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3월 전북 군산의 ‘배달의 명수’를 시작으로 등장한 공공배달앱이 올해에도 전국 각지에서 새로 출시되고 있다. 지난 2월 전북 전주에서는 ‘전주맛배달’, 지난달에는 여수 공공배달앱 ‘씽씽여수먹깨비’가 등장했다. 공공배달앱은 대형 민간배달앱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자영업자들의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의 98%를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가 차지할 정도로 독과점이 심각하다. 민간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경영을 돕겠다는 공공배달앱의 도입 취지는 달성되고 있을까?
‘바그작!’낙엽을 밟는 소리보다 조금 더 무게감 있는 파열음이 치아 사이에서 난다. 오직 얇게 튀긴 음식의 질감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즐거운 소리다. 이름조차 낯선 ‘반쎄오’(bánhxèo)라는 베트남 요리를 처음 만나면 내용물을 감싸고 있는 피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노른자와 흰자를 잘 풀어서 파와 함께 계란을 넓게 튀긴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씹어보면 계란의 질감 보다는 훨씬 가볍다는 게 단번에 느껴진다. 코코넛향이 첨가된 쌀가루와 강황가루를 반죽해 얇게 튀겨서 반쎄오 피를 만들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질감이다.
2017년 12월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큰 불이 났다. 모두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참사였다. 건축물의 구조적인 취약성과 부실한 소방시설, 화재 대응의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가 중첩된 결과였다. 불이 났을 때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고, 대피로는 막혀 있었으며, 불의 확산을 막을 방화문도 없었다. 건물주는 건물 시설 관리를 소홀히 해 대규모 인명피해를 초래한 혐의로 2019년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제천 지역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던 참사 현장이 시민 공간으로 돌아왔다. 스포츠센터는 참사 1
“공부는 한 명이 하고, 연애는 두 명이 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은 세 명(세명대)이 합니다.”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2일 오후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 컨퍼런스홀. 세명대 제10대 총장 권동현 박사가 무대에 올랐다. 프레젠테이션 리모컨을 손에 쥔 채 곧바로 새 슬로건 ‘재미있는 경험-세명대학교’를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선임된 권동현 총장의 취임식이다. 학생이 머무는 재밌는 학교올해 43살로 세명대 설립자인 고 권영우 전 총장의 아들인 권동현 총장은 취임식에서 젊은 감각을 보여줬다. 임명장 수여와 교기 이
‘공공기관 추가 이전’ 온도 차이 확연2007년 참여정부 때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혁신도시 10곳이 만들어졌다. 2019년까지 153개 공공기관이 이전을 마쳤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도시 시즌2’를 공약했다. 혁신도시의 정주 여건을 높이고, 기업 입주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재임 기간에는 공공기관 2차 이전도 논의했지만 사실상 임기 안 추진은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대전광역시 원도심과 충청남도 홍성군과 예산군 사이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해 혁신도시를 전국 12곳으로 늘렸지
다음 달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주요 국정에 관한 정책 공약 외에도 지역 표심을 모으려 지역별 공약을 따로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정당 후보들이 내놓은 지역 공약은 철도 건설 같은 대형 사회간접자본, 즉 SOC 사업에 치중된 데다 구체적인 내용도 비슷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자기들이 원하는 개발 공약들을 각 정당에 건의하면, 각 후보 캠프들이 정밀한 검토 없이 그럴듯한 것들을 진짜 공약으로 채택해버리는 관행 때문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약속이라도 한 듯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임기는 이제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이미 재선인 류한우 단양군수 자신은 공약 이행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단비뉴스>는 공약 이행에 대한 류 군수의 자체 평가를 들어봤다. 지난 연말부터 대면 인터뷰를 하려고 했지만 류 군수가 일정상의 이유로 어렵다고 해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총 9개 질문에 대해 8쪽 분량의 답변서를 받았다. 답변서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 부족한 내용은 담당자에게 추가적으로 물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 기존에 다른 언론과 인터뷰했던 내용도 참고했다. “완료되지 않은
<단비뉴스>는 이상천 제천시장과 지난달 28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올해 6월 있을 지방선거에 앞서, 민선 7기 공약사업 이행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시장으로서 한 약속은 모두 지켰다고 자신했다. 이행률과 실질적인 성과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했다. 실제 도심 활성화와 여러 복지정책 등에서 그가 이룬 성과가 적지 않다. 공약한 사업이 아니더라도 시책 전반을 추진력 있게 진행했다는 평가도 받는다.하지만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이 당선 뒤 빠져버리거나 애초 공약한 목표치가 기대 수준에는 못 미치기도 했다. <단비뉴스>가
충북 제천과 단양은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됐다. 지난해 5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위험지수 조사에서는 단양은 ‘소멸고위험지역’, 제천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인구를 늘리는 방편으로 여러 형태의 출산 관련 지원금을 주고 있는데 제천과 단양도 마찬가지다. 제천시장과 단양군수는 지난 2018년 선거 과정에서 모두 ‘출산장려금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출산과 양육의 비용 부담을 줄여 저출산 문제를 완화해보겠다는 것이다. 두 단체장의 공약은 실제로 지켜졌을까? 또 출산장려
충북 단양군은 관광도시다. 단양은 한 해 관광객 1000만 명이 방문하는 곳으로 군 수입의 많은 부분을 관광이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관광지 입장 수입은 77억 8000만 원으로 군의 전체 세외수입 가운데 39.6%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어드는 위기 속에서도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단양군은 지난해 초 '한국관광 100선'에 5년 연속 선정되고, 15건의 대외 수상을 했으며, 올해는 43개 주요 사업에서 472억 원의 국비도 확보했다. 단양군 관광정책과 유숙미 팀장은 “앞으로 공격적인 관
충북 단양에서 중증 응급 환자는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을까? 사실상 어렵다. 단양에는 응급의료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단양에서 유일하게 응급의료기관을 운영했던 단양서울병원은 적자가 누적돼 2015년 4월부터 휴업한 끝에 문을 닫았다. 임시방편으로 단양군립노인요양병원에 응급시설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었다.2018년에 공개된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2017년에 단양군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 46명 중 단 1명만 생존했다. 2015년 기준, 치료가 제때 이뤄졌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 발생 비율인 '치료 가능 사망률'은 단양이 71.
민선 7기 핵심사업이라며 이상천 제천시장 공약 1호로 제시된 ‘드림팜랜드’ 테마파크 조성 사업. 제천시는 농경문화 체험과 자연치유를 주제로 2026년까지 의림지 남쪽 의림지뜰 일부에 드림팜랜드라는 농경문화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다. 민선 7기 안에 설계를 마쳐, 내년 착공한다. 의림지 면적 3.6배인 47만 제곱미터(㎡) 규모다. 제천시는 드림팜랜드가 수리농업 발상지인 의림지의 상징성을 살리면서, 쇠퇴한 잿빛 시멘트 도시에서 벗어나 제천의 경제 성장을 대체할 사업이라고 기대를 건다. 하지만 한번 만들고 나면 적자가 발생해도 되돌리기
올해 6월 1일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47일 남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류한우 현 단양군수는 득표율 48.64%인 8995표를 얻어 당선됐다. 류한우 군수는 당시 선거공보에서 84개 공약을 제시했는데 39개는 당선 뒤 공약사업에서 제외됐고, 총 45개의 공약 사업이 추진 대상으로 확정됐다. <단비뉴스>는 류한우 군수가 2018년 선거공보에 제시한 84개 공약의 추진 여부를 확인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역시 선거공보를 기준으로 공약 이행률을 판단한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전체 유권자에게 공통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민선 7기로 당선된 이상천 제천시장. 4만 표를 얻어 득표율 58.7%로, 경쟁자였던 자유한국당 남준영 후보의 2만 2천 표보다 두 배 가까운 지지를 받아 가뿐히 당선됐다. 지방선거를 10여 일 앞둔 TV토론회에서 이 시장은 27년 공직생활 경력을 앞세웠다. 무엇보다 공약의 타당성을 비교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선 7기 임기 말인 현재, 이 시장이 내세운 공약이 얼마나 실현됐는지 살펴봤다.임기 말까지 ‘도심 활성화’ 속도이상천 시장은 6.13지방선거 당시 5대 핵심 공약을 내세워 체류형 관광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운다~.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가아~안다.”지난달 7일 오후 3시 무렵 충북 제천시 고암동 금용아파트 상가 지하 1층 입구에서 ‘봄날은 간다’ 노랫소리가 구슬프게 새어 나왔다. 20여 개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니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 배우 9명이 음원에 맞춰 대사를 연습하고 있었다. 공실이 된 마트를 개조한 70여 평(231m²) 규모의 소극장에는 목재와 합판으로 만든 무대 위에 커튼, 스피커, 의자 등이 설치돼 있었다. 연극 <친절한 미경씨>의 주인공을 맡은
충북 제천시 의병대로 골목, 어스름한 붉은 빛이 캄캄한 거리 한편을 물들인다. 지난달 27일에 <단비뉴스>가 이 거리를 찾았다. 술집이 있기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작은 사거리의 모서리에 가게가 하나 있다. 검은 외벽에 평화를 상징하는 마크가 그려져 있다. 남천동 골목에 있는 LP바 ‘딜런’(DYLAN)이다. 이날 가게를 찾은 손님 김 모씨의 감상을 빌리면, 딜런은 이 골목에 ‘느닷없이 아름답게’ 존재한다. 가수 밥 딜런(Bob Dylan)의 초상과 그의 가사가 유리창에 걸려 있다. 나무로 된 작은 문을 열면 틈새로 음악이 흘러온다.
<단비뉴스>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지난 7월부터 충북지역 의료격차 문제를 취재해 총 6편의 영상 시리즈 <삐뽀삐뽀>를 제작했다. 충북은 전국에서 치료가능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2019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 인구 10만 명 중에 46.95명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조기에 사망했다. 전국 평균인 41.83명보다 5명 정도 많다. <삐뽀삐뽀>팀은 1~3편을 제작하며 지역 의료격차를 수치가 아닌 살아있는 이야기로 만났다. 충북 괴산에 사는 임산부가 산부인과에 가기 위해 편도 50분이 걸리는 거리를 오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