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0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정동에 있는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사단법인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이하 띵동)이 주최한 연구발표회가 열렸다. ‘포용적 학교 환경을 위한 법제도 개선연구-성소수자 학생을 중심으로’라는 긴 제목의 주제를 두고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모여 앉았다.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지원을 받아, 남미자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과 송지은 변호사 등 7명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성소수자 학생이 ‘포용적 학교 환경’을 누리려면 어떤 법령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처음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산복도로란 ‘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라는 뜻이다. 주 도로의 교통난을 해소하거나 산마을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어느 지역에나 산복도로가 있지만, 부산 산복도로의 형태는 독특하다. 부산진구, 동구 등 다섯 개의 구를 지나는 22킬로미터(km)의 도로가 부산의 골격을 이루는 금정 산맥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산복도로를 따라가면, 부산의 역사를 발견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평지에는 일본인들이 살았다. 일자리를 찾아온 외지인들은 산에 올라가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한국전쟁 시절 부산에 내려온 피란민들은 더 높은 산으로
마중 장애인 주간 보호센터는 충북 제천시 의림동에 있다. 5명의 사회복지사가 이 센터를 운영하며, 16명의 발달장애인을 돌본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연극이다. 마중 센터의 장애인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배우로 변신한다. 5명의 사회복지사는 연출가가 된다. 극단의 이름은 보호센터의 이름과 같은 ‘마중’이다. 모든 배우가 장애인으로 이뤄진 극단은 ‘마중’이 최초이다. <단비뉴스>는 극단 ‘마중’의 연출진과 배우를 2주에 걸쳐 5차례 만나 인터뷰했다. 4월 28일에 열린 연극도 직접 보았다. (편집자 주
2022년 가을에 시작한 '단비 오리지널 웹예능 콘텐츠 힙학개론'이 이번 에필로그 편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힙' 이라는 단어와 직장인이 잘 맞을까?
“한국 영화의 가장 영화로운 순간이 2020년 오스카 시상식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등을 받았죠. 그런데 바로 그때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한국 영화 최정상의 순간에 위기가 시작됐죠. 집합 금지로 로케이션(촬영장소) 섭외도 안 되고, 해외 촬영도 불가능하고, 미개봉작이 쌓이고, 제작 투자는 축소됐고요.” 김영진(59) 명지대 예술학부 교수는 지난달 20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한국 영화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표현하며 그걸 바탕으로 삶의 방향을 정해보는 이들의 힙한 모습에서 진정한 교육은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앵커]주중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이젠 벚꽃이 진 곳이 많죠.그런데 올해 벚꽃이 핀 시기가 10년 전보다 일주일이나 빨랐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기후변화 때문입니다.그래서 올해 열렸던 벚꽃 축제들 중에는 친환경을 가치로 내건 곳들이 있습니다.그 가운데 경주에서 열린 친환경 벚꽃축제에 김아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기자]신라시대 고분이 모여 있는 경주 대릉원 일대를 벚꽃이 하얗게 물들였습니다.코로나19로 중단됐던 경주 벚꽃 축제도 4년 만에 열려 상춘객을 맞았습니다.지난달 31일부터 사흘 동안 대릉원 일대에서 열린 벚꽃 축제에는 24만
언론 보도에서 ‘단독’ 표시는 다른 언론사는 구하지 못한 정보를 기자가 유일하게 찾아 보도한 것을 뜻한다. ‘단 하나’의 보도인 만큼 일반 기사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단독 보도는 내용에 독창성이 있거나 보도의 깊이가 있고 파급력이 큰 뉴스이다. 이런 단독은 이를 발굴하기 위한 언론사의 기획, 탐사 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숨겨진 진실을 파헤침으로써 권력 감시에도 큰 역할을 한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언론의 ‘단독’ 표시는 단지 다른 언론사가 다루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 권력 감시나 진실 발굴 보도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단독’
영화 <기생충>에는 반지하와 고급주택이 번갈아 교차한다. 영화 속 반지하의 창문에는 햇살 한 줌이 짧게 스친다. 반면 고급주택의 커다란 통유리창에는 풍만한 햇살이 비치고 그 너머에 푸른 정원이 펼쳐져 있다.창문 하나로 인간의 삶이 달라진다. 이는 비유적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35조 3항은 쾌적한 주거권을 보장하는 국가의 의무를 밝혔다.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현실은 어떨까. <쿠키뉴스> 특별취재팀은 그 질문을 품고 취재를 시작했다. 빈부격차를
‘페미사이드’란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모든 살해를 뜻한다. 여성을 뜻하는 라틴어‘femina’와 살인을 뜻하는 ‘homocide’의 합성어로 1976년 여성주의 작가 다이애나 러셀이 처음 사용했다. 중세의 마녀사냥은 물론 오늘날의 가정 폭력, 젠더 폭력, 스토킹 범죄, 데이트 폭력 등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여성을 향해 일어난 구조적이고 극단적인 폭력이 페미사이드이다.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에서 여성이 살해당한 이후 한국 사회에서도 페미사이드가 수면 위로 올랐지만, 페미사이드에 관한 국내의 연구는 아직 활발하지 않
한국의 정규 교육제도는 획일적인 두발과 교복 규정으로 학생들의 개성 표현을 막는다. 제천의 간디학교는 비인가 대안학교다. 간디의 불복종 정신을 배우는 학교. 기존 교육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공간. <힙학개론>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습이 아닌 자신이 정의 내린 가치를 아는 학생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힙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한국 사회의 보편성을 거부하고 직접 대안을 선택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선택하는 학원, 인터넷 강의 같은 사교육은 선택하지 않았다. 국영수 중심의 수능 준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이하 세저리)이 2023년 3월 입학할 16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원서 접수 기간은 12월 26일부터 1월 6일 오후 5시까지. 세저리는 2008년 개교 이래 ‘정의롭고 실력 있는 기자와 PD’를 키우는 한국 최고의 저널리즘 교육 기관이자 언론인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신입생 모집을 앞둔 지난 9일, 세저리 교수와 학생이 세명대 문화관 4층 단비 서재에 모여 앉았다. <한겨레21> 편집장 출신인 안수찬 교수는 지난해 봄 이 학교에 부임해 네 학기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안 교수와 마주 앉은 학생 네 명 가운데
전편: [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① 청년 장관 많은 나라에 여성 장관도 많다② 여성과 청년이 국가 중대사를 책임지는 나라들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 1편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행정수반 및 내각 구성원의 성 다양성과 나이 다양성을 살펴봤다. 38개국 내각의 여성 비율은 평균 35.6%였고, 39세 이하 청년 비율 평균은 10.3%였다. 한국은 평균보다 7.1년 더 늙은 ‘할아버지 내각’이었고, 여성 비율은 15.0%로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2편에서는 38개 회원국 주요 부처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자본주의 체제는 모든 것을 자본화한다.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본을 극대화하는 경제는 결국 인간의 노동과 감정을 착취한다. 흔히 취미로 돈 버는 시대라고들 한다. 현대 사회에선 쉬기 위한 취미조차 돈으로 환산되지 않으면 폄하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많은 돈으로 환산되는 활동이나 특성이 주목을 받는다.자본주의 사회 속 힙을 이야기하려면 ‘플렉스(flex)’를 빼놓을 수 없다. 플렉스는 원래 ‘구부리다’라는 뜻으로 근육을 과시하는 자세를 뜻했다. 90년대 미국 흑인 래퍼들이 막대한 재산을 과시하는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제 소비를 은근히 자랑하지 않는다. 부유함을 과시하는 플렉스가 흔해졌다.
한국 행정부 수반 및 장관의 평균 연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평균보다 7.1세 더 많다. 여성 장관의 비율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은 주요 부처에 ‘늙은 남성’을 주로 임명했고, 여성과 청년이 주로 이끄는 미래 지향적 부처는 만들지 않았다.<단비뉴스>는 OECD 38개국 회원국 가운데 36개국 이상이 공통적으로 설치한 7개 부처(재무부,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노동부, 교통부, 보건부) 장관의 연령과 성별을 조사했다. 국가마다 명칭의 차이가 있어 공식 영문명을 기준으로 삼아 유사한 기능의 부처를
퀴어(Queer). 기묘하고 괴상하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성소수자를 낙인찍으려는 의도로 사용됐다. 성소수자들은 이를 뒤집었다. 스스로 퀴어라 불렀다. 그러자 ‘개념의 전복’이 일어났다. 이제는 성소수자 전체의 자긍심을 표현하는 단어로 굳어졌다.손가락질 앞에서 오히려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는 자리가 ‘퀴어문화축제’ 또는 ‘퀴어퍼레이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처음 열렸다. 올해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5개 도시에서 차례로 열렸다. 지난 10월 22일, <단비뉴스>는 올해 마지막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제주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