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제천시에서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제1회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가 열린다. 제천시가 주최하고 제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다. 볏짚아트, 전통농기구 체험, 우마차 체험 등과 함께 ‘농기계 모터쇼’도 열린다. 농기계를 모터쇼처럼 전시하는 건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라며 자랑하는 이 농기계 모터쇼 행사 포스터에는 농사용 트랙터 이미지와 함께 10명의 여성 레이싱 모델의 사진이 등장한다. ‘농기계가 주는 남성성을 살린 제천의 농기계 모터쇼’라고 이번 모터쇼를 규정하면서 한국 모델협회 레이싱모델분과와 협약을 맺어서 국내 최정상 레이싱모델 10여 명의 출연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그작!’낙엽을 밟는 소리보다 조금 더 무게감 있는 파열음이 치아 사이에서 난다. 오직 얇게 튀긴 음식의 질감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즐거운 소리다. 이름조차 낯선 ‘반쎄오’(bánhxèo)라는 베트남 요리를 처음 만나면 내용물을 감싸고 있는 피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노른자와 흰자를 잘 풀어서 파와 함께 계란을 넓게 튀긴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씹어보면 계란의 질감 보다는 훨씬 가볍다는 게 단번에 느껴진다. 코코넛향이 첨가된 쌀가루와 강황가루를 반죽해 얇게 튀겨서 반쎄오 피를 만들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질감이다.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이 올라가며 총리, 장관 등 고위직에 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언론은 벌써부터 주요 직책에 예상되는 인물을 거론하며 인사검증에 시동을 걸고 있다.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부의 국회 인사 청문회 과정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훨씬 넘는 172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과정은 종종 가혹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공직 후보의 공적 활동에서부터 내밀한 사생활까지 샅샅이 드러나는 경
북유럽의 대표적 복지국가이자 1인당 국민소득(GDP) 세계 9위(2017년)의 부자나라인 덴마크는 ‘자전거 천국’으로도 유명합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자전거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 코펜하겐은 국제사이클연맹(UCI)이 2007년부터 매년 선정하는 ‘자전거의 도시’에 첫 번째로 뽑혔을 만큼 ‘두 바퀴의 탈것’이 물결을 이루는 곳입니다. 코펜하겐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코펜하겐과 프레데릭스베르시, 보른홀름섬 등 덴마크 수도권에서 주민들이 통근·통학 운송수단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 자전거(41%)였습니다. 버스·기
스웨덴의 서남단, 외레순 해협을 사이에 두고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마주 보고 있는 항구도시 말뫼(Malmö)는 지난 2007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한 곳입니다. 쾌적한 주거환경,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가 매력적이어서 코펜하겐에서 일하는 덴마크 청년들도 이곳에서 출퇴근하려고 몰려옵니다. 그래서 약 40만 인구의 절반가량이 35세 이하의 젊은이들입니다. 재생에너지·정보통신·생명공학 등 첨단 산업단지의 벤처기업인들과 말뫼대학의 연구진, 학생 등이 만들어내는 이 도시의 활기는 절망적 쇠락의 아픔
지난 12일 아침 7시 서울 방배동 사당역 1번 출구 옆 공영주차장.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둑한 거리에 회색 후드티셔츠와 검은 패딩, 노란색 바람막이 등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은 손팻말이나 깃대, 깃발 등을 들고 있어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들과는 확연히 달라 보였다.이들은 ‘탄소중립위원회 해체 및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기후위기 전북비상행동’ ‘발전노조 발전비정규직대표자회’가 함께 준비한 '기후정의버스가 간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새만금 신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 커넥트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회사 이름을 ‘메타’(Meta)로 바꾼다고 선언한 후 관련 업계의 술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어로 이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는 저커버그의 지향점을 상징한다. 그는 “앞으로 메타버스(Metaverse) 서비스를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핵심 기술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에 엄청난 투자를 한 그는 앞으로 10년 내에 메타버스가 이용자 10억 명을 확보하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와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과 탈원전 정책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탈원전 정책 때문에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주된 논리다.원희룡 예비후보(전 제주도 지사)는 야당 후보로서는 드물게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대표공약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새로운 에너지 대책을 요구하고
평소에는 눈에 띄지도 않던 쓰레기였다. 막상 주워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달리니 사방에 쓰레기가 보였다. 담배꽁초, 사탕 봉지, 플라스틱 음료병... 한 번에 열 발자국을 가기가 힘들었다. 쉴 새 없이 무릎을 굽혀가며 쓰레기를 주워 비닐봉투에 넣었다. 따가운 볕을 등지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니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평소였다면 오르막길을 감안하더라도 3킬로미터(km) 거리는 15분 내에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오전 11시부터 충북 제천시 신월동 세명공원에서 쓰레기를 줍고 분리배출까지 하다 보니 3km 달리기가 낮
“기후위기 대응이 절박한 만큼, 노동자의 고용과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서 노동자의 일자리 보호를 강제할 정책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좋은 일자리 규모와 전체 고용 유지를 위한 노력보다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상태에서 전직을 지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19일 오후 2시 서울 관수동 전태일기념관 2층 공연장에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제1차 2021 정의로운 전환 연속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서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 논의 분석’ 발제를 맡은 정보영 연구원(정의로운전환연구단)은 노동
좋아하는 정치인 연설이 있는지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12월 21일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한 연설이라고 답하겠다. ‘작통권 연설’로 불리는 연설에서 노무현은 1시간 넘게 안보에 관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연설이 좋은 이유는 안보와 외교에 관한 정확한 분석과 미래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평화학자 요한 갈퉁이 말한 개념을 그가 직접 인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전쟁을 대비하는 안보가 아닌 평화를 지향하는 안보를 말한 그의 철학도 놀랍다연설의 핵심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회수하고
[앵커]전통시장 일부를 지방자치단체가 청년들의 창업 공간으로 지원하는 ‘청년몰’ 사업이라는 게 있습니다.충북 제천시도 지난 2016년부터 시내 중심가에 있는 중앙시장에서 청년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청년 장사꾼들도, 고객도, 더는 찾지 않는 곳이 됐다고 합니다.이유가 무엇인지, 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리포트]이곳은 충북 제천시내 중앙시장 2층에 있는 청년몰입니다.제천시의 지원을 받아 청년들이 만든 10개의 점포가 있던 곳입니다.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금은 대부분의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청년 외식 사업가들이 먹
대한민국 헌법 1조에 ‘기후 및 생물다양성 위기 극복 의무’를 명시해 ‘환경국가’로 도약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대한민국 헌법 1조 개정안 제안’ 기자회견에서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등 각계 인사 29명이 ‘대한민국은 기후 및 생물다양성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를 지닌다’는 3항을 헌법 1조에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현행 헌법 1조는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청년들이 가상화폐 투기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나라가 거대한 ‘가상 카지노’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돈을 불려 나가는 손님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카지노 주인 배만 불려주는 모습과 같아요.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로, 돈을 버는 청년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정도로 돈을 잃고 있습니다.” 정의당의 청년 조직인 청년정의당을 이끄는 강민진(26) 대표의 말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체벌과 두발·복장 규제 등 폭력적 학교 분위기에 반발해 자퇴한 뒤 청소년인권운동에 앞장서 온 그는 2019
지난달 30일 밤 12시쯤 경남 고성군 하이면의 삼천포화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가 공식 폐쇄됐다. 두 발전소가 문을 닫으면서 국내 석탄발전소 수는 일단 56개로 줄었다. 각각 560메가와트(MW) 발전용량을 가진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는 1983년 8월과 1984년 2월에 준공돼, 약 38년간 전기를 생산했다. 가동연한은 30년이었다. 문을 닫은 두 발전소 바로 맞은편에는 고성하이석탄화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가 들어섰다. 새 발전소 2기의 합계 발전용량은 2080MW로, 폐쇄된 2기의 2배 규모다. 고성하이1호기는 지난 14일
지난달 12일 오전 7시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정문 앞 보도가 피처럼 붉은 물감으로 뒤덮였다. 흰색 방호복을 입고 등짐펌프를 멘 기후위기비상행동 활동가 다섯 명이 순식간에 뿌린 것이다. 활동가들은 ‘기후악당, 노동악당, 인권악당 포스코 삼진아웃’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포스코 직원들이 막아선 가운데, 이들은 약 2시간 동안 시위를 이어갔다. 활동가들은 철강을 만드는 포스코 사업장에서 엄청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데다, 자회사 삼척블루파워가 강원도 삼척에 석탄발전소까지 짓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