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살던 60대 어머니와 30대 두 딸은 자살을 택했다. 병들고 신용불량자가 된 그들은 마지막 집세를 겨우 남겨두고 ‘죄송합니다’를 연이어 쓰며 가지지 못한 것을 자기들 잘못으로 여겼다. 또 다른 세 모녀는 그들이 가진 것을 자기들 능력으로 여겼다. 대기업 2세를 남편과 아버지로 둔 그들은 ‘돈도 실력’임을 온 직원에게 증명하며 살았다. 세 모녀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죄송합니다”를 기계처럼 되뇌었다. 비극적 결과가 개인 차원으로 나타나는 원인에는 우리 사회가 결과의 책임을 온전히 개인에게 돌리는 데 있다.돈 있는 자들이 마음
정부는 12일 오전 이낙연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제주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소송 철회를 권고하는 법원 '조정안'을 수용했다. 구상금 청구소송은 지난해 3월 제주기지 공사 지연 손해를 이유로 해군이 2016년 3월 개인 116명, 단체 5개를 상대로 34억5000만원의 구상금을 청구한 것이다.이와 관련 법원은 지난달 30일 분쟁의 경위, 소송 경과와 당사자들의 주장, 향후 분쟁이 계속될 경우 예상되는 당사자들의 이익과 손실 정도 등을 고려해 공평하고 적정한 해결을 위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강제조정안)'을 정부로 송달했다. 법원 조
"과학이 파이팅만으로 될까요?"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공청회장.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처리)' 예산안심사를 위해 전문가 진술을 듣는 자리에서 신경민(64)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에게 따지듯 물었다. 앞서 황 교수는 국내 원전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재처리해서 부피와 독성을 줄이기 위해,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 기술개발에 계속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나 반도체 개발비용의 10분의 1 혹은 100분의 1만 투입해도 굉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
지난 14일 오전 11시쯤 충북 제천시 중앙로 제천시민회관 1층.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남학생들과 흰색 블라우스, 치마 차림의 여학생 등 70여 명이 설렘과 긴장감이 섞인 표정으로 로비에서 손님들을 맞았다. 내빈과 관람객 30여명이 도착하자 세명대 이용걸 총장, 천현숙 광고홍보학과장 등 7명이 나란히 서서 빨강 노랑 등 네 가지 색깔이 어우러진 테이프를 가위로 잘랐다. 힘찬 박수와 함께 세명대 광고홍보학과의 ‘색다른 아이디어를 쏟아내다!’ 전시회가 시작됐다.동물이 다 사라져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없다면 “더 이상의 동물이 없는
“이 밀가루요? 제가 개성에서 날라 왔고요. 이 씨앗이요? 저 나진·선봉에서 가져왔어요. (웃음) 한번 드셔보세요.”정갈하게 묶은 머리에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모자를 단정하게 눌러쓴 채광실(41·여) 씨가 손님에게 농담을 던지며 호떡을 건넨다. 14년 전 북한을 탈출한 그가 개성과 나진·선봉에서 호떡 재료를 가져올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이 ‘탈북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푸드트럭 ‘꿈꾸는마차’ 앞에 모여든 손님들은 그의 밝고 친절한 웃음에 장단을 맞추며 호떡과 어묵 등을 사 간다. 금요일인 지난 5월 19일, 경마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
“네덜란드 사람들이 원주민에게 25달러를 주고 허드슨강 유역의 섬을 샀어요. 원주민들은 왜 헐값에 팔았을까요? 땅을 사고팔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던 거예요. 땅은 보석처럼 들고 갈 수도 없는 거잖아요. 25달러를 주겠다니까 좋다고 받은 거죠. 그런데 유럽인들은 땅에 울타리를 치고 땅을 넘어오는 사람은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협박했어요. 여러분은 어떤 게 더 자연스러운 사고방식 같아요? 땅은 상품이 될 수 있을까요?”상품의 두 가지 조건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결론부터 말했다. 법이 어떻게 되어있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아버지는 젊었을 때 마른 체형이었다. 한때 여자아이들이 줄을 섰을 정도라며 보여준 빛바랜 사진에 아버지는 ‘훤칠한 훈남’이었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아버지 모습은 100kg을 넘나드는 풍만한 몸매다. 전환점은 아버지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고 한다. 할머니는 아들이 좀 더 튼튼하기를 바라, 팔뚝만 한 인삼을 다려 꿀에 찍어 먹게 했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식욕이 왕성해졌다. 술도 자주 마시면서 몸이 불기 시작했고 비만에 따른 병도 생겼다. 아들이 튼실했으면 하는 할머니의 ‘열망’은 예상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아베는 왜 다시 교육칙어를 들고 나왔을까요?일본의 '교육칙어'는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이라고 합니다.폐지된 교육칙어를 아베 신조 총리가 70년 만에 다시 부활시키려고 합니다.우리나라 박정희 정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데..짧은 영상으로 알아볼까요?편집 : 김미나 기자
꿈쩍 않는 기득권층 바위에 눌렸던 시민들이 ‘촛불혁명’으로 바위에다 계란 치기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 들어설 정부는 구체제의 부스러기를 정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책 공방보다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몰입하는 지금의 선거 풍토는 자칫 ‘촛불혁명’의 정신이 묻힐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적폐 청산은커녕 ‘통합’이라는 미명 아래 ‘촛불시민’ 대신 기득권층이 한국사회를 여전히 지배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광장에서 외쳤던 민주주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는 직접민주주의의 표본인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아고라 민회와 구한말 독립협회의 종로 ‘만민공동회’와 닮은꼴이다. 거대 제국 페르시아의 침략을 아테네가 물리친 비결은 광장에서 논의된 시민 정치였다. 1898년 3월 10일 독립협회가 주최한 만민공동회 1만여 명 집회 역시 마찬가지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민중의 거대한 힘으로 제정러시아로부터 주권을 지켰다. 탄핵 운동을 전개해 친러 수구파 내각을 사퇴시키고 개혁파 내각을 세웠다. 당시 천대받던 백정 박성춘의 연설은 민주주의에 한 획을 그었다. 민중의 의견을
<조선일보>와 <한겨레>, <경향>을 넘나드는 대한민국 진보 논객 이봉수 세명대저널리즘스쿨대학원 원장.그는 시대정신에 투철한 저널리즘 교육으로 참언론인을 육성하고자 24시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는데...한 편의 시트콤 같은 저널리즘 스쿨의 원장과 제자들 생활상!학생들이 <다큐멘터리 제작실습> 수업을 통해 리얼하게 영상에 담았다. <영상취재 : 곽호룡, 김소영 / 편집 : 김민주>편집 : 황두현 기자
현재 우리 정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은 서로를 믿고 협조했을 때의 결과보다 모두에게 나쁜 결과를 맞게 된다는 역설적인 결론. 자신만의 권력과 이권 챙기기에 눈먼 정치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정치 행위는 그 정당 소속의원과 지지자에게만 미치는 게 아니다. 국민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올바른 답은 자명하다. 여당과 제1야당, 소수정당들이 ‘협치’하는 것이 국민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대한민국 국회는 협치와 거리가 멀다.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 여당으로 분류되고 나머지 당은 야당으
<앵커>10월 29일 처음 촛불을 든 지 31일 만에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 10일에도 광장의 촛불은 타올랐습니다. 대통령 탄핵과 즉각 퇴진의 불길이 다양한 정치사회분야 개혁요구로 옮겨 붙었습니다. 광장 시민정치는 이제 시작입니다. 김민주 기자가 제7차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국민주권 보장 정치ᆞ개혁 요구탄핵안 가결이후 펼쳐진 첫 촛불집회.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에 앞서 즉각 퇴진하라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 나옵니다. 조속히 새정부를 출범시켜 국민주권을 실현할 구체적인 직접
14살 니라 학생은 늘 표정이 밝았다. 항상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 미술, 과학부터 교양 과목까지 뛰어났다. 하지만 니라의 학교생활은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다. 다음날 결혼하기 때문이다.니라는 자카르타 남쪽으로 70km 떨어진 시골, 망가루라는 마을에 산다. 아동 결혼은 이 마을에서 흔하다. 올해 학교를 그만두고 결혼하는 학생은 니라가 벌써 세 번째다.“나는 숨바꼭질 놀이를 좋아해요.” 자기소개 질문에, 니라가 내놓은 답이다. 그런 천진한 소녀 입에서 결혼에 대해 뜻밖의 답이 나온다. “만약 졸업할 때까지 결혼을 기다린
“2년 안에 외국군대를 모두 철수시키겠다.”직설화법의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토해낸 폭탄 발언이다. 미국 군대를 철수시켜 종주국으로 여겨지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선포다. 명분은 자주외교.“나는 미국의 강아지가 아니다. 나는 주권 국가의 대통령이며 필리핀 국민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에서 벌어지는 미·중간 패권 다툼에서 미국의 힘을 빼는 이 발언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동안 동남아시아에서 패권 유지의 교두보로 필리핀을 활용해 오던 미국은 한 방 맞았다. 주변국들은
미국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 사살사건이 잇따른다. 무고한 흑인마저 위협하는 사건들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운동을 촉발시켰다. 미 대선 후보 토론에서도 흑인에 대한 경찰의 편견이 있는지 여부가 논쟁으로 불거졌다.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는 지난 5일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공권력이 투입된 사건을 모두 인종 차별 문제로 비약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 달 26일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모든 사람들은 ‘내재적 편견(Implicit-Bias)’을 갖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