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①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② 내전의 아비규환에서 탈출한 티기스트③ 정부 탄압에 맞선 소수 민족의 청년 아웅사[고국] 쿠데타로 물거품이 된 행복하산 무스타파(Hassan Moustafa·38)가 결혼하기 한 달 전, 이집트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하산은 이집트 북부 다칼리야 주, 만수라에 살았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페인트 자재를 유통하고 판매하며 안정적인 생계를 꾸렸다. 그곳에서 생화학자로 일하던 아내를 만났다.아내와 결혼을 약속할 무렵인 2013년, 군부 세력이 당시 대통
[기자]다회용기 쓰고 친환경 제품 구매하면, 어디서 돈 안 주나?줍니다!올해부터 국민의 친환경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시행하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가 줍니다.올해 3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법안이 시행됐습니다.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약칭 탄소중립 기본법입니다.그렇게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행하겠다는 목표를 법제화한 14번째 나라가 됐습니다.이 탄소중립 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만들어진 제도가 ‘탄소중립 실천포인트 제도’입니다.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실시하는 탄소중립 포인트 제도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6리 소돌항. 거세게 내리던 비가 조금 잦아든 항구에는 이따금 파도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뿐, 오가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멀리 방파제 끝으로 빨간 등대가 보이고, 부두에는 출항하지 못한 소형 어선 20여 척이 물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배들이 오가지 않아 더욱 투명한 바닷물 속으로 해조류(바닷말)가 거무스레하게 군락을 이룬 모습이 넓게 펼쳐졌다.이렇게 해조류가 번성한 곳을 ‘바다숲’이라고 한다. 해양 생물의 서식지가 되는 바다숲은 어족자원을 풍성하게 할 뿐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여의도역에서 여의도공원 쪽으로 가다 보면 왼편에 나타나는 지하 6층, 지상 51층의 전국경제인연합회(FKI) 건물이 ‘알고 보면’ 발전소입니다.멀리서 보면 그냥 유리로 된 고층 건물인데, 가까이 가서 보면 외벽의 생김새가 범상치 않습니다. 매끈한 일자형이 아니라 지그재그입니다. 하늘을 향해 30도로 기울어진 면마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설비(BIPV)’가 내장돼 있습니다. 최대한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이 태양광 외벽
2018년 12월 14일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의 파리바게뜨 의왕오전점. 하루 평균 150여명이 찾아오는 중소 규모 가맹점입니다.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가량 관찰한 결과, 고객 20여 명 중 한명도 일회용 비닐봉투를 쓰지 않고 가방에 상품을 넣거나 손에 들고 갔습니다. 그 중 세 명은 개당 100원에 파는 재생종이봉투를 사용했습니다.초기엔 ‘공짜봉지 왜 안주나’ 욕하는 고객도프랜차이즈 빵집 파리바게뜨에서 비닐봉투가 거의 사라진 것은 2018년 10월 1일부터 전 매장에서 벌인 1회용품 줄이기 캠페인 덕분입니다. 고객들에게 장바
안드레이 리트비노프(Andrei Litvinov, 38) 씨는 재한 우크라이나인이다. 2010년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다가 한국인 아내와 결혼했다. 지금은 다섯 아이의 아빠다. 안드레이 씨는 2015년부터 광주에 있는 새날학교의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새날학교는 광주 고려인 마을 자녀와 북한 이탈주민 자녀 등의 한국 사회 정착을 위해 설립된 대안학교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뒤, 그는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심했다. 전쟁에 쫓긴 동포들을 돌보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안드레이 씨는 지난달 5월 1
환경을 주제로 하는 영화제 중 아시아 최대로 꼽히는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EF)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19회 행사를 열었다. ‘에코버스’(Ecoverse), 즉 환경에 가치를 둔 세계를 구호로 내건 이번 영화제에서는 각국에서 출품된 3578편 중 엄선된 73편이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과 온라인 영화관에서 관객과 만났다. <단비뉴스>는 이 중 기후위기와 물 부족, 플라스틱 공해 등을 다룬 화제작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영화제 상영작은 환경재단이 곧 개설하는 ‘그린아카이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편집자)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
이글거리는 태양과 풍성한 바람. 이런 천혜의 조건에 혁신적 기술까지 갖췄던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산업을 내리막길로 떠민 것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였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함께 전 세계로 번진 금융위기는 대서양 건너 스페인에서도 부동산 거품을 터뜨리며 금융과 실물경제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위기극복을 위한 정부의 긴축 정책은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 지원을 대대적으로 축소시켰습니다.2008년 경제위기, 태양광·풍력 산업 강타2008년 당시 스페인을 이끌고 있던 사회당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
여름으로 막 접어든 2018년 5월 21일 오후, 독일 전역의 태양광 패널들이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 일제히 반짝이며 기록적인 양의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전력망 관리기관인 연방통신청(BNetzA)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독일에서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로만 50.3기가와트시(GWh)의 전기가 생산됐습니다. 이는 같은 시간대 전력수요량 49.7GWh를 초과하는 양입니다. 전체 전기 수요량의 100퍼센트(%) 이상을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한 것입니다.재생에너지로 일시적 전력 수요 100% 충당도이날 독일에서는
스포츠 자동차들이 치열한 경주를 벌이는 전라남도 영암군의 포뮬러 원(Formula 1·F1) 경기장. 전체 면적 130만제곱미터(㎡·약 40만 평) 중 약 20%인 23만㎡가 주차장이다. 지난해 11월 8일 <단비뉴스> 취재팀이 찾아간 이 주차장은 1구역에서 7구역까지, 축구장 30개 크기의 면적에 태양광 패널들이 웅장하게 도열하고 있었다. 3~4미터(m) 높이로 우뚝 솟은 패널들은 빛을 많이 반사하지 않아 검은빛을 띠었다. 비나 눈이 흘러내리도록 기울어지게 설치된 패널 밑에 주차된 자동차에는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졌다.영암에프원 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2017년 6월 2일 독일 에센에서 열린 녹색도시 시상식에서 스웨덴 벡셰를 벨기에 루벤과 함께 ‘2018 유럽 그린리프(Green Leaf)’로 선정했습니다. EU집행위원회는 매년 자연보호와 녹색성장을 선도해 온 도시를 뽑는데, 인구 10만 이상 도시에는 ‘유럽 그린캐피탈’, 인구 2만~10만 사이 소도시에는 유럽 그린리프상을 줍니다.위원회는 "벡셰의 꾸준한 화석연료 퇴출 정책과 바이오매스 활용 등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벡셰는 2007년 EU집행위원회가 주최한 ‘지속가능에너지 유럽’의 커뮤니티
“음악 듣는 게 좋아서, 낙서하는 게 참 좋아서, 쟨 공부가 제일 쉬워서, 그냥 다 좋아서 하던 일이었어.”2019년 6월 발표된 가수 구만(25·본명 김규만)의 데뷔곡 '챈스'(Chance)의 첫 노랫말이다. 싱글 앨범의 표지에는 폴라로이드 사진 속 앳된 소년이 미소를 짓고 있다. 느리고 잔잔한 박자에 맞춰 블루스풍의 반주가 깔린다. ‘참 좋아서’는 싱어송라이터(가수 겸 작곡가) 구만이 음악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데뷔 1년도 되지 않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덮쳤다. 꽁꽁 얼어붙은 공연가에서 구만은 노래할 기회를 찾아
“행동에 나서기에 앞서 우리 노년은 반성합니다. 생산력 제일주의에 제동을 걸지 못한 것에 대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숙에 기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그리하여 청년의 미래를 빼앗은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이제 달라지겠습니다. 뒤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탑골공원 삼일문 앞. 눈발이 날리는 거리에서 60~70대 남녀 40여 명이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모여들었다. 석일웅 작은형제회 수사 등이 ‘육십플러스(60+)기후행동 사발통문: 노년이 미래다’를 낭독하는 동안 이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집중했다.
[리포트]배리어프리. ‘장벽 없는 건축 설계’라는 뜻입니다.고령자나 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의 이동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입니다.1974년 UN 장애인 생활환경 전문가 회의에서 등장한 뒤 세계적인 추세가 됐습니다. 건물 입구에 설치된 경사로,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된 저상버스가 대표적입니다.그렇다면 제가 지금 서 있는 제천시의 배리어프리 현주소는 과연 어디쯤일까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공시설, 시립도서관입니다.그런데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좁고 경사진 데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점자 보도블록도 사라집니다.보행을 가로막
2019년 말과 2020년 초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은 온라인에서 이뤄지던 성착취 범죄의 실상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는 불법 촬영물 거래사이트 소라넷 폐쇄, 웹하드 카르텔(성범죄 영상 제공자와 파일 업로드 업체의 유착) 적발, 아동 성범죄물 거래소 웰컴투비디오의 주범 손정우 검거 등이 이어졌는데, n번방 사건은 더 심각한 ‘독버섯’의 실상을 보여주었다. 충격적인 성착취의 실태를 드러내고 징벌과 제도적 대응이 이뤄지도록 하는데 언론의 역할이 컸다. 대학생 기자로 구성된 ‘추적단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