 장마와 태풍, 산사태, 홍수 등 기후재난은 모든 곳을 쓸고 지나갔습니다. 제가 살던 울산에도 태풍이 찾아왔습니다. 태풍은 온 동네의 창문을 다 깨버렸고, 전봇대를 무너뜨렸고, 신호등은 꺾이게 했고, 정전을 하루 종일 일어나게 만들었으며, 차들을 파손시켰고, 심지어는 원전의 가동을 멈추게 했습니다. 저는 그날 태풍 하나로 우리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제가 살아가는 곳은 전혀 안전하지가 않았습니다. 기후위기 속에서 무너질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 보였습니다. 저는 돈도 없고. 사회적 권력
초등학교 시절, 나비가 되고 싶은 애벌레들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애벌레들 사이에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나비가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났다. 구름에 가려 꼭대기 끝이 보이지 않고, 정말 나비가 될 수 있는지도 불확실했지만, 애벌레들은 그저 열심히 기어 올라갔다. 마침내 정상에 도착한 애벌레는 이렇게 외쳤다. “야! 이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정상을 향한 행렬은 멈추지 않았다. ‘더 빨리, 더 높이.’ 애벌레들은 구호를 외치며 더 많은 친구와 이웃의 머리를 짓밟았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먼저 올라온 것에 대한 보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