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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콘서트, 더 용감할 순 없었니
[현장] 화려한 출연진 불구 ‘취지’ 못 살린 진행 아쉬움
2012년 09월 13일 (목) 11:46:02 허정윤 기자 sungruon@naver.com

하늘 위로 높게 구름이 뜨고, 청량한 바람이 불었던 지난 9일 오후. 한국방송(KBS) <개그콘서트>에서 활약 중인 ‘용감한 녀석들’의 ‘용기백배 콘서트’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서울 신촌 연세대 노천극장 입구를 향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졌다. 프랑스에서 온 관광객 이자벨(23)씨도 교환학생으로 온 고향 친구와 함께 아이돌 그룹 ‘비스트’를 보기 위해 야광봉을 들고 줄을 섰다.

“공연 수익금을 모두 대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후원하는 기부콘서트라는 것도 알고 왔어요.”

대학생 후원 나선 ‘용감한 녀석들’

   
▲ '용기백배 콘서트'의 무대와 진행을 맡은 용감한 녀석들(왼쪽부터 양선일, 박성광, 신보라, 정태호) ⓒ 허정윤

공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 무대를 가린 흰 천막 뒤로 4명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천막이 걷히자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 신보라, 박성광, 양선일이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를 부르며 무대 한 가운데로 나섰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분위기는 한 순간에 달아올랐다. 이어 디제이 디오씨(DJ DOC)가 자신들의 인기곡을 불러 공연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DJ DOC의 노래가 끝나고 다시 무대에 오른 박성광이 “DJ DOC가 생각보다 분위기를 못 띄웠다”고 ‘용감하게’ 비난해 웃음을 자아냈다.

   
▲ DJ DOC는 이날 'Run to you'와 '나 이런 사람이야'를 불렀다.(왼쪽부터 이하늘, 정재용, 김창렬) ⓒ 허정윤

7000여석을 꽉 채운 노천극장의 가을밤은 아이유, 다이나믹 듀오, 카라, 포미닛, 씨스타, 타이거 제이케이(JK), 비스트로 이어지는 스타들의 공연과 신인가수들의 풋풋한 무대로 갈수록 열기를 더했다. 방송사의 ‘가요 대전’을 보는듯한 화려한 출연진에 공연과 진행을 함께 맡은 용감한 녀석들의 유머가 곁들여져 환호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깜짝 게스트’로 현장을 찾은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피디(PD)도 용감한 녀석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아이 돈  케어’를 불러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아이돌 그룹과 힙합 가수 등의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10대와 20대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열광했다. 객석에는 시간이 갈수록 졸린 눈을 부비는 어린아이부터 20대 자녀와 동행한 중년부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했다. 

   
▲ 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다이나믹듀오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허정윤

쫓기듯 노래만 하고 떠난 스타들

그러나 3시간 공연에 각 연예기획사의 신인가수들까지 ‘끼워 넣기’를 해서인지, ‘등록금 부담에 시달리는 대학생을 응원한다’는 행사의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한 진행은 아쉬움을 남겼다. 회사원 박나린(20·경기도)씨는 “신인 가수가 많았고, 출연 가수들이 별 인사도 없이 노래만 부르고 들어간 부분이 별로였다”고 말했다. 이날 참여한 가수들은 행사의 취지에 공감해 출연료도 없이 나왔는데,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해 한 마디씩이라도 의견을 나눴다면 훨씬 의미가 있었을 것이란 평이었다.

   
▲ 아이유는 이날 공연에서 '좋은 날'과 '너랑 나'를 무대에서 선보였다. ⓒ 허정윤

이날 출연한 스타 중 간단히 인사라도 한 경우는 아이유가 “대학생들을 응원하는 좋은 취지의 콘서트에 참석하게 되어 좋다”고 한 것, 다이나믹 듀오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대에서 신나게 노는 것뿐인데, 교육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이런 콘서트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한 것 등 몇 명에 불과했다. 

관객들은 '100명의 대학생에게 백배의 기쁨을'이라는 구호 아래 진행된 기부 콘서트였던 만큼 젊은이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순서가 조금이라도 들어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다음번엔 좀 더 ‘용감한 콘서트’를 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 '수익 전체를 기부하겠다'는 용감한 녀석들. 다음 콘서트가 열린다면, 그들의 '더 용감한 기획'을 기대해 본다. (왼쪽부터 박성광, 신보라, 정태호, 양선일) ⓒ 허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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