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지역정치 리포트] ④ 청년의 정치 활동 공간, 정당이 마련해야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에서 경력을 요구하는 면접관에게 청년이 울분을 토한다. 2014년 코미디언 유병재가 <tvN> ‘SNL코리아’에서 날린 일갈이다. 몇 년이 지나도록 청년들의 입에서 회자하는 이 말은 정치권에도 유효하다.

청년은 공천에서 떨어져 억울하다고 호소하지만 반대로 정당은 ‘뽑을 청년이 없다’며 정치 경험과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능력을 공천 신청자들에게 요구한다. 특히 정당 안에 오래 몸담은 청년일수록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정작 정당 안에서는 청년 정치인이 체계적으로 성장할 마땅한 육성 과정이 없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당내당’이다. 청년 당원들로만 구성해 소속 정당 안에 두는 작은 정당이다. 유럽을 비롯한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일반화한 구조다. 공간과 인력은 물론 청년당 대표에게 독자적인 의결권, 인사권, 재정권을 주고 모당과 별개로 활동할 수 있다. 

‘당내당’은 일반 정당처럼 정식으로 국가에 등록하는 정당은 아니다. 하지만 청년당 대표가 당내 최고의사결정 기구에 참여하거나, 모당과 상반된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고 교육하는 실무를 자체적으로 담당하는 등 훌륭한 정치 실습의 장이 된다.

우리나라 정당들도 2020년 무렵부터 당내당을 갖추려 하고 있지만 온전한 모양새를 갖추지 못했다. 민주당의 전국청년당은 당 대표가 당내 최고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지 못한다. 정책을 발표할 때도 정책위와 상의한 뒤 지도부에 전달해야 하는 등 독립된 의결권이 없다. 국민의힘의 당내당인 청년의힘은 지난 1년 동안 정식 활동이 없었다. 청년정의당도 예산을 쓰려면 모당과 협의해야 하는 등 모당에 종속된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2030 지역정치 리포트’ 4화는 육성 없는 정당의 문제가 무엇인지 취재해 정리했다. 이어지는 5화는 6.1 지방선거 이후 청년정치가 얼마나 나아갔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 기획·취재: 박성동 강훈 김수아 정예지 조성우 기자 / 연출: 박성동 기자, 나종인 서현재 정호원 PD / 편집: 정호원 PD )

*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6.4%.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당선된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청년 정치인의 비율이다. 40살을 넘지 않은, 20대와 30대 기준이다. 이들의 인구 비율인 26.2%에 한참 못 미친다. 20대 의원만 따지면 더 심각하다. 전국 17개 시도의회 가운데 서울과 대전, 울산, 경남 4곳에만 20대 정치인 한 명 혹은 두 명이 진입할 뿐이었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치가 다원화되고,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적 이해관계는 복잡해진다. 취약계층은 다양해지고, 특히 사회주도층이던 청년이 ‘삼포세대’가 돼 갈수록 위태로워진다. 그만큼 새로운 정치적 의제는 쌓여가고 청년의 절박한 요구도 커졌지만 정치권은 더 늙어가고 있다.

<단비뉴스>는 6.1 지방선거를 맞아 청년정치, 특히 주민과 가까운 생활 정치로서 지역에서의 청년정치를 집중 조명한다. 지방에서 청년 정치인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리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내고, 청년이 정치에 입문하고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적 배경을 분석하는 보도를 8회에 걸쳐 내놓는다. 지역에서 청년 정치의 가치와 필요성도 풀어내는 동시에 더 나은 청년 정치 풍토를 위한 대안까지 모색하려 한다. (편집자주)

1화 이렇게 좋은 청년정치, 우리 지역엔 없어?
2화 나 홀로 청년정치…“동료 의원 만들어 주세요”
3화 정치 첫 관문, 지역에서 ‘공천’받기 어려운 청년
4화 육성 없는 정당...“청년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5화 2022년 시민 선택받은 청년정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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