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한 편에 세워진 파란색 컨테이너에서 업사이클링 제품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소속 15개 기업이 참여해 버려진 유리병과 포댓자루, 쓰고 남은 자투리 천, 처치곤란 현수막 등으로 만든 액세서리, 가방, 시계, 의류 등의 제품을 전시·판매했다. 컨테이너 밖 천막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의 장도 마련됐다.2013년 가을에 출범한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는 업사이클링을 테마로 한 20여 개의 기업으로 이루어진 단체다. 활용 가능한 소재 개발, 디
얼마 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신기한 공통점을 찾아냈다. 언젠가부터 누군가와 밖에서 밥을 먹을 때면 늘 술잔도 함께 기울인다는 점이다. 처음 만난 어색한 사람은 물론이고 친한 친구나 가족하고도 마찬가지다. 친구들과 나는 밥만 먹고 헤어지면 속 깊은 대화를 미처 다 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을 느낀다는 데 공감했다. 예전에는 밥 한 끼만 같이 먹어도 친해진 것 같은 유대감을 느꼈는데, 어느 순간 밥만으로는 뭔가 부족함을 느끼기 시작한 거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하는 말도 “밥 사줘”가 아닌 “술 사줘”가 되었다.밥의 위상이 술에
올 2월, ‘황사마스크’와 구강청결제 판매량이 급증했다. 병원에는 기관지염이나 감기 환자 등이 꽤 늘었다. 반면, 길거리 노점상에는 손님이 뚝 끊겼다. 하늘을 가득 메운 미세먼지 탓이었다. 미세먼지에 따른 대기오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연간 300만 명에 이른다. 대기오염이 특히 심한 중국이 40%를 차지한다.허파꽈리를 공격하는 보이지 않는 먼지들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10μm보다 작은 먼지다. 대기에 떠다니는 100μm 이하 전체 분진을 통틀어 총부유먼지(TP
미국 저널리스트 앨런 와이즈먼은 <인간 없는 세상>에서 인류가 사라진 지구의 모습을 예측했다. 과학적 분석과 발로 뛴 상세한 조사 끝에 드러난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카드뮴 같은 중금속 물질이 완전히 씻겨나가는 데는 7만5천년이 걸리고 이산화탄소가 인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10만년이 넘게 걸린다. 동물에게는 훨씬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인류 없는 지구에서 생태계는 ‘자연을 파괴하는 존재’ 없이 새 출발을 한다.앨런 와이즈먼의 묘사는 경이로우면서도 섬뜩하다. ‘인간 따위’가 존재하지 않아도 문제없
똥을 눈다. ‘풍덩.’ 똥 떨어지는 경쾌한 소리. 변기 레버를 내리면 물이 세차게 흘러들어 소용돌이치며 내려간다. 내 몸에서 나온 배설물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변기와 배수구는 내 위와 창자를 닮았다. ‘쿠루룩 쿨쿨’ 무엇이 내려가는 소리도 비슷하다. 하얀 변기에는 깨끗한 물이 다시 찰랑거린다. 내 기분도 관장을 했을 때처럼 개운하다.수세식 변기가 생기기 전, 똥은 으레 밭으로 가는 소중한 자원이었다. 뒷간의 똥을 퍼서 밭에 뿌리면 좋은 거름이 됐다. 동네 골목마다 “퍼~” 소리를 지르며 똥지게를 지고 다니는, ‘똥 퍼주는
27살 생일 맞은 한살림의 성공비결협동조합을 쉽게 만들 수 있게 하는 협동조합기본법이 2012년 12월 1일 발효됨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협동조합 설립 붐이 일고 있다. 그러나 그런 붐을 걱정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런 때 지난 12월 4일로 27살 생일을 맞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은 지속 성장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한살림의 생산 현장에서 유통 경로와 최종 소비자까지 성공비결을 추적해보았다.조합원 수가 35만명이나 되는 한살림은 생명농업을 바탕으로 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통해 ‘지구를 살리는 뜻깊은 생활실천’이라는 가
마이산과 부귀산이 내려다보듯 먼발치에 둘러서 있고 작은 하천이 흐르는 조용한 원연장마을. 전북 진안에서 전주로 가는 26번 국도 초입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평범한 시골이었던 원연장마을은 이제 해마다 5월이면 뒷산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꽃잔디 축제’로 관광객 홍역을 치른다. 오늘의 원연장을 이끈 산증인인 신애숙(51) 이장은 이 마을에서 ‘꽃다운 청춘’이다.“주민의 절대다수가 70~80대 어르신이에요. 제가 우리 마을의 유일한 50대고 막내지요.”특유의 털털한 웃음만큼이나 신씨의 말투와 행동은 시원시원하다. 웬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세운 한국인 명단을 연일 발표해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비상임). 우리나라 방송 탐사보도의 개척자 중 하나로 꼽히는 그가 지난 2월말 한국방송(KBS)에 사표를 낸 뒤 곧바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의 전임교수로 부임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오랜 기자 생활의 실전 경험과 탐사보도 노하우를 ‘실력 있는 후배 언론인’을 키우는 데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열강 중이다. <단비뉴스
안정적인 직장을 때려치웠다. 높은 봉급도, 여유로운 시간도 포기했다. 대신 선택한 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고된 작업. 남들은 의아해할 선택을 기쁘게 결정한 두 사람은 다큐멘터리 <자연농>(The Final Straw)을 제작중인 패트릭 라이든(31)과 강수희(29) 감독이다.“‘지속 가능한 세상’에 대한 고민이 이 작업을 함께하게 만들었죠.” 다큐 <자연농>은 ‘국적을 초월한 고민’이 낳은 프로젝트다. 국적도, 성별도, 살아온 삶도 다른 두 사람을 의기투합하게 만든 것은 환경, 생명, 지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었다. 서울
강호동도 이수근도 최강창민도 아니었다. 지난달 23일 방영된 한국방송(KBS) <우리 동네 예체능>의 주인공은 '탁구'였다. 3회차인 이날 방송은 7.0%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3주 연속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9일 첫방송 6.2%, 16일 6.5%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보통 신생 예능 프로그램들은 진행자(MC)나 출연진의 화려함으로 이목을 끌곤 한다. 에스비에스(SBS)의 <고쇼>가 그랬고, <화신>이 그랬다. 그러나 <화신>과 동시간대에 편성된 <우리 동네 예체능>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