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발한 지 123일이 지났다. <단비뉴스>가 미얀마 민주 항쟁 기록을 영상으로 정리했다. 영상에 담긴 사진은 미얀마 현지의 시민들이 찍어 SNS 공유한 것들이다. # [미얀마 민주항쟁 연속보도] 보기① 여기, 사람이 죽고 있습니다② 미얀마 내전 임박, 괴롭지만 항쟁 못 멈춰③ 총성 커져도 끈질긴 저항, 100일의 기록 ⑤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의 증언 편집 : 김신영 기자
김시원(가명) 씨는 지난달 20일 푸른나무재단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도움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교폭력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그는 언론 앞에서 자신의 피해 경험을 털어놨다. 김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언어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가 눈을 떴을 땐 병원이었다. 죽음은 면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학교에서 그를 도와준 이는 없었다. 김 씨는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학교 선생님에게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믿을 수 없다’, ‘그냥 넘어가자’는 말이었다. 선생님의 외면 이후 더 이상 기댈 곳이
2020년 기준 가해학생 특별교육기관은 7,196개로 확인됐다. 그에 비해 피해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피해자 전담지원 기관은 139개에 불과하다. 피해자 전담지원 기관은 2019년 49개에서 1년 만에 2.8배 늘었다.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 정민재 사무관은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관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전담지원 기관을 늘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맑음센터 정세미 선생님은 “현재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위한 기관을 보면 피해자 보호와 치유, 회복이 부차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전보다 피해자 전담
충북 괴산군 문광면에 사는 이애란 씨는 임신 9개월 차다. 괴산에 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가 없기 때문에 그녀는 매번 50분 씩 걸리는 거리를 다니며 정기 검진을 받았다. 차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대전에 사는 정예경 씨도 괴산에서 임신 기간을 지내면서 매번 대전으로 산부인과를 다녔다. 그녀는 저출산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병원부터 잘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흔히 지역 의료 격차를 얘기하면 노인 세대의 의료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역민들이 겪는 의료격차는 지역에 사는 모든 세대가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4년 전, 충북 괴산군 동부리에 사는 추영자 씨는 일을 하다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괴산 지역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컴퓨터 단층촬영, 즉 CT를 찍었는데, 의사는 별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추 씨의 증상은 더 심해졌고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서야 제대로 진단받을 수 있었다.괴산에 사는 윤명희 씨 역시 오진으로 병세가 더 악화됐다. 오한이 들고 가슴과 등이 따끔거려 잠을 자기도 힘들었던 윤 씨는 지역의 병원 세 곳을 찾아갔다. 모두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고, 충북에서는 대형 병원이 몰려있는 청주에 가서야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서울은 대한민국 수도에 걸맞게 정치, 경제, 문화 시설들이 모여 있다. 서울에 모든 것이 있으니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조선 시대부터 늘 그랬다. 다산 정약용 선생도 아들에게 절대 한양 사대문을 떠나지 말라고 말을 남겼을 정도다. 반면에 경치 좋기로 유명한 충북 단양은 어떨까? 2만 8천여 명의 군민이 사는 단양에는 없는 것이 많다. 영화관이 없어 문화생활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종합병원도 없고 안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의원도 없다.사람들은 인구가 적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병원 운영에도 경제적인 부분을 간
충청북도는 의료 취약지다. 2017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의료실태조사'를 보면 충북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10만 명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가 58.5명으로 가장 높다(전국 평균 50.4명). '치료 가능 사망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면 숨지지 않았을 사람이라는 의미다. 충북에 노령 인구가 특별히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 노령 인구가 많아서 생기는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연령표준화 사망률'을 기준으로 봐도 2019년 충북의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335.8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30.4명
충청북도의 여러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들에는 없는 진료과가 많다. 단양, 괴산, 보은에는 이비인후과가 없고, 단양, 음성, 증평, 괴산, 보은, 옥천, 영동에는 피부과가 없다. 단양, 음성, 증평, 괴산, 보은, 옥천에는 분만시설이 없어서 지역민은 '원정출산'을 가야 한다. 지역에 병원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다. 민간이 적자를 보면서 병원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지역민의 건강권이다. 수요가 적어 병원이 문을 닫으면 지역민은 어쩔 수 없이 '원정진료'를 받는다.정부와 지자체들은 지역 의료격차를 메우기 위해 이런저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아프면 서울이나 대도시로 가야 한다. 그 지역에 제대로 된 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삐뽀삐뽀> 취재팀은 1~3화에서 가까운 곳에 병원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충북 주민들 사연을 전했다. 산부인과가 없어서 매번 50분씩 걸리는 거리를 오가야 하는 충북 괴산의 임산부, 안과가 없어 2주에 한 번씩 진료봉사 오는 선생님을 기다리는 단양 주민도 있었다. 지역에 병원이 생기더라도 유지가 어려워 금방 폐원하고 마는 현실. <삐뽀삐뽀> 취재팀은 의료진과 전문가들을 만나 지역에 민간병원이 들어서지 못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민
의료를 시장에만 맡기면 수익 구조 상 지역의 병원은 살아남기 힘들다. 그렇게 만들어진 ‘의료 사각지대’에서 고통은 모두 지역민들의 몫이다. <삐뽀삐뽀> 취재팀이 이번에는 사는 지역과 무관하게 국민 모두 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 서비스를 집중 조명했다. 2019년 기준 국내 공공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5.5%에 해당한다. 공공의료 병상 수는 OECD 가입국 평균 71.6%에 한참 떨어지는 9.7%다. 취재팀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가 왜 이렇게 허술한지, 무엇이 개선돼야 하는지 살펴봤다.우리나라는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을
지역에서 민간에만 의료를 맡기면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의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역 주민의 건강권을 보전하려면 공공의료 확충이 필수라는 건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공공병원을 짓는다고 무조건 진정한 공공의료가 확충되는 것은 아니다.충북 제천의 인구 1000명당 일반병상 수는 17.6개로, 전국 평균 13.6개보다도 많다. 그런데도 치료가능 사망률이나 뇌혈관질환 사망률 등은 전국 평균보다도 높다. 제천 같은 지역에 필요한 건 공공병원을 지어서 이미 충분한 일반병상을 더 늘리는 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센터 같은 필수 의료
3평(약 9.9㎡)짜리 정사각형 방안.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나연(28·여·가명) 씨는 2018년 봄부터 2020년 여름까지, 그 안에만 있었다. 가로 1.5m, 세로 2m 크기의 침대에 누워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다음 2021년 봄까지는 가끔 집을 나서 도서관에 혼자 앉아 있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은둔 생활을 하는 3년 내내 거의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았다. 함께 사는 부모와도 대화를 피했다.은둔에서 탈출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김 씨는 그 시절을 생생히 기억한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었어요.” 책상 위에는 은둔 생활 내내
2014년 겨울, 네팔에서 고용허가(E-9) 비자로 한국에 들어왔다. 네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살고 있다. 현재 청바지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전에는 인천 와이어 공장과 경기도 평택 플라스틱 공장, 충남 천안 나사 공장 등에서 일했다. 그동안 임금 체불, 욕설, 폭행 등을 당했지만 네팔에 있는 부모, 아내, 그리고 두 아들을 위해 버텼다. 한국에서 겪은 차별의 이야기를 담아 노래 가사를 쓰고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주민에게 불러줄 노래다. 고향에 돌아가면, 네팔의 인권 신장을 위해 일할 생각이다. 2
<단비뉴스>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지난 7월부터 충북지역 의료격차 문제를 취재해 총 6편의 영상 시리즈 <삐뽀삐뽀>를 제작했다. 충북은 전국에서 치료가능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2019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 인구 10만 명 중에 46.95명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조기에 사망했다. 전국 평균인 41.83명보다 5명 정도 많다. <삐뽀삐뽀>팀은 1~3편을 제작하며 지역 의료격차를 수치가 아닌 살아있는 이야기로 만났다. 충북 괴산에 사는 임산부가 산부인과에 가기 위해 편도 50분이 걸리는 거리를 오갔고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유정(29·여·가명) 씨는 2019년에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휴학했다. 생활비가 없었다. 족히 백만 원은 넘게 들어갈 미술대 졸업전시 비용도 마련해야 했다. 학교에 가는 대신 중소기업에서 일했다. 온갖 일을 맡았다. 제품 디자인, 웹 페이지 구성, 판매 기획까지도 했다. 김 씨는 정규직도, 계약직도 아니었다.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였다.그 사이 대학 동기들은 인턴이 됐다. 그들은 체계적으로 ‘스펙’을 쌓아 좋은 기업에 취직했다. 김 씨에겐 당면한 생계가 더 무거웠다. 매력적인 이력이 될 만한 일을 구할 시간이
‘한센인’은 한센병을 앓고 있거나 병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나균이 피부나 말초신경으로 침투해 얼굴과 사지에 변형을 일으키는 것이 한센병이다. 한센인은 신체 일부가 변형된다는 특징 때문에 일제강점기부터 격리의 대상이 됐다. 국가에 의해 강제로 외지에 보내지거나 병원 근처에 마을을 이뤄 살았다. 교회 등 종교단체 소유의 땅에 모여 사는 이들도 있었다. 질병관리청이 펴낸 <2021년 한센병사업 관리지침>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형성된 100여 개의 한센인 정착마을은 2021년 4월 기준 82개만 남아있다.정착마을은 1960년대부터
키 163센티미터(cm). 몸무게는 100킬로그램(kg)을 넘나든다. 체질량지수(BMI) 37로 고도비만이다. 혜영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고도비만이었다. 혜영 씨에게 어머니가 하는 이야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살 빼.” 중학생 때는 한약을 먹었다. 고등학생 때도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았다. 번번이 속이 메슥거렸다. 미성년자가 먹기에 너무 독한 약이었다. 혜영 씨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PD를 꿈꾼다. 올해 여름부터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의 FD로 일하고 있다. 고된 일인데다 통근에 왕복 4시간이 걸리지만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