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식으로 여기고 있는 것 중에서 따지고 보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인 경우가 꽤 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말로 알려진 ‘악법도 법이다’가 대표적인 예다. 서강대 강정인 교수 등이 쓴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에 따르면 소크라테스가 이런 말을 했다는 기록은 그 어떤 문헌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 이 말이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통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법철학자 오다카 도모오가 형식적 법치주의를 옹호하는 책을 쓰면서 소크라테스의 일화를 잘못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제에 이
명절에는 역시 ‘가족’을 내세워야 하는 걸까? 예능·드라마 할 것 없이 ‘가족’을 소재로 한 특집이 대세였던 설 연휴였다. 온 가족과 친지가 함께 편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이어서 그런지 시청률도 높았다.설 특집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한 한국방송(KBS)의 ‘스타 패밀리쇼 맘마미아’(11.6%, 이하 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는 아이돌 스타와 개그맨들이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퀴즈를 풀고 장기자랑을 하는 내용이었다. 2위는 10.4%를 기록한 에스비에스(SBS) ‘설 특집, 정글의 법칙 K’였고, 3위는 9.4%로 문화방송(MBC) ‘
문화방송(MBC)의 일요일 밤 예능프로그램은 지난해 2월 <나는 가수다> 시즌1이 끝나면서 침체기로 들어섰다. 후속 프로의 부진에 노조의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외주로 운영되는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시간대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요일 저녁 시청자의 즐거움을 책임지던 <일밤>은 언제부턴가 존재감이 없어졌다. 쟁쟁한 가수들을 모아 야심차게 재개한 <나는 가수다> 시즌2도 기를 펴지 못했고 <승부의 신>, <룰루랄라>, <꿈엔들> 같은 실험적 프로들은 6개월을 못 버티고 막을 내렸다.과거 <일밤>은 단순한 재미 외에 감동과 교육적 효
“국위선양한 한국인 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정희준 동아대 교수의 질문에 학생들이 ‘피겨 여왕’ 김연아를 시작으로 김일, 손기정, 반기문, 차범근, 싸이, 박태환, 박세리까지 많은 이름을 들었다. 대부분 스포츠 스타였다. 정 교수는 “사람들이 스포츠에 미칠 때 민족주의가 분출된다”며 스포츠계가 민족주의에 힘입어 번창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인문교양특강’에서 ‘탈근대의 스포츠 민족주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어느 사회든 민족주의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스포츠에서 민족주의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민족주의의 반
“아프리카는 우리의 친구가 있는 곳이죠.”지난 2010년 10월부터 2년간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한국위원회의 ‘아프리카 희망 브릿지’ 사업에 파견됐다 돌아온 18명의 청년활동가들이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다. 아프리카의 지역사회발전과 풀뿌리 교육 등을 지원하러 떠났지만, 봉사 보다는 친구를 만들고 왔다는 데 더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들은 말했다.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 국가와 국가를 잇는 소통과 화합의 다리’라는 의미의 브릿지(Bridge) 프로그램 1기생인 이들은 최근 ‘네오 브릿지’라는 후속 모임을 만들어 다음
지난 7월 끝난 문화방송(MBC)노조의 파업이 한창일 때 <무한도전>은 ‘사랑 받는 프로그램’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시청자들은 ‘보고 싶다, 무한도전’을 외쳤고, 노조나 회사측도 각각 다른 속셈을 갖고 <무한도전> 결방의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출자인 김태호 피디(PD)의 운신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많았다. 한 예능프로그램의 위력을 그처럼 실감할 때도 없었던 듯하다.당시 <무한도전>이 그렇게 큰 관심을 끈 배경에는 평소의 인기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바로 ‘하하 대 홍철’편의 마지막 3회분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이 컸
지난 2일 개최된 TV드라마계의 통합시상식 ‘2012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는 한국방송(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잔치였다. ‘국민 며느리’로 떠오른 김남주가 대상을 거머쥐었고 작품상과 작가상, 남자우수연기상, 심사위원 특별상 연기부문상, 아역상까지 6관왕을 휩쓸었다. <넝쿨당>은 능력 있는 외주제작사 피디(PD)이자 똑 부러진 며느리 차윤희 역을 맡은 김남주의 열연 덕분에 ‘시월드’(시댁)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평균 시청률 35.9%를 기록하며 올해 3/4분기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AG
하늘 위로 높게 구름이 뜨고, 청량한 바람이 불었던 지난 9일 오후. 한국방송(KBS) <개그콘서트>에서 활약 중인 ‘용감한 녀석들’의 ‘용기백배 콘서트’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서울 신촌 연세대 노천극장 입구를 향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졌다. 프랑스에서 온 관광객 이자벨(23)씨도 교환학생으로 온 고향 친구와 함께 아이돌 그룹 ‘비스트’를 보기 위해 야광봉을 들고 줄을 섰다.“공연 수익금을 모두 대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후원하는 기부콘서트라는 것도 알고 왔어요.”대학생 후원 나선 ‘용감한 녀석들’ 공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
화장실에 가면 나를 한참 기다리게 하는 친구가 있다. 변비 탓이다. 얼마 전 어느 날도 화장실에 간 친구는 영 함흥차사더니 15분쯤 지나 누렇게 뜬 얼굴로 힘없이 걸어 나왔다. “화장실에서 힘쓰다가 왕(王)자 복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친구 말이 ‘웃픈’(‘웃기다’와 ‘슬프다’를 합성한 속어) 순간이었다. 그 길로 편의점으로 향한 친구는 유산균이 필요하다며 캡슐 요구르트를 사 마셨다. 그것이 과연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될까?지난 6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제5회 ‘한국식품기자포럼’에서 경희대 김동현 교수(약대)는 유산균에 대한
올해 제천국제영화제에서도 비가 내렸다. 12일 일요일 [원썸머나잇]에서는 1928년도에 제작된 무성영화 <카메라맨: The Cameraman>이 상영됐고, <스타 나잇>을 주제로 밴드 칵스(THE KOXX)와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공연을 펼쳤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원썸머나잇]을 즐기기 위해 관객 1,300여 명이 청풍호반무대를 찾았다. <카메라맨>은 무성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주연배우 버스터 키튼의 명품 슬랩스틱과 연기가 70분 동안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프랑스에서 온 아코디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팜플렛에는 ‘엔드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아달라’는 유의사항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이 없었더라도 <제이슨 베커: 아직 죽지 않았다>(Jason Becker: Not Dead Yet)를 본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을 거다. 엔드 크레딧과 함께 ‘제임스 베커’의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타 신동?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 이상이 있었다 두 사람, 기타 두 대, 그리고 음악. 영화 첫 장면은 10
“다른 여배우들은 살찌면 난린데, 전 살 빠지면 난리예요.” 날씬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고, 성격도 까칠한 그녀. 티브이엔(tvN)의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주인공을 맡아 10번째 시즌을 끌어가고 있는 배우 김현숙(35)은 지난 5월 말 경기도 고양시의 촬영장으로 찾아간 <단비뉴스> 기자에게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몸매’ 때문에 늘 다이어트 강박증에 시달리는 영애씨를 연기하느라 김현숙은 일반적인 ‘여배우다움’을 포기한 지 오래다. 그녀는 이날 찍어야 하는 36씬(장면) 중 2씬 밖에 쉬지 못하는 빡빡한 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곳은 매번 나를 이방인으로 만들었다. 일곱 빛깔 무지개색보다 많은 지하철 노선도는 수도 없이 나를 희롱했고(중앙선은 한 시간 만에 오질 않나, ‘급행’이라나? 어쩔 땐 내가 내리고 싶은 곳엔 서지도 않더라), 고층 건물의 유리창이 튕겨내는 햇빛은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햇빛이 너무 따가워 알제리인을 죽였노라’ 말했던 부분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도록 해줬다. 한 마디로 서울은 내게 불친절하고 피곤한 도시였다.유월 초입. 생전 처음 만져보는 소니 DSR-PD170을 끼고, 계륵같이 여겨지던 삼각대를 이
6월 30일 오후, 아침부터 쏟아지던 비가 잠시 그친 가운데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남녀노소가 속속 모여들었다. 1천여 개 의자와 파업기금 모금을 위한 6개의 부스가 준비된 이 곳은 ‘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라는 제목이 붙은 문화방송(MBC) 노조의 파업콘서트 현장.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53일째 파업중인 노조가 주최한 두 번째 파업콘서트다. 오후 3시부터 자리를 맡아 놓았다는 주부 이은정(42)씨는 “예능프로 ‘무한도전’ 팬인데 현재의 MBC 모습이 안타까워 파업에 힘을 실어
‘김병만 족(族)’이 더 큰 스케일과 재미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지난 6일 에스비에스(SBS)의 <일요일이 좋다-정글의 법칙 시즌2>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바누아투에서 새 여정에 나선 ‘김병만 족’의 활약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이 이들의 새로운 도전에 주목하면서 ‘정글의 법칙2’와 ‘런닝맨’이 팀을 이룬 <일요일이 좋다>는 지난 13일 한국방송(KBS)2의 <1박2일>과 문화방송(MBC)의 <나는 가수다2>를 따돌리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14.9%, AGB닐슨전국기준)를 차지했다. 역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던 전주의 14
지난 9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에 위치한 단비뉴스 편집실에서 <벼랑에 선 사람들>(2012, 오월의 봄)의 저자들을 만났다. 취재 현장을 발로 누빈 기자들에게 '벼랑에 선 사람들'의 의미에 대해 물어보았다.양호근 단비뉴스 취재부장은 "이 책은 우리 사회에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가장 힘들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어떻게 보면 우리들의 이야기도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부 애 키우기 전쟁'을 취재한 이슬기 기자와 '4부 아프면 망한다'를 취재한 이준석 기자에게 <벼랑에 선 사람들>이 이 사회에 필요한
어두운 무대 한가운데 천천히 조명이 켜지면서 전자 바이올린과 기타가 모습을 드러낸다. 연주 소리가 커지자 함성과 박수도 커진다. 그리고 무대로 뛰어 나오는 한 사람. “로큰롤 베이비(Rock`n Roll, Baby)~!”윤도현이다. 이제 무대는 완전히 환해지고 작은 스튜디오에 빼곡히 모인 관객들은 ‘정신 줄 놓은 듯’ 열광한다. 매주 한 번 서울 상암동 씨제이 이엔앰(CJ E&M) 공개홀에서 <윤도현의 머스트(MUST)>가 시작할 때의 모습이다.실수도 웃음으로 승화, 객석에도 성큼성큼한국방송(KBS)에서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