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콘서트> 참석자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에 감동”

지난달 초 ‘서울시장 출마 검토’라는 한 줄의 기사를 신호탄으로 정국을 뒤흔들었던 안철수 교수(49•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며칠 만에 박원순 변호사(55•전 희망제작소 이사)를 지지하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위협적인 대통령선거주자’로 부상하는 등 그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왜 그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단비뉴스>는 ‘청춘콘서트’ 등 강연회를 통해 그를 만난 청년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 청춘들에게 강연중인 안철수 원장. ⓒ청춘콘서트 공식 다음카페

안철수의 진정성과 공동체의식에 반했다

청춘콘서트의 청중들이 입을 모은 안철수 교수의 매력은 우선 ‘진정성’이었다. 황선주씨(27•대학생)는 “젊은이들이 지금과 같이 힘든 시대를 살도록 만든 기성세대로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다음 세대와 현 사회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실천하는) 삶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2011 청춘콘서트는 지난 5월22일 서울을 시작으로 9월9일 대구에서 막을 내렸다. ⓒ청춘콘서트 공식 다음카페

▲ 신혜원
신혜원씨(21•대학생)도 “항상 사회에 빚을 진 것 같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보면) 안철수는 사회의 필요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바꾸면서 생각과 말을 직접 실천하고 행동으로 보여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럴 듯한 구호를 내세우면서도 행동은 거꾸로 가는 집권층과 기성정치인들에게 실망한 젊은이들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안 교수의 삶에 감동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지독한 경쟁주의가 판치고 ‘승자독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태에서 안 원장이 보여준 공동체의식 또한 청춘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승석씨(25•대학생)는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공동체로서, 옆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시더라”며 “(강연을 듣고) 공동체적 마인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한국 최초로 개발한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용 백신을 무료 배포하고 회사가 성장했을 때 종업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등의 ‘실천’이 있었기에 더욱 믿음이 갔다는 얘기였다.

▲ 청춘콘서트에서 강연을 듣고 있는 청중들의 모습. ⓒ청춘콘서트 공식 다음카페

소통과 공감의 능력을 보여준 ‘멘토’

▲ 홍유식
연인원 5만 여명의 청춘콘서트 참가자들이 그의 강연에 환호하고 자발적인 ‘홍보대사’가 되고 있는 것은 안 교수가 멘토(조언자)로서 ‘열린 자세’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홍유식씨(27•직장인)는 “안 교수는 자신을 먼저 진솔하게 드러냄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려는 자세가 그가 가진 장점”이라고 말했다.

▲ 고승석
고승석씨도 “인생에 있어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혹은 어떤 중대한 삶의 방향을 결정해야 할 때 멘토가 필요하다”며 “안 교수는 내 생각을 함께 고민해주고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된다”고 말했다. 황선주씨도 “어떤 충고나 가르침보다 스스로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삶이 있을 때 진정한 멘토라고 할 수 있다”며 “안 교수는 모범적인 삶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멘토로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국민멘토 안철수와 박경철. ⓒ청춘콘서트 공식 다음카페

그를 지지하지만 정치참여에 대해선 우려도

▲ 엄지원
그러나 그에게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모두 그의 정치참여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신혜원씨는 “그분의 신념이나 가치관이 좋긴 하지만 그것이 정치권에서 얼마나 잘 현실화될지 모르겠다”며 “분명 지금 세대의 좋은 롤(역할)모델이지만 정치나 대선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지원씨(26• 대학원생)도 “안 교수는 워낙 바르고 정답대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의 삶에서 다소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정치 참여가 바람직한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황선주
물론 그의 정치참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도 있었다. 황선주씨는 “대립이 심하고 더러운 정치판에 비해 안 교수가 너무 순수해 보여 국민 멘토로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흙탕물도 깨끗한 물이 조금씩 들어가야 맑아질 수 있지 않겠냐”며 “안 교수나 박원순 변호사 같은 사람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끝까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청춘콘서트 전국투어에 함께 참가한 법륜스님과 김제동씨. ⓒ청춘콘서트 공식 다음카페

한편 안 교수의 강연을 지원한 법륜스님(58•평화재단이사장)은 지난 6월 대전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안 교수는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성공의 결과를 세상에 환원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며 “소통과 공감은 물론 공공성, 도덕성, 미래지향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열풍’은 그의 정치 참여 여부를 떠나 지금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어떤 덕목을 요구하는지 생생하게 확인시켜 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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