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정부는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마약청정국 복귀’를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30대 이하가 전체 마약사범의 절반 이상이라며 청년층 마약 문제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그렇다면, 마약에 노출된 10~20대는 실제로 얼마나 늘었을까? 검찰·경찰의 자료를 참고해 최근 5년 동안의 증감을 보도한 단편적 기사는 있었지만, 20년 이상에 걸친 장기 변동을 분석한 보도는 아직 없었다.<단비뉴스>가 지난 20여 년에 걸친 마약류 범죄 통계를 모아 10~20대를 중심으로 종합 분석했다. 대검찰청이 2001
1997년 8월 31일 영국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의 사망 직후, 스티브 코즈는 미국 CNN의 뉴스 토크쇼에 출연했다. 코즈는 미국의 대표적 타블로이드 신문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선임 편집자였다. 진행자가 코즈에게 물었다. 당신들 같은 타블로이드 때문에 파파라치가 설치고, 그런 파파라치에게 쫓기다 다이애나가 죽은 게 아닌가요.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다이애나는 새 연인과 함께 프랑스 파리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쫓아오는 파파라치를 피하려던 운전사가 교통사고를 냈고, 다이애나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 책임을
“2024년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초로 기후정치가 시작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4.10 총선은 이제까지의 총선과는 사뭇 달라야만 한다. 출마자들의 공약도,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도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져야 한다.”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1층 카페에서 ‘기후정치 원년 시민선언 선포식 및 집담회’가 열렸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는 선언문 낭독을 통해 4월 10일 총선에 이어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를 ‘인류가 기후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가 결정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안
지난해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과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익살스러운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사진이 화제가 되자, 다음날 <국민일보>와 <조선일보> 등 여러 매체가 사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누가 찍었는지도 모르는 이 사진을 언론 대부분은 아예 출처 없이 인용하거나, ‘소셜미디어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등 애매한 출처 표기를 했다.언론은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을 갈무리해 관행적으로 보도에 사용한다. 일종의 습관적인 ‘인용 보도’인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➀ 서문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② 1장: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③ 2장: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 기업인의 덕목은 최대 이윤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언론인은 어떨까?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3장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저널리즘의 가치를 설명한다. 언론인의 덕목은 이윤 확보가 아니다. 언론인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최우선이 되어야 할 원칙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시민에 대한 충성이다.이윤보다 시민을 위하는 일이 중요하다니,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야기 같다. 언론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에서는 지역구 의원 253명에 비례대표 의원 47명을 더한 총 300명의 국회의원이 금배지를 달게 됩니다.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된 선거구 획정안대로라면, 충북에 주어지는 의석수는 지난 21대 총선과 동일한 8석입니다. 8석의 자리를 두고 벌써부터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언론도 매일 같이 총선 관련 보도를 쏟아냅니다. 현역 국회의원들과 예비 후보자들의 말과 행보가 모두 뉴스가 됩니다.하지만 선거의 정작 표를 갖고 있는
※이 글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미 해군 소속 특수부대인 네이비실(Navy SEAL)이 수행한 작전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넵튠 스피어 작전(Operation Neptune Spear)일 것이다. 이는 2011년 5월 1일에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알카에다의 지도자이자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작전이다. 미 특수전사령부는 임무의 중요성이나 지출 예산 등을 기준으로 특수부대의 등급을 1급부터 3급까지로 나누며, 네이비실은 육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와 함께 2급에 속한다. 실의 훈
2022년 3월 26일 오후 2시 서울시 노원구 상계3·4동 수락산 자락 별빛마을에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초등학생을 동반한 50대 부부와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자들은 초록색, 자주색 등의 조끼를 입고 3.6킬로그램(kg)짜리 연탄 대여섯 장씩을 지게에 진 채 언덕길을 올랐습니다. 이들은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 곳곳에 녹이 슬고 벽에는 낡은 판자가 덧대어 있는 집들을 돌며 연탄을 배달했습니다. 1965년 서울 청계천 철거민들이 산림청에서 가구당 10여 평 임야를 대여받
“귀농, 귀촌한 이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 가운데 하나가 악취라고 합니다.”지난해 3월 어느 날, <한국일보> 미래기술탐사부의 아이템 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한테 들은 이야기’라며 어느 기자가 말을 꺼냈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원주민과 도심지를 떠나 농촌으로 온 외지인 사이에서 냄새가 분쟁의 불씨가 된다는 이야기였다. 2018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축사 악취 민원이 빈발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해결하지 못해 주민 간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한 적도 있었다.한국일보가 보도한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스무디 10화는 지난달 23일 충청북도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열린 시사현안세미나 방학 특강 내용을 담았습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은 '초고령사회의 국민연금'을 주제로 특강을 열었습니다. 작년 3월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2055년이면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습니다. 제정임 원장은 'MZ세대는 국민연금 못 받나?'라는 식의 감성을 자극하는 보도는 냉정하고 차분한 사회적 논의를 해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제정임 원장은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모수 조정과 구조개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구립 노인정 편백경로당은 얼핏 평범한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에너지를 100% 스스로 만들어 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입니다.2021년 1월 ‘그린 리모델링’(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건축물 가치를 키우는 사업)을 마친 이 건물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로에너지 건축 1등급 인증을 받았습니다. 또 2021년 9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선정한 그린 리모델링 우수 사례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건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쓰는 집’이 될 수 있었을까요.‘
2024년은 ‘슈퍼선거의 해’라고 불릴 만큼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선거가 치러집니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76개국에서 선거를 치른다고 보도했습니다.인구로 따지면 전 세계 80억 명 중 절반이 넘는 42억 명이 투표를 하는 셈입니다. 역대 최대 인원입니다.이러한 현상 때문에 정치를 뜻하는 ‘Politics’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의 합성어인 ‘폴리코노미’(Policonomy)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세차게 내리는 시사용어 소나기, 이번에는 ‘폴리코노미’에 대해 알아봅니다.(제작: 안소현 기자)
저널리즘에 과학이 더해지면 새로운 취재의 길이 열린다. 과학적 저널리즘은 세상의 이슈를 과학의 방법으로 분석해 보도한다. 다만, 아무리 유능한 기자여도 과학적 전문성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열쇠는 과학자와 협업이다.미국의 비영리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2023년 보도한 ‘발병의 근원’(Roots of an Outbreak)은 과학자와 협업하여 과학적 저널리즘을 성취한 좋은 예다. 기자들은 역학 모델과 머신 러닝과 같은 과학적 취재법을 사용해, 삼림 벌채 탓에 아프리카의 전염병 발생 가능
산업폐기물 매립장은 지역 제한 없이 전국의 폐기물을 들여올 수 있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다. 폐기물 전문처리업체뿐 아니라 SK그룹 등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도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성 좋은 폐기물 매립장이 왜 매립이 끝나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는 일이 벌어질까? 평소에는 매립장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취재진은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은 산업폐기물 매립장 운영업체가 법정 기준을 위반했는지, 그리고 기준 위반으로 개선명령을 받은 업체들 가운데 이를 이행한 업체는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또 이들이 매립을 통해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얻었는지도 살펴봤다.
The Israel-Hamas war in the Gaza Strip began on October 7th of last year, when the Palestinian political-military organization Hamas carried out a military operation against Israel. According to Al Jazeera, the largest news network in the Arab world, as of December 30th, the number of Palestinian de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결혼을 이성 간의 결합으로 한정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동성혼이 합법인 주에서 결혼한 부부는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권리 요구가 가능해졌고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18번째로 동성혼을 완전히 승인한 국가가 되었다. 여러 언론은 ‘Love Has Won(사랑이 승소했다)’이라는 제목으로 소식을 알렸고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LoveWon’,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대법원의 결정에 대한 환영을 표현했다. 해시태그 운동에는 오바마 전 대통
좋은 기사를 평가하는 독자의 기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다양성’ 또는 ‘다성성’의 가치를 새로 알게 됐다. 독자는 한 사람만 취재한 기사를 싫어했다. 하나의 출처에 기대어 ‘엄청난 일을 독점 보도한다’는 식의 기사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찬반양론을 소개하는 것도 부족하다고 여겼다. 형식적 균형이나 기계적 중립은 성에 차지 않는다는 투였다.대신,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 기사를 좋아했다. 여러 곳, 여러 문서, 여러 자료를 담은 기사도 좋아했다. 그러니, 지난 글에 이어 독자의 잣대를 종합하면 이렇다. 독자는 정보 원천을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