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었던 지난 25일 낮 하나로마트 정문은 닫혀 있었다. 마트를 찾은 주민들은 노사 단체협상 중인 관계로 주말에는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읽고 발걸음을 돌렸다. 마트 오른편에는 천막이 있었고 그 안에는 노조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조합장이 갑질을 했다고 비판하며 지난 22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농협 건물 양옆에는 조합장의 갑질을 규탄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지난 8일 충북 제천시에서 전국적으로도 드문 ‘10선(選) 조합장’이 배출됐다. 홍성주(70) 봉양농협 조합장은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되며 충북도
너무 예상 밖이라 ‘이상한 시도’라고 불리는 방송이 있다. jtbc가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피크타임>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 절정을 맞이하지 못한 아이돌들이 주인공이다. 오디션 사상 최초 팀 단위 대결 방식이며 이미 데뷔한 아이돌이 연차, 팬덤, 소속사, 팀명까지 전부 내려놓고 경연을 펼치는 서바이벌이다. ‘절정을 맞이할 시간’, ‘우리를 보여줄 시간’이라는 슬로건은 프로그램 제목 <피크타임>과 꽤 잘 어울린다.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이미 이전 작품인 <싱어게인>에서 이상한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싱어
지난 23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림비전센터 대회의실에서 ‘2022년 경북·강원 대형 산불 1년을 말하다’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사단법인 생명의숲과 한국환경회의가 주최한 이 토론회는 지난해 3월 경북·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의 배경과 산림 복원 현황을 돌아보고 재발 방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등에서 일어난 산불은 ‘1986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후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로 기록되면서 서울 면적의 40%에 달하는 2만 4,319헥타르(ha)의 숲을 태우고 2천여억 원의 재산 피
전편 : [카미야마 마을의 비밀] 상편 - 청년들이 몰려드는 시골 마을일본 시코쿠섬 도쿠시마현에 위치한 카미야마 마을은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문제에 직면했던 작은 산골마을이다. 1995년 2만 명이 넘던 마을 인구는 지난 1월 기준 4846명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카미야마는 마을 자체 인구는 줄더라도 외부 인재의 유입으로 인구 구성의 질을 높이는 ‘창조적 과소’ 전략으로 지역 소멸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카미야마는 1990년대 해외 예술가들을 마을에 초청해 마을 주민들과 교류하며 예술 활동을 하게 하는 국제교류
충북 단양군이 설립해 운영하는 단양장학회가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모든 학생에게 1인당 100만 원의 축하금을 주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모든 대학 입학생에게 입학 축하금을 주기로 한 것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문근 단양군수가 새로 장학회 이사장에 취임하면서부터다. 올해부터 생긴 ‘입학 축하금’이 논란이 된 것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조기 취업하거나 중장비 등 전문기술을 습득하는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전문대를 포함한 모든 대학 합격자에게 100만 원씩
서울 영등포역 인근 골목에는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다. 청소년 통행금지·제한구역은 윤락가나 유흥가 일대를 대상으로 지정된다. 없애야 하는 구역이지만 그러지 못해 청소년의 통행을 24시간 금지하는 것이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되고 대대적인 단속과 처벌이 이뤄졌지만, 19년이 흐른 지금도 성매매 집결지가 몇 곳에 남아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전국 성매매 집결지 수는 2004년 35개, 2016년 24개, 2021년 15개, 2022년 14개로 감소하는 추세다. 그중 영등포 ‘수도골목’은 서울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다. ‘수도골목’이란 이름은 영등포역 앞에 있던 수도여관에서 유래했다. 수도여관은 이제 사라졌지만, 좁은 골목은 성매매가 이뤄지는 무허가 건축물로 가득하다. 그곳에는 유리방 35곳, 휘파리 20곳, 쪽방 11곳으로 총 66개의 업소와 146명의 성매매 여성이 있다. 유리방은 유리문 안에서 성매매 여성들이 호객하는 형태의 업소로 주로 20, 30대 여성들이 종사하고, 휘파리는 중장년 여성들이 종사한다. 이러한 집단적 성매매 장소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인 박연진은 “왜 없는 것들은 인생에 권선징악,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라며 입꼬리를 비틀어 웃는다. 이 드라마가 폭발적 반응을 얻은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돈의 힘으로 징벌을 피하고 떵떵거리던 악당들이 결국 대가를 치르며 파멸하는 모습을 통쾌하게 보여줬기 때문일 테다. 그러나 학교와 경찰이 내팽개친 ‘인과응보의 정의’를 피해자가 사적 복수로 구현한 이야기에 열광하는 우리를 돌아보는 심정은 착잡하다. 사법·행정 등 현실의 공적 제도에 관한 불신이 그만큼 커 보여서다.장르는 다르지만
'아시아 최초'.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미셸 여'의 소식이 화제입니다.오늘 소나기 경제학자 특집에서 다룰 인물도 '아시아 최초' 기록을 달성한 경제학자입니다.인도 벵골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로, 아시아인 최초로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입니다.불평등과 빈곤 연구의 대가인 센은 '경제학계의 테레사 수녀'라 불렸습니다.오늘은 아마르티아 센은 어떤 사람인지, 1분 안에 알아보겠습니다.세차게 내리는 시사용어 소나기, 그 다섯 번째는 '아마르티아 센'입니다.
지난달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3가 막을 내렸다. tvN에서 오리지널 시즌9를 마지막으로 종영한 뒤 쿠팡 플레이로 돌아온 SNL 코리아는 리부트 시즌1에서 ‘주 기자가 간다’ 코너로 큰 인기를 얻었다. 시즌3에는 ‘MZ오피스’라는 코너가 화제였다. ‘MZ오피스’는 이른바 ‘MZ’(엠지) 세대가 주류인 가상의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콩트다. MZ세대는 대략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세대를 구분하는 정확한 개념이기보다는 마케팅 용어로 처음 사용되어 미디어에서 자의적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제1 간담회실에서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주제로 정·관·학·업계와 시민단체가 참여한 토론회가 열렸다. 동물복지국회포럼과 위성곤·윤미향·윤준병 의원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뿐 아니라 소·돼지·닭 등 농장동물의 복지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일본 시코쿠섬 도쿠시마현의 중심역 도쿠시마역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가량을 달리면 어느 순간 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넓은 도로는 점점 좁아지고 잔잔히 흐르는 아쿠이강(鮎喰川) 너머로 빽빽한 삼나무 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뱀처럼 좁고 구불구불하게 난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족히 100년을 넘은 목조 건물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도쿠시마현 동쪽에 자리한 카미야마(神山) 마을이다.카미야마 마을은 일본의 다른 지역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인구소멸 문제에 직면한 전형적인 과소(過疏) 마을이다. 1955년 약 2만 1천 명으로 정점으로 찍은 카미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의 전자제품 수리공장 ‘인라이튼 리페어 팩토리’.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치는 10여 명 전문가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공장 곳곳에 나사, 플라스틱 먼지통 등 부품과 송곳, 드릴 등 도구들이 쌓여있고 대형 선반에는 청소기 등 수리를 기다리는 가전제품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곳은 폐기장으로 갈 수도 있는 전자제품을 되살려주는 서비스 ‘배터리뉴’(Better Renew)를 운영하는 소셜벤처 인라이튼의 사무실이기도 하다.왕년의 전파사 장인들이 모인 가전제품 수리공장 신기용(36) 인라이튼 대표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국에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건축물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강원도 46곳, 충청남도 44곳, 경기도 41곳, 충청북도 31곳 등 총 322곳이다. 이 가운데 중단된 지 10년이 넘은 장기방치 건축물은 229곳이다. 장기 방치된 공사장이나 건축물은 진행하던 공사를 마무리하거나 아예 새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근 주민들이 보기에도 좋지 않고 범죄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안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어떤 공사장은 실마리가 풀려 문제를 해결했다. 2010년 11월 공사가 중단됐던 서울시 도봉구 창동민자역사는 기존 시행사가 회생 절
프롤로그 :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 ① 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② 내전의 아비규환에서 탈출한 티기스트③ 정부 탄압에 맞선 소수민족의 청년 아웅사④ 군부를 피해 민주주의를 찾아온 하산⑤ 내전으로 가족과 이별한 하산⑥ 죽음이 기다리는 고국을 떠나온 이스마일어려울 난(難), 백성 민(民). 재난이나 박해 따위를 당해 곤궁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소수민족이라는 이유로, 종교나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받고 차별당한다. 한국 사회도 난민들을 마주했다. 2018년에는 내전을 피해 500여 명의 예멘인이, 2021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허위·조작정보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에 바이러스 외에도 기승을 부리던 게 하나 있다. 바로 잘못된 정보를 담은 ‘허위·조작정보’다. ‘표백제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 ‘소 배설물을 바르면 코로나가 없어진다’, ‘마늘을 먹으면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등등은 모두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코로나19와 관련된 잘못된 주장이다. 2020년 3월,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코로나19를 둘러싸고 퍼지는 허위 정보들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인포데믹(infodemic)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12년이 된 11일 오후 2시, 부산 부전역 인근 송상현광장에서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탈핵행진’이 열렸다. 환경운동연합, 한국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비롯한 20여 단체 회원 등 시민 7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한 것과 관련, ‘원전 참사의 피해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우리 정부가 부산 고리원전 2호기 등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기록하거나 이를 제시하는 보도다. 미국 솔루션스 저널리즘 네트워크(Solutions Journalism Network, SJN)가 제시한 솔루션 저널리즘의 핵심 가운데는 ‘복제 가능성’이 있다. 다른 이들이 따라 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뒤집어 보면, 비슷한 문제를 이미 겪은 이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소개하는 것도 훌륭한 솔루션 저널리즘이 될 수 있다. <시사인>이 그 전형을 보여줬다.지난해 10월 29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서 대규모 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