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객관적 사실의 전달이 아닙니다. 기자가 사실을 재구성해서 자신이 전달하려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어떤 팩트를 선택하고 버리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전달자의 세계관이 반영되는 것이 뉴스입니다.”정연우 한국언론정보학회장은 기자의 올바른 세계관을 강조했다. 기자는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재구성하는 사람이기에 기자의 안목과 철학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4년간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 왔다.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언론
'팍스로마나'라 불리는 세계제국 로마의 몰락은 토지로 인한 사회갈등에서 시작됐다. 기원전 73년 광산 노예 출신인 검투사 스파르타쿠스 주도하에 대규모 노예반란이 일어났다. 그 배후에는 대토지 소유제도에 의해 강제로 토지를 뺏긴 농민들의 지지가 있었다. 당시 로마의 힘은 자영농에 기반한 강력한 군사력에 있었다. 하지만 일부 특권층이 토지를 사유화하면서 자영농은 몰락했고 그 자리를 노예제 대농장 라티푼디움이 대신했다. 이는 로마의 최대 강점이던 군사력의 쇠락을 불러왔다. 넘치는 부로 인한 대토지 소유자들의 타락과 군대의 붕괴는 5세기경
“지역마다 노인정은 있는데 청년정은 없잖아요. 노인정은 일할 힘이 없고 갈 데 없는 노인들을 위해 공동체가 만들어준 공간입니다. 일자리와 갈 곳이 없는 건 청년들도 마찬가지예요. 청년들이 모여서 놀고 먹고 수다도 떨고, 강연을 듣거나 토론하고 공부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갈 곳 없는 청년들을 위해 카페를 열었다는 김선경(28) 청년이그나이트 대표. 김 대표는 지난 2009년 12월 서울 명륜4가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00만원 짜리 15평 남짓한 공간을 얻어 카페 이그나이트를 만들었다. 사회체험 연합동아리 ‘대학
“거기 집이 있는지 없는지 직접 와서 보라 그래. 불에 다 타고, 남은 건 그냥 시멘트 바닥뿐인데. 우리를 없는 사람 취급할 땐 언제고 왜 자꾸 없는 집에 이런 걸 보내는지 이해가 안돼.”김금란(69·여·가명)씨는 지난달 9일 오후 마을 주민 3명과 천막으로 된 산청마을 자치회관에 앉아 있다가 국민연금공단에서 온 우편물을 보고 이렇게 푸념했다. 우편물에 적힌 주소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3동 산160번지 27호. 하지만 그곳엔 지금 아무 것도 없다. 지난 2010년 11월28일 이 일대 비닐하우스촌인 산청마을에 불이나 54가구 중 21
2012년 새해 벽두부터 ‘굶어 죽은 소’가 파문을 일으켰다. 전북 순창의 한 축산농가에서 사료를 제때 주지 못해 소가 굶어 죽은 것이다. 한우값은 2년 전에 비해 40~50% 가량 떨어졌는데 사료값은 같은 기간 40% 이상 올라 농민들이 속수무책이 되면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만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하고 쇠고기 등 축산물 수입이 더 늘어나면 이런 일은 더 자주, 더 심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농민 뿐인가. 빗장이 활짝 열린 대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품과 외국기업의 공세에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자들이 ‘소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주유소. 반 평 남짓한 직원용 부스(공간) 안에서 공업용 난로에 몸을 녹이던 이진우(28•가명)씨가 승용차 불빛을 보고 뛰어 나간다. 기름을 넣어주고 계산을 마친 뒤 부스에 돌아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자 또 다른 차가 들어온다. 몇 대의 승용차에 기름을 채워 보낸 뒤 보니 라면은 이미 퉁퉁 불었다. 손가락 마디마디 기름때가 낀 손을 닦지도 않고 컵라면을 후루룩 들이킨다. 이걸로 저녁을 때우고 동이 틀 때까지 일해야 한다. 이씨는 주중에 경기도 광주의 한 인쇄소에서, 주말에는 이 주유소에서 밤낮 없이 일해 월
◀VCR▶수많은 촛불이광화문 광장을 밝혔습니다.지난 토요일,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집회가 닷새째 계속된 겁니다.집회는 정당 연설회 형식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됐습니다.◀SYN▶ 이정희 / 민주노동당 대표“오직 한미FTA 폐기시키는 것, 여기에 야당의 모든 힘을 모아야할 것입니다. 그렇지요?”◀VCR▶한미 FTA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세종문화회관에 모여 비준무효와 정권퇴진을 요구했습니다.◀SYN▶“비준무효, 명박퇴진”◀VCR▶이날 경찰은 99개 중대 7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광장 일대를 통제했습니다.이
여태껏 내가 안아본 여자 중 가장 따뜻한 품을 가진 이는 ‘다른 남자의 여자’였다. 그녀의 품은 풍만하고 평화로웠다. 지치고 힘들 때 난 언제나 그 품에 안겼다. 그때마다 그녀는 날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소중함을 잘 몰랐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날 기다려줬기 때문이다. 항상 나를 위해 따뜻한 품을 내주는 그녀는 바로 내 어머니다.내가 어머니를 따뜻하게 느꼈던 때는 뱃속부터라고 해야겠다. 세상 모든 아기들이 모태 속 양수에서 가장 편안하게 느낄 테니 말이다. 흔들림도 없다. 부족함도 없다. 때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
지난달 초 ‘서울시장 출마 검토’라는 한 줄의 기사를 신호탄으로 정국을 뒤흔들었던 안철수 교수(49•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며칠 만에 박원순 변호사(55•전 희망제작소 이사)를 지지하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위협적인 대통령선거주자’로 부상하는 등 그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왜 그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단비뉴스>는 ‘청춘콘서트’ 등 강연회를 통해 그를 만난 청년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안철수의
노인은 쓸쓸하고 대화가 되지 않는 존재인가?스마트폰, 인터넷, 컴퓨터. 어른들은 이런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 않다. 젊은 자녀를 둔 수많은 부모들이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작동법을 배우기도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젊은 세대에게 어른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통신기기와 정보통신 소프트웨어의 발달, 인터넷문화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노인들은 점점 더 빨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립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언론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지적하며 성인 한 명당 노인부양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한다. 젊은 세대에게 노인
리버풀FC에는 왜 ‘광팬’이 많을까"저는 리버풀FC 광팬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팀을 좋아하나요? 축구가 아니면 어떤 스포츠를 좋아하십니까?" 1982년, 초등학생이던 그의 집에 컬러TV가 생겼다. 컬러 화면으로 축구를 본 첫 경기가 리버풀과 아스날의 경기였다. 그라운드가 녹색의 잔디라는 것, 리버풀의 유니폼이 빨간색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결과는 리버풀의 승리. 그때부터 리버풀 팬이 되었다. 그는 흑백이 아닌 '컬러 화면'의 강렬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리버풀FC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비틀즈의 도시 리버풀과 영국의 대중문화로 이어
박경철(KBS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이번 주엔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을 쳤습니다. 메르켈 독일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긴급회담을 통해서 ‘그리스가 유로존(유럽공동통화지역)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이 어떻게 달라질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9월 셋째 주 국내외 경제뉴스 정리해보겠습니다. 국민일보 조용래 편집위원, 세명대 저널리
영화 <원스> 그 이후? 연인과 이별을 해본 사람은 안다. 처음에는 사랑이 영원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렇다. 연인들의 사랑이 모두 영원하지는 않다.영화 같은 사랑을 보여준 글렌 한사드(Glen Hansard)와 마르케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 의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2007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아일랜드 독립영화 <원스>(2006).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글렌은 그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마르케타를 만난다. 음악을 통해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호
“요즘 반값등록금 문제를 보면 투쟁에 나서는 학생들보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김여진, 김제동을 보세요. 연예인이 앞장섭니다. 등록금은 대학생 자신의 문제 아닌가요? 대학생들이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앞장서야죠.”기말고사가 한창이던 지난달 13일 대구 경북대 캠퍼스에서 이정우 경제통상학부 교수(61)를 만났다.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이 교수는 최근 논란이 뜨거운 ‘반값등록금’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누구는 촛불 들고 밖에 나가고, 누구는 남이 싸우고 투쟁한 결과물에 공짜로 편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부산 사상구 덕포동 골목길은 조용했다. 한낮인데도 어둑했고 한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이곳은 지난해 2월 여중생을 빈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다. 소형차도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동네였다. 빼곡히 들어선 집들 중 절반 이상은 재개발 때문에 이사를 간 빈집이었다. 집들은 상당수가 벽에 금이 가있거나 대문이 녹슬고 걸쇠가 망가져 있었다. 담장도 성인 남자의 어깨 높이 정도라 마음만 먹으면 쉽게 넘을 수 있었다. 집들이 워낙 오밀조밀
(당신이 나를 일으켜 준다)은 국내 팬들에게 아일랜드의 유명 팝 그룹 ‘웨스트라이프’가 부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곡은 2002년 노르웨이 뉴에이지 음악그룹 ‘시크릿가든’의 앨범에 처음 수록된 것이다. 이 노래는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랜던 그레엄의 소설 (최고로 흰 꽃)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소설의 배경은 1840년대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이다. 굶주림으로 남편을 잃은 한 여인이 혈혈단신으로 호주로 이민을 가서 온갖 고생 끝에
“나는 대통령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말해야 합니다. 내 이름은 칸이고,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공항. 자폐증과 천재성이 함께 나타나는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는 리즈반 칸(샤룩 칸 분)은 이슬람교도, 즉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검색대에서 붙잡힌다. 테러범이 아닌지 의심하는 공항 직원은 칸에게 워싱턴DC로 가려는 이유를 묻는다. 칸은 대답한다. 자신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대통령에게 말해야 한다고.이슬람권에서 칸이라는 성은 우리나라의 김 씨처럼 흔하다고 한다. 카란 조하르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