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 ③ ‘콘크리트 바닥’ 없어 미끄러지는 한국의 여성과 청년

전편: [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 

① 청년 장관 많은 나라에 여성 장관도 많다

② 여성과 청년이 국가 중대사를 책임지는 나라들

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 1편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행정수반 및 내각 구성원의 성 다양성과 나이 다양성을 살펴봤다. 38개국 내각의 여성 비율은 평균 35.6%였고, 39세 이하 청년 비율 평균은 10.3%였다. 한국은 평균보다 7.1년 더 늙은 ‘할아버지 내각’이었고, 여성 비율은 15.0%로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편에서는 38개 회원국 주요 부처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회원국의 약 40%가 내치의 핵심인 법무부와 노동부에 여성 장관을 임명했으며, 절반은 법무부·외교부·국방부·재무부 등 주요 부처에 청년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또한 일부 국가가 기후, 난민, 청소년 등을 전담하는 미래지향적 부처를 설치하고 여기에 여성 또는 청년 장관을 임명한 반면, 한국 행정부에는 이런 부처가 아예 없었다.

이제 남은 질문이 있다. 이들 나라의 청년과 여성은 어떻게 대통령, 총리, 장관이 됐을까?

젊은 나이에 일찍 정치를 시작한 최연소 총리

산나 마린(Sanna Marin) 핀란드 총리. 핀란드 정부 공식 사이트
산나 마린(Sanna Marin) 핀란드 총리. 핀란드 정부 공식 사이트

2019년 12월, 핀란드에서 세계 최연소 여성 총리가 당선됐다. 1985년생으로 당시 34세인 산나 마린(Sanna Marin) 총리였다.

노동계급 출신의 마린 총리는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동성 파트너 아래서 자랐다. 알코올 중독이었던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는 가난했다. 마린 총리는 10대 시절 제과점 계산대에서 일하며 생계와 학업을 병행했다.

정치 활동은 21세부터 시작했다. 2006년 사회민주당(Suomen Sosialidemokraattinen Puolue) 청년당에 가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2년 뒤 수도 헬싱키의 북쪽에 있는 탐페레(Tampere) 시의원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러다 5년 뒤인 2012년 27세의 나이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곧이어 시민 투표를 거쳐 시의회 전체를 이끄는 의장에 당선됐다. 이후 2015년 30세의 나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19년에는 교통부 장관이 됐다. ‘최연소 총리’의 배경에는 오랜 정치 경력이 있는 것이다. 그의 현재 나이는 37세인데, 그 가운데 16년을 정치인으로 지냈다. 한국의 어지간한 중견 정치인 못지않은 이력이다. 특히 그는 성인이 되자마자 지역 의회 의원부터 차근차근 정치 경력을 쌓았다.

그가 총리에 오른 데는 핀란드 내부 사정도 있다. 최근 10년 동안 우익 정당 핀스(​​Finns Party)가 득세했는데, 오랜 전통의 사회민주당이 이에 맞서 변화를 시도했다. 2019년 안티 린네(Antti Rinne, 당시 57세) 사회민주당 총리가 마린을 교통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6개월 뒤 린네 총리가 사임하자 그 자리를 마린이 이어받았다.

스스로 젊은 여성일 뿐만 아니라 그가 구성한 내각도 다양성을 갖췄다.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재무부, 내무부, 법무부 등 장관 19명 가운데 10명이 여성이다. 또한, 37세인 마린과 나이가 같거나 그보다 젊은 장관도 5명이나 된다.

그는 자신이 최연소 여성 총리가 된 것에 놀라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다. "나는 한 번도 나의 나이나 성별을 생각한 적이 없다." 전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역대 여성 총리는 2003년 취임한 안넬리 얘텐매키(Anneli Jäätteenmäki), 2006년 취임한 마리 키비니에미(Mari Kiviniemi) 등 2명이다. 39세 이하 총리로는 1954년 취임 당시 37세였던 에스코 아호(Esko Aho)가 있다. 여성 총리, 청년 총리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역사가 있는 것이다.

역사가 물려준 여성 청년 장관

에밀리 멜(Emilie Mehl) 노르웨이 법무부 장관. 노르웨이 정부 공식 사이트
에밀리 멜(Emilie Mehl) 노르웨이 법무부 장관. 노르웨이 정부 공식 사이트

노르웨이 법무부 장관인 에밀리 멜(Emilie Mehl)은 1993년생으로 올해 29세이다. 28세이던 지난해 임명됐다. 노르웨이 역사상 최연소 법무부 장관이다. 그는 핀란드의 마린 총리처럼 한 계단씩 정치 경력을 쌓아 왔다. 2015년, 22세부터 약 20만 명이 사는 중소도시 헤드마크 카운티(HedMark County)의 지자체 의회 의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오슬로(Oslo) 법대에서 법학석사 과정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7년, 중앙당(Senterpartiet) 소속으로 헤드마크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며 중앙 정치에 입문했다. 이때 법과 외교, 국방을 담당하는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그가 소속한 중앙당은 기업 친화적인 시장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으로 중도 우파로 분류된다.

여성 법무부 장관의 등장은 노르웨이에서 특별한 일이 아니다. 현재 노르웨이 내각 구성원의 47.4%가 여성이다. 여성 법무부 장관도 이미 많았다. 노르웨이의 역대 법무부 장관 37명 가운데 17명이 여성이었다. 젊은 법무부 장관도 많았다. 역대 37명의 장관 가운데 6명이 39세 이하였다.

여성 할당제의 전염

이오네 벨라라(Ione Belarra) 스페인 사회적 권리 및 2030 의제부(Social Rights and 2030 Agenda) 장관. 스페인 정부 공식 사이트
이오네 벨라라(Ione Belarra) 스페인 사회적 권리 및 2030 의제부(Social Rights and 2030 Agenda) 장관. 스페인 정부 공식 사이트

이오네 벨라라(Ione Belarra)는 1987년생으로 올해 36세다. 스페인의 사회적 권리 및 2030 의제부(Social Rights and 2030 Agenda) 장관을 맡고 있다. 현재 스페인 내각에서 가장 젊은 장관이다.

스페인의 사회적 권리 및 2030 의제부는 가족,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에 관한 사회 복지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다. 그는 2014년 마드리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같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지만 수료하지 않고 정치에 입문했다.

27세이던 2014년 사회민주주의 정당 포데모스(Podemos)가 생기자 당원으로 가입했고 이듬해 이 정당의 전국 조직인 시민 위원회에 들어가 인권, 시민권 및 다양성 분야를 담당했다. 이듬해인 2015년 총선에서 나바르(Navarre) 지역 하원 의원으로 선출됐다. 당시 포데모스 소속 당선자 2명 가운데 1명이었다. 2018년 7월부터 포데모스의 의회 대변인을 맡았다.

스페인 내각의 여성 비율은 60.8%에 달한다. 김민정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지난봄 발표한 논문 <스페인 동수제 도입에 있어서 정당의 역할>에서 정당의 자발적 노력 덕분에 스페인의 여성 정치 참여가 비교적 단기간에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좌파 성향의 정당이 이에 앞장섰다. 1975년 스페인의 민주화 이후, 스페인 노동자 사회주의 정당 PSOE(Partido Socialista Obrero Español)가 집권했다. 원래 PSOE는 성 갈등보다 계급 갈등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비밀리에 활동하던 반정부 페미니스트들이 민주화 과정에서 PSOE에 합류했고, 이들이 성 문제를 당 내부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렸다. 결국 1988년, PSOE는 전당대회를 열어 전체 당원, 그리고 당 지도부에서 25%를 여성에 할당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1년 뒤 또 다른 좌파 계열의 정당이 25% 여성할당제를 도입하면서 스페인 정당들에 여성할당제가 ‘전염’됐다. 2007년 PSOE가 다시 집권하면서 성별 동수제를 포함한 평등법을 제정했고, 이후 여성의 정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됐다.

최초 청년 대통령 뽑은 칠레, 다음은?

               가브리엘 보릭(Gabriel Boric) 칠레 대통령. 칠레 정부 공식 사이트
               가브리엘 보릭(Gabriel Boric) 칠레 대통령. 칠레 정부 공식 사이트

1986년생으로 올해 36세인 가브리엘 보릭(Gabriel Boric)은 칠레의 43대 대통령이다. 그는 OECD 38개 회원국 행정수반 가운데 가장 젊다. 보릭 대통령은 2011년 칠레 대학교 법학대학원 재학 당시 정부의 저소득층 대상 무상 등록금 지원을 위한 학생 시위 ‘칠레의 겨울’을 주도하며 정치적 인물이 됐다. 2013년 마가야네스(Magallanes) 주에서 무소속 하원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이력을 시작했다.

좌파 성향의 젊은 정치인 보릭이 대통령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2019년 전국적으로 번진 반정부 시위, 그리고 신헌법 추진 운동이 있다. 이와 맞물려 좌파 세력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졌고, 가브리엘 보릭 당시 의원도 주목받았다. 보릭 당시 의원은 임기 첫 달에 국회의원 연봉을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이 된 지금도 범죄율이 높고 낙후된, 수도 산티아고의 외곽 빈민촌 융가이(Yungay)에 산다. 빈민촌으로 이사하면서 그는 이곳을 복구하고 싶다고 현지 지역 인터뷰에 말했다.

그는 신진 좌파 정당인 사회융합당(Convergencia Social) 소속이다. 사회융합당은 2017년 자율주의 운동(MA), 자유지상주의 좌파(IL), 신민주주의(Nueva Democracia) 등 좌파 정당들이 통합하여 만든 정당으로, 2019년 칠레 반정부 시위를 이끌며 주목받았다. 1998년생으로 올해 24세인 알론드라 아렐라노(Alondra Arellano)가 사회융합당 대표를 맡고 있다.

2021년 11월, 가브리엘 보릭은 사회융합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 1차 선거에서 25.8%를 득표해 2위에 올랐고, 2차 결선에서는 55.8%의 표를 얻어 승리했다. 칠레 역사상 최다 득표 대통령이 됐다. 취임과 동시에 그가 임명한 장관 가운데 여성은 52.2%, 39세 이하 청년은 30.4%다.

다양성을 양생하는 콘크리트 바닥

이들 나라엔 있고 한국에 없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콘크리트 바닥’(Concrete floors)이다. 정치학자인 클레어 애네슬리(Clair Annesley), 카렌 벡윗(Karen Beckwith), 수잔 프랜스쳇(Susan Franceschet)은 7개 국가(호주, 캐나다, 칠레, 독일, 스페인, 영국, 미국)를 분석해 ‘콘크리트 바닥 현상’을 발견했다. 여기서 콘크리트 바닥은 어떤 정당이 집권하는지와 관계없이 모든 내각이 정당하다고 여기는 여성 장관의 최소 숫자를 말한다. 내각에 여성을 한 명 포함하면 된다고 여기는지, 절반을 여성으로 채워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단단하면서도 암묵적인 공감대가 콘크리트 바닥이다. 이 콘크리트 바닥이 높은 국가일수록 많은 여성이 내각에서 일한다.

2019년 발행한 책 <내각, 장관, 그리고 젠더>(Cabinets, ministers, and Gender)을 보면, 1983년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미국에서도 내각에 일정 수의 여성을 두는 것이 중요해졌다. 콘크리트 바닥이 형성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 내각은 최소한의 여성인 2명을 포함한 내각으로 콘크리트 바닥을 통과했다.

콘크리트 바닥은 여성과 청년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내각을 제외한 다른 임명직에 성소수자를 많이 뒀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을 의식해 국방부 산하 육군부에 첫 성소수자를 지명했다. 다만 상원의 반대로 임명되진 못했다.

           피트 부티지지(Pete Buttiegig) 미국 교통부 장관. 미국 정부 공식 사이트
           피트 부티지지(Pete Buttiegig) 미국 교통부 장관. 미국 정부 공식 사이트

미국 최초의 성소수자 장관은 조 바이든(Joe Biden) 내각에서 등장했다. 교통부 장관 피트 부티지지(Pete Buttiegig)다. 1982년생으로 올해 40세인 부티지지 장관은 미국의 첫 동성애자 장관이다.

그는 22세이던 2004년 존 케리(John Kerry)의 대선 캠페인 정책 자문 위원으로 참여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2007년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2011년, 그는 74%의 득표율로 사우스 벤드(South Bend)의 시장에 당선됐다.

인디애나주에 있는 사우스 벤드는 면적 100㎢, 인구 10만 명의 소도시다. 한국 공주시의 인구 규모를 가진 곳에서 30세 청년이 시장이 된 것이다. 취임 2년 후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2015년 3월, 그는 사우스벤드의 지역 신문에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 글을 기고했다.

미국은 다양성 차원에서 한국과 더불어 세계 최하위권인 나라다. 내각 구성원 가운데 60세 이상인 장관이 64.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고령화됐다. 39세 이하 장관은 아예 없고, 여성 장관 비율도 35.3%로 평균적 수준에 그친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젊은 동성애자 장관을 임명한 것은 미국의 ‘콘크리트 바닥’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영국은 미국과는 차원이 다른 콘크리트 바닥을 양생하고 있다. 인도계인 리시 수낙(Rishi Sunak)이 최근 총리가 됐다. 직전 총리였던 리즈 트러스(Liz Truss)는 아프리카계와 인도계 등 소수 인종을 주요 부처 장관으로 지명했다.

인종 다양성이라는 기준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2년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폴 보아탱(Paul Boateng)은 가나 출신 이민자 가족에서 태어났다. 2009년 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사디크 칸(Sadiq Khan)은 파키스탄계다. 이들은 진보당 소속이었고, 이후 인도계, 이라크계, 스리랑카계 등 11명의 소수 인종 장관이 모두 보수당에서 나왔다. 정당과 관계없이 소수 인종 장관의 최소 규모를 인식하는 콘크리트 바닥이 형성된 것이다.

케미 바데녹(Kemi Badenoch) 영국 여성평등부 장관. 영국 정부 공식 사이트
케미 바데녹(Kemi Badenoch) 영국 여성평등부 장관. 영국 정부 공식 사이트

1980년생인 케미 바데녹(Kemi Badenoch)은 그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올해 영국의 여성평등부 장관이 됐다. 부모는 모두 나이지리아인이다.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나이지리아와 미국을 오가며 자랐다. 10대였던 1990년대 군사정권이 들어서며 나이지리아 시국이 혼란해지자 영국에 정착했다.

20대의 바데녹은 전문대를 다니며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이후 서섹스 대학교에 진학해 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틈틈이 런던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2005년 25세의 나이로 보수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입문했고, 2015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이 됐다. 아동 및 가족을 위한 국무부 차관과 국제 무역부 장관을 거쳐 수낙 내각에서 여성평등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의원 당선 이후 하원 의회에서 처음 연설하게 됐을 때, 바데녹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보수주의자이다. 모든 면에서 1세대 이민자이다. (I’m a Conservative – to all intents and purposes a first-generation immigrant.)” 영국 의회 의원이 됐지만, 나이지리아계 이민자 출신인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to all intents and purposes’는 서양의 관용구로 ‘모든 면에서’라고 해석된다. 직역하면 ‘모든 의도와 목적’이다. 모든 정치 활동의 의도와 목적을 여성, 성소수자, 청년, 이민자의 정체성에 두겠다고 말하는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이 한국에 등장하는 일이 가능할까. 한국의 콘크리트 바닥이 언제 어떻게 양생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지난해 취임한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는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내무장관을 모두 여성으로 임명했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도 2020년 취임 당시 여성 재무장관과 30대 교통장관을 지명했다. 반면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60대 남성 위주의 내각을 구성했다. 내각 구성원은 국민을 대표한다. 내각 다양성이 높아지면 더 많은 사람을 대표할 수 있다. 세계 각 나라의 내각은 얼마나 다양한 성별과 연령을 반영하고 있을까? 그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 행정부의 다양성은 어느 정도일까?

이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는 자료는 지금까지 없었다. 특정 국가 의회의 성별·연령별 분포를 보여주거나 최초의 여성 총리, 최연소 총리 등 특정 인물을 소개하는 보도는 가끔 나왔지만, 세계 내각을 전반적으로 종합하여 분석한 자료는 언론은 물론 어느 기관에서도 발표한 적이 없다.

<단비뉴스>가 이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하여 처음으로 보도한다. 2022년 9월 26일부터 10월 12일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38개 회원국 행정부의 수반과 장관의 정보를 전수 조사했다. 우선 한국 외교부에 각국 행정부 구성원의 성별과 출생 연도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한국 외교부는 ‘전수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나라별로 대통령 또는 총리, 그리고 1~2개 부처 장관의 신상정보만 제공했다.

이에 취재팀은 OECD 38개 회원국의 정부 누리집을 일일이 찾아 행정부 수반과 장관의 신상정보를 직접 수집했다. 정부 누리집에 충분한 자료가 없는 8개 국가의 경우, 그 국가의 한국 주재 대사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담당자를 취재하여 자료를 확보했다.

분석 대상에는 총리, 대통령 등 행정수반, 그리고 각 부처 장관을 모두 포함했다. 다만, 행정수반만 분석할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행정부를 통솔하는 최고 직위로 한정했다. 예를 들어 헝가리나 라트비아에는 대통령도 있고 총리도 있지만, 실질적인 행정수반은 총리다. 대통령은 명예직에 가깝다. 이 경우엔 총리를 행정수반으로 봤다.

또한, 행정수반과 장관의 생일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그 나이를 2022년에서 출생 연도를 뺀 값으로 계산했다. 예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은 1960년 12월생으로, 2022년 10월 현재 만 61세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2022에서 1960을 감한 62세로 계산했다.

기사 보도 직전에 내각이 교체된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은 과거 내각의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스웨덴에선 지난 17일 울프 크리스테르손(Ulf Kristersson) 총리가, 이탈리아에선 지난 20일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 총리가 새로 취임했다. 이들 모두 아직 새 내각을 꾸리지 않았다. 영국에선 지난 20일 리즈 트러스(Liz Truss) 총리가 사퇴해 조만간 새 내각이 구성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 행정부에 대한 통계는 <단비뉴스>의 자료수집이 완료된 2022년 10월 12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렇게 수집·가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OECD 38개 국가 내각의 연령 평균과 여성 비율, 행정수반의 연령과 성별 등을 비교·분석했다. 특정 항목의 국가 순위에서 한국의 수치가 다른 국가와 같을 경우엔 그 나라를 한국보다 뒷 순위로 표시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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