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리포트] 10·20대 마약 통계 종합 분석

지난해 11월 정부는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마약청정국 복귀’를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30대 이하가 전체 마약사범의 절반 이상이라며 청년층 마약 문제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그렇다면, 마약에 노출된 10~20대는 실제로 얼마나 늘었을까? 검찰·경찰의 자료를 참고해 최근 5년 동안의 증감을 보도한 단편적 기사는 있었지만, 20년 이상에 걸친 장기 변동을 분석한 보도는 아직 없었다.

<단비뉴스>가 지난 20여 년에 걸친 마약류 범죄 통계를 모아 10~20대를 중심으로 종합 분석했다. 대검찰청이 2001년부터 매년 발간해온 '마약류 범죄백서'를 토대로 마약류 사범 연령별 통계를 작성했다. 2023년 마약류 범죄백서는 아직 발간되지 않아, 지난해 통계는 대검찰청이 매월 발표하는 '마약류 범죄 월간 동향' 자료를 토대로 작성했다. 검찰이 제공하는 자료에는 성별과 연령을 함께 분류하지 않아, 연령과 성별이 함께 고려된 데이터는 경찰청이 범죄통계원표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경찰청범죄통계'를 참고했다. 경찰청범죄통계는 경찰의 자료만을 토대로 작성되기 때문에, 검찰과 경찰의 자료를 종합해 발간되는 마약류 범죄백서와 일부 차이가 있다. (편집자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는 무엇이 다른가?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마약류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크게 구분된다. 그래픽 김정현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마약류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크게 구분된다. 그래픽 김정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에서는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등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한다.

우선, 마약에는 양귀비, 아편, 코카(잎)와 같은 ‘천연 마약’, 천연 마약 성분을 추출해 만든 모르핀 등 ‘추출 알카로이드’, 그리고 여러 물질을 혼합한 ‘합성마약’이 있다.

향정신성의약품(향정)은 이러한 마약과 구분된다. 엘에스디(LSD),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졸피뎀, 프로포폴 등 각성 또는 진통의 의료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의존성과 중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물질이 향정이다.

마지막으로 대마는 대마의 말린 잎이나 꽃, 대마 수지를 가공한 경우 등으로 다시 구분된다. 대표적인 대마 가공품인 해시시(Hashish)는 대마 진액을 굳혀 만드는데, 환각 성분 함량이 대마보다 10~20배 높다.

이러한 세 종류를 합하여 ‘마약류’라고 부른다. 2000년 이전에는 마약법,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대마법이 따로 구분되어 있었다. 제정 시기를 보면, 마약류의 변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1957년 아편 등을 관리하는 먀약법이 만들어졌고, 1976년 대마초 등을 관리하는 대마법이 만들어졌으며, 1979년엔 중독성 의약품을 관리하는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이 제정됐다.

이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00년 ‘마약류관리법’이 새로 만들어졌다. 현행 마약류법이 규제 대상으로 삼는 물질의 종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처음 법이 제정된 2000년엔 118종의 향정의약품을 규제했지만, 2024년 현재 그 수는 320종으로 늘었다.

마약류 범죄 10년 전보다 2.8배 늘었다

지난 23년 동안 검거된 마약류 사범의 변화를 보면, 2015년을 기점으로 본격 증가했고, 특히 2020년대 들어 폭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약류 사범의 수가 2만 명을 넘었는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2.8배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 김정현
지난 23년 동안 검거된 마약류 사범의 변화를 보면, 2015년을 기점으로 본격 증가했고, 특히 2020년대 들어 폭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약류 사범의 수가 2만 명을 넘었는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2.8배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 김정현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관련 범죄를 저질러 검찰에 입건된 마약류 사범의 숫자는 '마약류 범죄백서'가 처음 작성된 2000년만 해도 1만 304명이었다. 2014년까지 증감을 반복하며 7천 명에서 1만 명의 규모를 오갔지만,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검찰에 입건된 마약류 사범의 수는 2만 7611명으로 집계 이후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었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약 2.8배 증가했다.

10대는 50배, 20대는 5배 늘어

10대와 20대 마약류 사범 수를 나타낸 그래프. 2000년 10대 사범은 30명이었으나 2014년 처음으로 100명을 넘었고, 지난해는 1477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었다. 20대 사범은 2000년에는 1658명이었으나 지난해 8368명을 기록했다. 2000년과 비교해 10대 사범은 50배 가까이 늘었고, 20대 사범은 5배 이상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10대와 20대 마약류 사범 수를 나타낸 그래프. 2000년 10대 사범은 30명이었으나 2014년 처음으로 100명을 넘었고, 지난해는 1477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었다. 20대 사범은 2000년에는 1658명이었으나 지난해 8368명을 기록했다. 2000년과 비교해 10대 사범은 50배 가까이 늘었고, 20대 사범은 5배 이상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모든 연령에서 마약류 사범 수가 증가했지만, 특히 10대와 20대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검찰에 입건된 마약류 사범 중 10대는 2000년 3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477명으로 50배 가까이 늘었다. 20대 마약류 사범은 2000년 1658명에서 지난해 8368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20대 마약류 사범의 증가 폭이 가장 높다.

마약류 사범 중 10대와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의 변화를 보면, 10대는 2000년 0.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4%로 늘었다.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6.1%에서 지난해 30.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마약류 사범 중 10대와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의 변화를 보면, 10대는 2000년 0.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4%로 늘었다.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6.1%에서 지난해 30.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0대와 2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많이 늘었다. 마약류 범죄백서가 처음 발간된 2000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0.3%였으나 지난해 5.4%로 늘었다. 10대 사범이 차지하는 비중이 18배 증가한 것이다.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16.1%에서 지난해 30.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연령대마다 사용하는 마약류의 종류에는 차이가 있다. 마약류 중 양귀비, 코카인 등과 같은 ‘마약’ 사범 가운데 60대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반면, 양귀비, 코카인 등을 사용해 검거된 10~20대는 2021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는 300명을 넘은 적이 없다. ‘마약’을 사용하는 10~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매우 낮다.

10대와 20대 마약류 사범의 대부분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한 경우다. 향정신성의약품에는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등이 포함된다.

전통적 ‘마약’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청년들

전체 마약류 가운데 양귀비 등 ‘마약’을 사용하여 입건된 10~20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지난해 ‘마약’을 이용해 입건된 10대는 10명에 불과했고, 20대는 184명이었다. 그래픽 김정현
전체 마약류 가운데 양귀비 등 ‘마약’을 사용하여 입건된 10~20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지난해 ‘마약’을 이용해 입건된 10대는 10명에 불과했고, 20대는 184명이었다. 그래픽 김정현

양귀비, 아편, 코카인, 헤로인 등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질러 입건된 사람 중 10대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5명을 넘지 않았다. 2020년 39명, 2021년 196명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급감하여 10명에 불과했다. 20대 ‘마약’ 사범은 2000년 14명, 2014년 87명이 입건되었고, 2020년 116명이 입건되며 처음으로 100명대를 넘었다. 2022년에 231명이 입건되며 처음으로 200명대를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약간 줄어 184명이 입건되었다.

전체 ‘마약’ 사범 가운데 10대와 20대의 비중도 낮은 편이다. 2021년 ‘마약’ 사범 가운데 10대의 비율은 11.2%였지만, 지난해에는 0.3%로 떨어졌다. 20대의 경우, 2021년 8.6%였고, 지난해에는 4.6%였다. 이에 비해, 지난해 입건된 ‘마약’ 사범 가운데 60대 이상의 비율은 74.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20대 대마 사범 4배 늘었다

대마초 등 ‘대마’를 이용해 입건된 20대가 2020년 이후 급증했다. 이에 비해 10대 ‘대마’ 사범의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래픽 김정현
대마초 등 ‘대마’를 이용해 입건된 20대가 2020년 이후 급증했다. 이에 비해 10대 ‘대마’ 사범의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래픽 김정현

전체 마약류 가운데 ‘대마’ 관련 범죄로 입건된 10대의 증가는 비교적 미미하다. 2000년 10대 ‘대마’ 사범은 12명이었고, 지난해에는 84명이었다. 반면, 20대 ‘대마’ 사범은 많이 늘었다. 2000년 403명이었으나, 2019년 1167명으로 처음 1천 명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678명이었다.

20대의 ‘대마’ 관련 범죄가 많이 증가한 원인은 여행이나 유학을 통해 해외에서 대마를 접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마가 합법화된 국가가 많은데, 이들 국가에선 대마초 등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출국이 자유롭지 않은 10대들은 상대적으로 대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다.

전체 대마 사범 중 10~20대 사범의 비율도 사범 수 증감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10대 대마 사범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0.5%에서 지난해 2%였다. 이에 비해 20대 사범의 비율은 2000년 17.6%에서 2017년 34.2%로 올라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1.1%를 차지했다.

젊은 층이 사용하는 마약 대부분은 향정신성의약품

향정신성의약품 사범 수는 2000년 7066명에서 지난해 1만 9556명으로 약 2.76배 증가했다. 그래픽 김정현
향정신성의약품 사범 수는 2000년 7066명에서 지난해 1만 9556명으로 약 2.76배 증가했다. 그래픽 김정현

전체 마약류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향정신성의약품이다. 마약류 사범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한 것도 ‘향정’ 사범이다. 향정신성의약품에는 필로폰, 엑스터시, 케터민, 프로포폴, 졸피뎀 등이 포함된다. 2000년 향정 관련 범죄로 입건된 이는 7066명이었는데, 지난해 1만 9556명으로 약 2.76배 늘었다. 2000년과 비교해 전체 마약류 사범 수가 1만 7307명 증가하는 동안, 향정 사범은 1만 2490명 늘었다. 지난 23년 동안 증가한 전체 마약류 사범 가운데 72.1%를 향정 사범이 차지한 것이다.

2015년 이후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범죄로 입건된 청년들이 급증했다. 2000년과 비교해 10대는 약 76배 늘었고, 20대는 약 5.24배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2015년 이후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범죄로 입건된 청년들이 급증했다. 2000년과 비교해 10대는 약 76배 늘었고, 20대는 약 5.24배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범죄로 입건된 사람 중 10대는 지난해 1383명이었다. 2000년에는 18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 105명을 기록하며 처음 100명대를 넘었다. 2022년에는 332명을 기록했고, 지난해에 1383명이 입건되며 처음으로 1천 명대를 넘었다. 2000년과 비교하면 약 76배 늘었다.

20대 향정신성의약품 사범도 급증했다. 20대 향정 사범은 2000년 1241명이었으나, 2019년 2255명, 2022년 3945명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6506명이 입건되며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00년과 비교해 약 5.24배 증가한 것이다.

2000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1만 2490명 늘었는데, 그중 20대가 6506명으로 52%를 차지했다. 1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11%에 이른다. 늘어난 향정 사범 중 10~20대가 절반을 훌쩍 넘는 6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각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마약류 사범은 모두 8368명이었는데, 그중 향정 사범이 6506명으로 77.7%에 이른다. 10대 마약류 사범 1477명 가운데서도 향정 사범이 1383명으로 93.6%에 이른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이 사용하는 마약류의 절대다수가 향정신성의약품이다.

남자 8배, 여자 6배 늘었다

10대와 20대를 합친 남성 마약류 사범 수는 2012년 꾸준히 늘어 366명에서 2022년 2952명으로 증가했다. 여성 마약류 사범 수는 2012년 235명에서 2022년 1466명까지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10대와 20대를 합친 남성 마약류 사범 수는 2012년 꾸준히 늘어 366명에서 2022년 2952명으로 증가했다. 여성 마약류 사범 수는 2012년 235명에서 2022년 1466명까지 늘었다. 그래픽 김정현

검찰이 발간하는 '마약류 범죄백서'에는 성별과 연령을 함께 고려한 통계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성별과 연령을 함께 고려한 통계는 경찰청이 제공하는 '경찰청 범죄통계'를 참고했다. 경찰, 검찰 등의 자료를 모두 취합해 작성되는 마약류 범죄백서와는 달리, 경찰청 범죄통계는 경찰이 검거한 경우만 통계에 포함되어 있어 검찰 자료와 다소 차이가 있다.

경찰청 범죄통계를 살펴보면, 2012년 마약류 관련 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10~20대 남성은 366명이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었고 2022년에는 2952명으로 증가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8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여성 10~20대 마약류 사범은 2012년 235명에서 2022년 1446명으로 늘었다. 2012년과 비교해 6배 이상 늘었다.

연령별로 다시 살펴보면, 10대 여성이 특히 많이 증가했다. 2012년 입건된 마약류 사범 중 10대 여성은 27명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306명으로 11배 이상 늘었다. 10대 남성 사범 역시 많이 늘었다. 2012년 24명에서 2021년 274명으로 10배 이상 늘었고, 2022년에는 약간 줄어 174명이 검거됐다.

마약류 관련 범죄를 저질러 입건된 20대 남성은 2012년 339명이었다.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고, 2019년 1613명이 입건되며 처음으로 1천 명대를 넘었다. 2022년에는 2778명의 20대 남성 사범이 입건되었는데, 이는 2012년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대 여성 사범은 2012년 211명이었다. 2019년 627명이 입건되며 처음으로 600명 대를 넘었고, 2022년에는 1140명의 20대 여성 사범이 입건됐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해 5.4배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마약류 사범 가운데 20대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7.2%였으나 2022년 23.3%까지 올랐다. 2012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20대 여성 마약류 사범 비율은 2012년 4.5%에서 2022년 9.5%로 증가했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마약 구하기 쉬워진 환경과 경각심 부족이 원인

20대의 마약류 사용이 많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중독범죄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성수 세명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마약을 구하기 쉬워진 환경과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 부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박 교수는 “다크넷, 텔레그램, 비트코인 등을 활용해 흔적을 남기지 않고, ‘던지기’ 수법으로 비대면 마약 거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직접 마약상을 만나야 했지만, 거래 흔적을 남기지 않는 암호화폐와 텔레그램 등 각종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마약 거래가 편리해졌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나 암호화폐 거래에 익숙한 10~20대 젊은 층의 마약 범죄가 많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박 교수는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 등과 같은 명칭이 마약에 대한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점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마약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하다 보면 마약을 가볍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단어가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에 마약 관련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할 수 있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이 시행되는 7월부터 대마, 마약 등의 문구를 식품에 활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특히 박 교수는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의료용 마약류 남용이 향정 사범 급증의 원인이므로 일부 병원에서 쉽게 처방 및 유통되는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층 가운데도 남성에 비해 마약류에 노출되는 일이 적었던 여성 마약 사범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남성이 성적인 목적으로 몰래 제공하는 마약을 이용하게 되는 여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클럽이나 유흥업소에서 남성이 제공한 음료를 통해 필로폰 등 흥분 작용이 있는 약물을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양 과장은 “필로폰 같은 흥분제 계열 마약은 한 번 중독되면 벗어나는 게 매우 어려운데, 이를 모르고 사용했다가 중독되는 여성의 사례도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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