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 ① 한국의 할아버지 내각

속편: [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 

② 여성과 청년이 국가 중대사를 책임지는 나라들

③ 누구든 장관이 될 수 있는 나라

지난해 취임한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는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내무장관을 모두 여성으로 임명했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도 2020년 취임 당시 여성 재무장관과 30대 교통장관을 지명했다. 반면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60대 남성 위주의 내각을 구성했다. 내각 구성원은 국민을 대표한다. 내각 다양성이 높아지면 더 많은 사람을 대표할 수 있다. 세계 각 나라의 내각은 얼마나 다양한 성별과 연령을 반영하고 있을까? 그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 행정부의 다양성은 어느 정도일까?

이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는 자료는 지금까지 없었다. 특정 국가 의회의 성별·연령별 분포를 보여주거나 최초의 여성 총리, 최연소 총리 등 특정 인물을 소개하는 보도는 가끔 나왔지만, 세계 내각을 전반적으로 종합하여 분석한 자료는 언론은 물론 어느 기관에서도 발표한 적이 없다.

<단비뉴스>가 이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하여 처음으로 보도한다. 2022년 9월 26일부터 10월 12일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38개 회원국 행정부의 수반과 장관의 정보를 전수 조사했다. 우선 한국 외교부에 각국 행정부 구성원의 성별과 출생 연도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한국 외교부는 ‘전수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나라별로 대통령 또는 총리, 그리고 1~2개 부처 장관의 신상정보만 제공했다.

이에 취재팀은 OECD 38개 회원국의 정부 누리집을 일일이 찾아 행정부 수반과 장관의 신상정보를 직접 수집했다. 정부 누리집에 충분한 자료가 없는 8개 국가의 경우, 그 국가의 한국 주재 대사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담당자를 취재하여 자료를 확보했다.

분석 대상에는 총리, 대통령 등 행정수반, 그리고 각 부처 장관을 모두 포함했다. 다만, 행정수반만 분석할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행정부를 통솔하는 최고 직위로 한정했다. 예를 들어 헝가리나 라트비아에는 대통령도 있고 총리도 있지만, 실질적인 행정수반은 총리다. 대통령은 명예직에 가깝다. 이 경우엔 총리를 행정수반으로 봤다.

또한, 행정수반과 장관의 생일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그 나이를 2022년에서 출생 연도를 뺀 값으로 계산했다. 예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은 1960년 12월생으로, 2022년 10월 현재 만 61세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2022에서 1960을 감한 62세로 계산했다.

기사 보도 직전에 내각이 교체된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은 과거 내각의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스웨덴에선 지난 17일 울프 크리스테르손(Ulf Kristersson) 총리가, 이탈리아에선 지난 20일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 총리가 새로 취임했다. 이들 모두 아직 새 내각을 꾸리지 않았다. 영국에선 지난 20일 리즈 트러스(Liz Truss) 총리가 사퇴해 조만간 새 내각이 구성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 행정부에 대한 통계는 <단비뉴스>의 자료수집이 완료된 2022년 10월 12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렇게 수집·가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OECD 38개 국가 내각의 연령 평균과 여성 비율, 행정수반의 연령과 성별 등을 비교·분석했다. 특정 항목의 국가 순위에서 한국의 수치가 다른 국가와 같을 경우엔 그 나라를 한국보다 뒷 순위로 표시했다.

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는 2편으로 이어진다. 2편에서는 OECD 회원국의 주요 부처 장관의 면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특히 국방부, 법무부, 재무부 등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부처의 여성 비율과 젊은 연령대 행정부 구성원이 많은 국가를 분석한다. (편집자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8개 회원국으로 구성됐다. 국토정보지리정보원(세계지도)과 각국 정부 사이트(국기) 이미지를 활용해 OECD 회원국을 나타냈다. 재가공 김아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8개 회원국으로 구성됐다. 국토정보지리정보원(세계지도)과 각국 정부 사이트(국기) 이미지를 활용해 OECD 회원국을 나타냈다. 재가공 김아연

1961년 창설된 OECD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세계의 자유와 평등을 이끄는 ‘1세계 국가 모임’으로 통한다. OECD 회원국이라면, 내각 구성의 다양성 면에서 세계적 모범이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과연 한국은 어떨까.

OECD 평균보다 7.1년 더 늙은 한국 내각

그림 1. OECD 회원국 38개 행정부의 평균 연령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막대그래프는 행정수반을 포함한 행정부 전체 구성원의 평균 연령을 나타낸다. OECD 평균은 52.6세다. 한국 평균은 59.7세로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고령인 행정부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1. OECD 회원국 38개 행정부의 평균 연령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막대그래프는 행정수반을 포함한 행정부 전체 구성원의 평균 연령을 나타낸다. OECD 평균은 52.6세다. 한국 평균은 59.7세로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고령인 행정부다. 그래픽 박동주

윤석열 대통령 취임 5개월 만에 구성된 18명의 내각 구성원은 ‘서육남’(서울대 60대 남성)으로 통한다. <그림1>은 OECD 38개국 대통령, 총리 등 행정수반과 내각 구성원의 평균 나이를 보여준다. OECD 전체 평균은 52.6세다. 한국 내각은 평균 59.7세로 환갑에 가깝다. 38개국 가운데 34위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에서 다섯 번째로 나이가 많은 행정부다.

OECD 38개국 가운데 행정부 평균 연령이 가장 젊은 국가는 리투아니아로 43.5세다. 그다음은 덴마크(45.1세), 에스토니아(45.9세), 벨기에(46.8세), 노르웨이(47.1세) 순이다. 에스토니아 같은 신생 국가 또는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가 젊은 내각을 구성했다. 평균 연령 가운데 최고령은 멕시코로 63.4세다. 일본(62.8세), 미국(61.9세), 콜롬비아(61.2세)까지 4개 국가가 평균 연령이 환갑을 넘는 국가다. 그 바로 다음이 한국(59.7세)이다.

한국 39세 이하 장관은 0명

그림 2. OECD 38개국 행정부의 연령 구간별 비율을 계산했다. 막대그래프의 아래부터 초록색은 19~39세, 회색은 40~59세, 파란색은 60~99세 구간 비율을 나타낸다. 한국은 19~39세에 해당하는 초록색 부분이 아예 없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2. OECD 38개국 행정부의 연령 구간별 비율을 계산했다. 막대그래프의 아래부터 초록색은 19~39세, 회색은 40~59세, 파란색은 60~99세 구간 비율을 나타낸다. 한국은 19~39세에 해당하는 초록색 부분이 아예 없다. 그래픽 박동주

다음으로, 행정수반 및 내각 구성원의 연령을 구간별로 살펴봤다. 연령 구간은 인구통계분석에서 주로 쓰는 기준을 가져와 19~39세, 40~59세, 60~99세로 나눴다. <그림2>를 보면 한국 행정부 구성원 가운데 60~99세가 절반 이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3.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의 60~99세 비율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한국은 60~99세가 55.0%로 38개국 중 35위다. 가장 고령 구성원이 많은 국가로는 네 번째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3.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의 60~99세 비율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한국은 60~99세가 55.0%로 38개국 중 35위다. 가장 고령 구성원이 많은 국가로는 네 번째다. 그래픽 박동주

이 가운데 60~99세 비율만 따로 떼어 살펴보면 한국은 38개국 중 35위로 뒤에서 네 번째다. <그림3>을 보면 일본이 71.4%로 나타나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다. 60~99세 구성원이 행정부의 절반 이상인 국가는 일본을 포함해 6개 국가다. 일본 다음으로 미국(64.7%), 멕시코(63.2%), 한국(55.0%), 스위스(54.5%), 콜롬비아(50.0%) 순이다.

영국(4.8%), 벨기에(5.0%), 노르웨이(5.3%), 독일(5.9%), 슬로바키아(6.3%), 에스토니아(6.7%), 아일랜드(6.7%) 등 6개 유럽 국가는 60~99세 비율이 10% 이하다. 리투아니아, 덴마크, 슬로베니아는 내각에 60~99세 구간 구성원이 한 명도 없다. 그밖에 칠레(13.0%), 라트비아(14.3%), 아이슬란드(16.7%), 체코(16.7%), 포르투갈(16.7%), 호주(16.7%), 폴란드(20.0%), 헝가리(20.0%) 등도 60~99세 비율이 20% 이하로 낮은 편이다.

그림 4.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의 19~39세 비율을 내림차순으로 배열했다. 19~39세 구성원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핀란드(36.8%)다.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은 19~39세 행정부 구성원이 없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4.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의 19~39세 비율을 내림차순으로 배열했다. 19~39세 구성원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핀란드(36.8%)다.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은 19~39세 행정부 구성원이 없다. 그래픽 박동주

그렇다면, 젊은 장관들의 비율은 어떨까. <그림4>에서 나타난 것처럼, 한국 행정부에는 30대가 없다. 한국뿐만은 아니다. 19~39세 구간 구성원이 0명인 국가는 11개다.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호주, 헝가리, 튀르키예,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미국, 일본이 포함된다.

반면 19~39세의 비율이 30.0%를 넘긴 나라는 핀란드(36.8%), 리투아니아(35.7%), 칠레(30.4%) 등이다. 덴마크(25.0%), 노르웨이(21.1%), 오스트리아(21.1%), 코스타리카(20.8%)도 20.0%를 넘겼다. 북유럽과 신생 국가에서 39세 이하의 젊은 장관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OECD 행정수반 중 윤석열보다 연장자 9명뿐

그림 5. OECD 38개국 행정수반의 연령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8개국 가운데 26위다. 나이가 같은 행정수반을 고려하면 10번째로 고령이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5. OECD 38개국 행정수반의 연령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8개국 가운데 26위다. 나이가 같은 행정수반을 고려하면 10번째로 고령이다. 그래픽 박동주

OECD 38개국의 국가 행정수반의 평균 연령은 57세다. <그림5>를 보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80세로 최고령이다. 다음으로 오스트리아(78세), 이탈리아(75세), 포르투갈(74세), 멕시코(69세) 순이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62세로 38개국 중 26위다. 콜롬비아, 노르웨이, 아일랜드의 행정수반과 같은 나이다. 윤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은 행정수반은 9명이다.

행정수반이 가장 젊은 나라는 칠레다.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 칠레 대통령은 현재 36세다. 다음으로 핀란드(37세), 뉴질랜드(42세), 덴마크(45세), 에스토니아(45세), 아이슬란드(46세), 슬로바키아(46세) 순이다. 주로 북유럽 국가와 신생 국가의 총리 또는 대통령의 나이가 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고령 장관도 환갑 안 된 유럽 국가들

그림6.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 중 행정수반을 제외한 장관 가운데 최고령 구성원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한국 행정부의 최고령 구성원은 73세 한덕수 국무총리로 38개국 가운데 28위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6.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 중 행정수반을 제외한 장관 가운데 최고령 구성원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한국 행정부의 최고령 구성원은 73세 한덕수 국무총리로 38개국 가운데 28위다. 그래픽 박동주

행정수반을 제외하고 장관 등 내각 구성원만 보면 어떨까. 각 행정부에서 행정수반을 제외하고 가장 나이가 많은 구성원을 한 명씩 뽑았다. <그림6>을 보면,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거츠 마네로(Alejandro Gertz Manero) 법무부 장관이 83세로 나이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 튀르키예(80), 콜롬비아(80)도 최고령 내각 구성원이 80대다.

최고령 내각 구성원이 가장 젊은 나라는 노르웨이(58)와 슬로베니아(58)다. 이들 두 나라를 포함해 덴마크(59), 독일(59), 리투아니아(59), 아일랜드(59) 등 6개 국가의 내각에는 60세 이상의 장관이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유럽 국가인 점이 눈에 띈다.

20~30대 장관들 사이 49세 한동훈

그림 7.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 중 행정수반을 제외하고 최연소 구성원을 연령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한국 행정부 최연소 구성원은 49세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 38개국 가운데 37위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7. OECD 38개국 행정부 구성원 중 행정수반을 제외하고 최연소 구성원을 연령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한국 행정부 최연소 구성원은 49세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 38개국 가운데 37위다. 그래픽 박동주

행정수반을 제외하고 OECD 회원국 각 내각에서 가장 젊은 사람을 뽑았다. <그림7>을 보면 전체 38명 가운데 20대와 30대가 27명으로 70.0%에 육박한다. 오스트리아 최연소 내각 구성원이 28세로 OECD 38개국을 통틀어 가장 젊다. 다음으로는 노르웨이(29세), 라트비아(30세), 코스타리카(31세), 아이슬란드(32세) 순이다. 가장 젊은 내각 구성원도 주로 유럽에 집중됐다.

한국 내각에서 가장 젊은 구성원은 49세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스위스(50세) 재무부장관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한국은 38개국 가운데 37위로 거의 꼴찌다.

OECD 평균의 반도 안 되는 여성 비율

그림 8. OECD 38개국 행정수반과 내각 구성원의 여성 비율을 내림차순으로 배열했다. OECD 전체 평균은 35.6%이다. 한국은 15.0%로 38개국 중 32위다. 뒤에서 일곱 번째로 낮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8. OECD 38개국 행정수반과 내각 구성원의 여성 비율을 내림차순으로 배열했다. OECD 전체 평균은 35.6%이다. 한국은 15.0%로 38개국 중 32위다. 뒤에서 일곱 번째로 낮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8>을 보면, 한국 행정부 구성원 가운데 여성은 15.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32위다. 이는 38개국 전체 여성 비율 평균(35.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행정부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 국가는 38개국 가운데 8개다.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페인(60.9%)이다. 스웨덴(58.3%), 벨기에(55.0%), 콜롬비아(52.9%), 핀란드(52.9%), 칠레(52.2%), 네덜란드(50.0%), 리투아니아(50.0%)도 내각의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캐나다(48.7%), 노르웨이(47.4%), 독일(47.1%), 뉴질랜드(46.9%), 에스토니아(46.7%)도 여성의 비율이 절반에 근접했다. 주로 유럽 국가 행정부가 여성 비율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8개국 행정수반 가운데 여성 9명

그림 9. OECD 38개국 행정수반의 연령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성별은 색으로 나타냈다. 붉은 색이 여성, 회색이 남성을 뜻한다. 막대그래프 위 숫자는 연령이다. 행정수반이 남성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하여 29개국이다. 여성인 국가는 9개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9. OECD 38개국 행정수반의 연령을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성별은 색으로 나타냈다. 붉은 색이 여성, 회색이 남성을 뜻한다. 막대그래프 위 숫자는 연령이다. 행정수반이 남성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하여 29개국이다. 여성인 국가는 9개다. 그래픽 박동주

OECD 38개국 행정수반의 여성 비율도 따로 분석했다. <그림9>를 보면, 여성이 행정수반인 국가는 핀란드, 뉴질랜드, 덴마크,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영국, 스웨덴, 프랑스, 그리스 등 총 9개다.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모두 유럽 국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9명의 여성 행정수반 가운데 5명이 50세 이하다.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29개국의 행정수반 모두 남성이다.

청년도 여성도 없는 한국 행정부

그림 10. OECD 38개국 전체 행정부 구성원을 19~39세, 40~59세, 60~99세 연령구간으로 나눠 위에서부터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그래프 안 숫자는 각 연령구간 여성의 비율이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10. OECD 38개국 전체 행정부 구성원을 19~39세, 40~59세, 60~99세 연령구간으로 나눠 위에서부터 오름차순으로 배열했다. 그래프 안 숫자는 각 연령구간 여성의 비율이다. 그래픽 박동주

그렇다면, 내각 구성원의 연령과 성별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OECD 38개 회원국 행정부 구성원을 19~39세, 40~59세, 60~99세 연령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의 여성 비율을 계산했다.

<그림10>을 보면 젊은 연령구간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높다. 19~39세 구간의 여성 비율은 56%다. 이 구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반면 40~59세(여성 비율 39.0%), 60~99세(여성 비율 21%) 구간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감소했다.

그림 11. 한국 행정부의 연령대별 여성 비율을 분석했다. 한국 행정부 구성원 가운데 39세 이하인 자는 없다. 40~59세 구간에서 여성 비율은 18%, 60~99세 구간에서 여성 비율은 11%다. 그림10과 비교해 보면, OECD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11. 한국 행정부의 연령대별 여성 비율을 분석했다. 한국 행정부 구성원 가운데 39세 이하인 자는 없다. 40~59세 구간에서 여성 비율은 18%, 60~99세 구간에서 여성 비율은 11%다. 그림10과 비교해 보면, OECD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픽 박동주

한국 행정부만 떼어내 같은 방법으로 분석해 봤다. <그림 11>을 보면, 한국은 19~39세 구성원이 없다. 40~59세 구성원의 여성 비율은 18%이고, 60~99세 구성원의 여성 비율 11%다. 이는 연령 구간별 OECD 평균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다만, 연령이 낮은 구간에서 여성 장관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은 한국에서도 확인된다.

모두를 대표하는 내각은 언제

그림 12. 세로축은 평균 연령, 가로축은 여성 비율이다. 38개 국가의 여성비율과 연령의 평균값(35.6%, 52.6세)을 원점으로 놓고 네 개 집단으로 나눴다. 그래픽 박동주
그림 12. 세로축은 평균 연령, 가로축은 여성 비율이다. 38개 국가의 여성비율과 연령의 평균값(35.6%, 52.6세)을 원점으로 놓고 네 개 집단으로 나눴다. 그래픽 박동주

이상을 바탕으로 연령, 성별 다양성의 특징에 따라 4개 집단으로 구분해 OECD 회원국의 경향을 살펴봤다. <그림12>에서 세로축은 평균 연령, 가로축은 여성 비율이다. OECD 회원국 전체의 연령 평균값 52.6세, 여성 비율 평균값 35.6%를 원점으로 잡았다.

왼쪽 위에 푸른색으로 표시한 10개 국가 행정부는 여성 비율이 비교적 낮고 평균 연령이 높다. 성별 다양성도, 연령 다양성도 부족한 나라들이다. 한국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밖에 일본, 그리스, 룩셈부르크, 멕시코, 미국, 스위스, 이탈리아, 튀르키예, 헝가리도 있다.

오른쪽 아래에 분홍색으로 표시한 14개 국가는 여성 비율이 높고 평균 연령이 낮은 나라들이다. 성별과 연령 다양성이 높은 나라로 평가할 수 있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독일, 리투아니아, 벨기에, 스페인, 슬로베니아, 아이슬란드, 에스토니아, 영국, 오스트리아, 칠레, 코스타리카, 핀란드가 이에 해당한다.

오른쪽 위에 붉은색으로 표시한 7개 국가 행정부는 여성 비율과 평균 연령 모두 38개국 전체 평균보다 높다. 성별 다양성은 갖췄지만 연령 다양성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 스웨덴, 이스라엘, 캐나다, 콜롬비아, 포르투갈, 호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왼쪽 아래에 녹색으로 표시한 7개 국가 행정부는 여성 비율과 평균 연령이 모두 낮은 집단이다. 성별 다양성은 없지만 연령 다양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덴마크,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체코, 폴란드, 프랑스가 있다.

<그림 12>에 나타난 흥미로운 점은 성별과 연령 다양성을 모두 갖춘 집단에 속한 국가가 4개 집단 가운데 가장 많다는 데 있다. 또한, 이에 속한 14개 나라 가운데 11개가 유럽 국가다. OECD 회원국의 상당수, 특히 많은 면에서 모범이 되는 유럽 국가들은 이미 젊은 정치인, 그리고 여성 정치인이 대통령이나 총리, 장관을 맡는다. 이들 나라의 행정부는 청년과 여성 모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연령이 높고 여성 비율이 낮아 행정부 다양성이 떨어지는 국가 집단을 대표한다. 한국 정부에는 여성과 청년의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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