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조물주의 정교한 설계에 따라 늘 바람직한 쪽으로 발전해온 걸까?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는 ‘눈먼 시계공이 수만 번 실패하다 우연히 시계를 고치는 것처럼’ 요행수와도 같은 선택에 의해 인류의 진화가 결정된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잘못된 선택으로 나쁜 형질이 유전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줄달음 선택(Runaway Selection) 이론'이다. 어느 부족에서 여성들이 배가 나온 남성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100년 후에는 해당 집단의 남성들 대다수가 그런 외모를 갖는다는 얘
날씨는 차갑지만 사랑은 충만한 시기다. 걷는 곳마다 성탄절을 기념하는 트리와 캐롤을 보고 들을 수 있어 더욱 그렇다.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이하 트리축제)'가 지난 1일부터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광복동 거리 역시 가족, 연인들로 성황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트리축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광복동 일대에서는 '빛의 평화'를 슬로건으로 거리공연, 크리스마스 스타 찾기, 새해소망을 소망카드에 적는 소망트리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축제의 거리도 지난해보다 1160m 늘어나 곳곳에서 화려한 조명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전쟁터에 나가는 기분이에요.”올해 여덟 살인 민성이(가명)의 엄마 이은진씨(37ㆍ가명ㆍ인천시)는 또래보다 좀 늦된 줄로만 알았던 민성이가 4년 전 자폐판정을 받은 뒤 가족의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민성이는 시도 때도 없이 뛰어다니며 물건을 부수거나 몸에 상처를 낸다. 24시간 옆에 붙어있어도 언제 어떤 돌발행동을 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자폐 아동 키우는 전쟁 같은 삶“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이건 뭐, 훈련 안 된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거나 다름이 없어요." 민성이가 지난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지난달 22일부터 광안리 해수욕장 밤하늘을 수놓았던 제7회 부산세계불꽃축제가 29일 막을 내렸다. 매년 축제기간이 짧게는 1일, 길게는 3일간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9일간 불꽃을 터뜨려 시민과 관광객을 즐겁게 했다. 기간이 길어진 만큼 비보이 댄스, 전통민속놀이 한마당, 한류나눔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이어졌다. 불꽃축제 피날레가 있던 29일에는 비가 쏟아졌지만 광안리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은 190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관람객수가 200여만 명이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규모에서 뒤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폐막식 전부터 광안리
부산은 영화인과 영화팬들에게 ‘집단기억의 장소’이다. 남포동과 충무동 일대 기억의 장소들은 이름마저 생소한 센텀시티로 분산되겠지만, 추억마저 옮겨갈 수는 없는 일. 사람들은 ‘스타의 거리’와 ‘영화제의 거리’를 거닐며 흘러간 스타와 영화를 기억하고,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의 오늘과 미래를 보게 될 것이다. 올해 16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근사한 전용관을 갖게 된 데다 개막작 <오직 그대만>이 예매 7초 만에 6만 객석이 매진되는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아시아 최대 영화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형 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김현승).시인이 아니라도 나날이 짧아지는 가을 햇살을 보노라면 뭔가 보람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산과 들판은 이제 가장 한국적인 풍경으로 바뀌고 있고, 지방도시에서는 저마다 특색을 살린 축제들이 한창이다. 이런 때 가을을 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배낭 하나 메고 출발하면 전국이 축제장. 풍경 따라 입맛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10월 지역축제를 소개한다. 풍물 따라 입맛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계절인 가을에는 무엇보다 먹을
박경철(KBS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신영복 교수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여름 징역살이’를 묘사했는데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 느끼게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없는 사람 살기에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실제로 쪽방에 사는 빈곤층의 경우 여름은 고문일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전기 요금이 무서워 선풍기도 못 트는데, 호화주택에 살면서 전기를 매우 저렴하게 공급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음 주에 전기요금 인상안이 발표된다고 하는데 에너지 불평등문제도 고려해서 개선안을 마련해야할 것 같습니다.
수컷이 화려하게 진화한 것은 성선택의 결과“수컷이 암컷보다 화려한 건 여러 상대와 교미하기 위해서입니다. 화려하고 멋있는 수컷은 포식될 위험이 커서 생존엔 불리하지만 암컷을 유혹해 번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죠.”전중환 교수(경희대)는 암컷과 수컷의 교미와 관련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제일 화려한 형질을 가진 수컷은 암컷의 선택을 받는다. 따라서 수컷은 대개 다른 수컷과 경쟁하거나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정교한 구조를 지닌다. 이러한 형질은 짝짓기를 통해 자손에게 유전된다. 짝을 얻는 데 적당한 형질만이 자손에게 남아서
호프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오준석(20·가명)씨는 얼마 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주인에게 크게 혼이 났다. 주문을 잘못 알아들어 손님에게 엉뚱한 음식을 가져다 준 것이다. 오씨는 평소에도 주문을 한 번에 잘 알아듣지 못하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 호프집 주인은 이런 그를 못마땅해 하고, 오씨는 해고될까봐 조마조마 하다.육군 모 부대에서 행정병으로 군무 중인 박성훈(22·가명)일병은 근무 중 전화가 울릴 때마다 긴장한다. 전화기 너머 목소리가 잘 안 들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주변이 시끄럽기라도 하면 상황은 더 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