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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은 오염물질 스모그와 같은 것
[Welcome Rain] 우리 안에 지울 수 없는 편견
2016년 10월 15일 (토) 18:26:45 김민주 기자 minju100100@naver.com

미국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 사살사건이 잇따른다. 무고한 흑인마저 위협하는 사건들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운동을 촉발시켰다. 미 대선 후보 토론에서도 흑인에 대한 경찰의 편견이 있는지 여부가 논쟁으로 불거졌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는 지난 5일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공권력이 투입된 사건을 모두 인종 차별 문제로 비약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 달 26일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모든 사람들은 ‘내재적 편견(Implicit-Bias)’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정면 비판이다.

   
▲ 경찰의 흑인 총격 사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자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카혼. ⓒ AP통신

미국 사회에서 인종 차별 문제는 뿌리 깊다. 흑인 대통령이 나왔음에도 미국은 여전히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 인종 차별은 편견을 먹고 자란다. 우리 안에 내재된 편견은 어떻게 작동되는 걸까.

나도 모르는 새 작동되는 ‘편견’, 백인에 긍정적 흑인에 부정적

‘내재적 편견(Implicit bias)’은 두 개의 개념이 통제되지 않은 채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자연스러운 적응 현상이기 때문에 인간의 삶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매일 아침 출근할 수 있는 것, 과일 가판대에 있는 과일들이 더 신선할 것이라고 기계적으로 가정하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폭력적 양상도 띤다. 비무장 흑인에게 총을 겨누는 경찰들이 그 예다.

하버드 경제학 교수 센드힐 물래이나단(Sendhil Mullainathan)은 인종을 독립변수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시카고 대학 경제학자 마리안 베르트랜드(Marianne Bertrand)와 함께 인종을 짐작할 수 있는 이름으로 수천 개의 이력서를 내고 면접 기회 얻는 빈도를 따져봤다. 두 교수는 “Jamel”과 같은 전형적인 흑인이름과 “Brendan”과 같은 백인 이름을 썼다. 결과는 놀라웠다. 같은 이력서임에도 백인 이름이 적혀있으면 1.5배 이상 더 많은 면접 요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래이나단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를 2015년 1월 3일 자 뉴욕 타임즈(NYT)에 <인종 편견, 호의를 갖고 있을 때 조차도(Racial Bias, Even When We Have Good Intentions)>라는 제목으로 실었다. 다음과 같은 예가 눈길을 끈다.

• [Craiglist(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아파트 임대 광고를 보고, 전형적인 흑인 이름으로 메일을 보낼 때 백인 이름으로 보내는 것보다 응답이 더 적다.

• 의사들은 환자들의 의료기록을 보고 심장병에 대해 진단을 내릴 때, 흑인에게 심장카테터법(유용한 치료법)을 추천하는 비율이 적다. 심지어 그들의 병력이 백인 환자와 통계적으로 똑같더라도 말이다.

• 주 의원 가운데 백인들은 흑인 이름에 더 적게 반응한다. 이것은 정당과 관계없이 똑같다.

• 대학교수들에게 연구 기회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낼 때도 백인 이름을 썼을 때 답장이 많다.

• 심지어 eBay 옥션도 마찬가지다. 옥션에 올라온 사진에서 아이팟을 들고 있는 손이 백인일 때, 흑인 손보다 21% 더 많은 제안을 받는다.

편견이 포함된 문화적 메시지를 받아들이며 행동

“사람들은 빠르게 생각하기도 느리게 생각하기도 한다”는 심리학자 데니엘 카너만(Daniel Kahneman)의 말처럼 사람들은 아이팟 종류를 선택하거나 이력서를 쓸 때 느리게 생각하며 몇몇 요소들을 꼼꼼히 챙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빠르게 무의식적으로 결정 내린다. 본능에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빠른 결정은 주변에서 흡수한 고정관념이란 프리즘을 통과한 결과다. 정확한 것과 부정확한 것, 우리가 사용하길 원하는 것들과 우리가 혐오스러워하는 것 모두가 고정관념이 된다. ‘빠른 사고’는 차별을 만든다. 이는 모두에게 공통적이다. 심지어 선한 의도라도 내재적 편견이 깔린다.

2007년 공개된 한 연구는 비디오 게임 시뮬레이션에서 실험 대상자들에게 총을 나눠 주고, 총기 휴대자들을 보면 쏘라고 일러줬다. 몇몇은 범죄자들이고, 몇몇은 무고한 행인들이다. 흑인들이 총에 맞는 비율이 높았다. 심지어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게임 규칙 상 총기를 갖지 않은 흑인에게 쏘면 불리한데도 무의식적으로 흑인에 대한 내재적 편견이 작용한 결과다.

NYT는 ‘내재적 편견’을 인간 삶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지난 5일 <우리 모두는 비록 알고 있을지라도 조금씩 편견을 갖는다(We’re All a Little Biased, Even if We Don’t Know It)>는 기사로 다시 다뤘다.

예일대 심리학자 제니퍼 리치슨(Jennifer Richeson)은 “문화적 편견들은 공기 속 오염물질인 스모그와 같다”며 “문화 속에서 살고 자라는 것은 편견이 포함된 문화적 메시지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단지 백인 경찰관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심지어 우리 스스로에게도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논지다.

내재적 편견을 모든 불평등 설명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

대선후보 클린턴은 우리 모두가 내재적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수면위로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인종 문제에서 내재적 편견은 더욱 주의 깊게 고려해야 된다. 인종은 불평등 문제와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내재적 편견’을 말하지 않는 다면, 우리는 인종차이를 다룰 수 있는 단어를 잃고 만다.

존 제이 범죄심리분석대학 필립 아티바 고프(Phillip Atiba Goff)교수는 “‘내재적 편견’이라는 언어를 없앤다면 불평등을 더 강화시키고, 공정성을 더 약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는 주장을 편다.

그러면서도 고프 교수는 미국 민주당이 내재적 편견을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간 불평등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데 인용하는 것은 주제를 잘못 다루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내재적 편견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돼

클린턴 후보는 경찰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경찰을 대상으로 전면 재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내재된 편견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내재적 편견이 보편적인 인간 심리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대학 심리학 교수 토니 그린월드(Tony Greenwald)는 교육이 역효과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신들의 편견이 제거됐다고 믿고 더 이상 편견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내재적 편견이 형성된 뒤에는 그것을 지우기 힘들다”며 “우리는 영향력이 매우 강하고 설득력 있는 문화 속에 살기 때문에, 단기간에 그러한 영향들을 제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클린턴 후보는 TV 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성급한 판단을 한다. 우리는 스스로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느끼지?’라고 말이다”. 인종 차별에 대한 내재적 편견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무의식 영역의 편견에 의식적으로 이성을 개입시키는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는 시대를 살아간다.

[기사 원문 링크]

We’re All a Little Biased, Even if We Don’t Know It
Racial Bias, Even When We Have Good Intentions


IS, 히잡, 국제유가, 그렉시트, 브렉시트, 스위스 국민소득, 인종갈등, 미국대선, 일대일로, 지카 바이러스, 사드, 북핵... 외신을 타고 매일 쏟아지는 뉴스 소재다. 이를 제대로 모르면 현대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어렵다. 나아가 무역, 안보에서 생존을 보장받기 힘들다. 인류역사가 제국주의 시대로 변모한 이후, 자본과 권력은 국경을 넘어 세계로 뻗는다. 냉혹한 국제 정치, 경제 무대에서 자본(Capital)과 힘(Hegemony)의 논리를 제대로 꿰뚫어야 하는 이유다. 단비뉴스는 <단비월드>를 통해 국제사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표면적인 움직임과 그 이면의 실상을 파헤친다. 난마처럼 얽힌 우리 앞의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세계평화와 인류 행복을 증진하는 열쇠를 얻기 위해서다. (편집자)

편집 :  고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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