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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녀학생, 내일은 빈처(貧妻)
[단비월드] 인도네시아 조혼풍습
2016년 12월 03일 (토) 18:38:52 김민주 기자 minju100100@naver.com

14살 니라 학생은 늘 표정이 밝았다. 항상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 미술, 과학부터 교양 과목까지 뛰어났다. 하지만 니라의 학교생활은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다. 다음날 결혼하기 때문이다.

니라는 자카르타 남쪽으로 70km 떨어진 시골, 망가루라는 마을에 산다. 아동 결혼은 이 마을에서 흔하다. 올해 학교를 그만두고 결혼하는 학생은 니라가 벌써 세 번째다.

“나는 숨바꼭질 놀이를 좋아해요.” 자기소개 질문에, 니라가 내놓은 답이다. 그런 천진한 소녀 입에서 결혼에 대해 뜻밖의 답이 나온다. “만약 졸업할 때까지 결혼을 기다린다면, 배우자를 구할 수 없을 거예요. 신랑에게 기다려달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어요.” 

   
▲ 망가루 지역 소녀들이 아동결혼으로 위험에 처해있다. ⓒ UNICEF INDONESIA

조기 결혼은 이혼, 직업 기회 제한, 가난의 고리

망가루 지역 학교 교장인 박 데니는 어린 학생들에게 결혼이 실제로 무엇인지 경험을 통해 봐왔다. “임신이 뒤따르고, 이혼은 흔해요. 직업 기회는 제한되고 많은 아내들은 결국 가정부나 청소부가 되죠.” 그의 이어지는 말이 귓전에 오래 남는다, “결국 가난이 계속됩니다.”

“부모는 딸들이 결혼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그들이 학교를 졸업해 얻는 이익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들의 자녀가 결혼하면 가정에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거든요” 교장의 말을 다시 풀면 부모의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식이 가난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다.

교장은 니라의 결혼을 막아보려 애썼다. 니라의 부모에게 학교를 졸업하게 해달라고 간곡한 청을 올렸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학생들 중에 아무도 기꺼이 결혼하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아무도 약혼 전에 배움에 흥미를 잃어 보이지 않아요.”라고 들려준다. 결국, 조혼(早婚)이 어린 여학생의 배움을 향한 의지를 꺾는다는 의미다.

조기 결혼 막으려는 학교의 노력은 허사

교장의 책상 위에 니라의 결혼 초대장이 놓였다. 분홍색 초대장의 결혼 메시지를 보며 “제 학생들이 결혼할 때, 교육자로서 실패했다고 생각해요”라고 고개를 떨어트린다. 다른 학생으로부터 신부가 되기 위해 학교를 떠난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교장에게는 시간문제다.

“책임감을 느껴요.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교육자로서 자책이다. 그는 왜 자책하는 걸까? 어린 제자들의 희망에 답이 들었다. 한 명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고, 요리사, 사업가, 의사, 강사... 어른이 돼 갖고 싶은 직업 리스트는 이어진다.  

이런 직업들은 어린 소녀들이 단지 학교를 졸업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진학과 학사 학위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만약 돈이 있다면 대학원에 갈 거예요.” 불행히도, 대학교는 망가루 마을에 사는 많은 가족들이 감당할 수 없는 사치다. 결혼이 오히려 재정적으로 더 건전한 선택으로 보인다. 

데시라는 여학생은 “학생들이 결혼한 친구들과 더 이상 같이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고 들려준다. 이유는 뭘까. “그들은 임신상태이고 아이들 돌보느라 바쁘다.” 데시는 니라가 일단 아내가 된다면 다시 학교에 돌아올 수 없을 거라 믿는다. “그것 자체가 이상”하기 때문이다.

아기를 낳으라고 충고하지만, 임신과정을 몰라

몇몇 친구들은 니라에게 조언한다. “절대 남편과 싸워서는 안 돼요.” 다른 친구가 말한다, “나는 그녀가 곧 아기를 갖길 바라요.” 이 마을에서 새로운 아기에 대한 생각은 매우 흥미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임신을 어떻게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망가루에서 아기를 낳는 것은 위험투성이다. 니라와 같은 어린 친구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건강관리 선택권은 매우 제한적이고, 가장 가까운 의사는 차로 한 시간 떨어져 있다.

이 마을에서 출산할 때, ‘파라지’라는 산파를 찾는 것이 전통이다. 파라지의 시설은 의사와 병원에 비해 열악하다. 산모는 심각한 상처를 입거나 심지어 출산 도중 사망에도 이른다. 한 소년이 실례를 든다. “제 친구는 어렸을 때 결혼했어요. 그녀는 아이를 낳다 죽었어요.”  

대단히 심각한 이야기임에도, 소년들은 니라와 같이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여긴다. 그들 중 아무도 인도네시아의 결혼 제도에 정해진 최저 연령을 모른다.

결혼으로 미뤄지는 소녀의 꿈과 희망

조혼 풍습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학생도 있다. 한 소년이 공개적으로 입을 연다. “소녀들이 14살에 결혼해서는 안 돼요.” “아마도 그녀는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어 할 거예요. 소녀들은 그들만의 꿈과 희망이 있어요.” 

하지만, 니라의 꿈과 희망은 내일 이후로 미뤄진다. 

그녀의 미래 남편 파딜은 그녀보다 9살 많다. 현재 무직이다. 이 커플의 정확한 계획도 물론 없다. 그런데도 니라는 그와 결혼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확신한다. 

“신이 나를 그의 아내로 보냈어요, 이것은 운명이에요.”

인도네시아는 여섯 명 중 한 명의 여자아이가 18살 전에 결혼한다. 학창시절이 갑자기 끝나고 다음 세대까지 가난이 대물림되는 가난의 고리가 언제쯤 끊길까.

[기사 원문 링크]

<Today a student, tomorrow a b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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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송승현 기자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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