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참여연대 140명 회원으로 출범

“권영웅 회원님 와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이 멋쩍게 웃으며 일어서자 박수가 쏟아졌다. 행사장에는 참석한 시민 전원의 이름이 차례차례 소개되고 있었다. 풀뿌리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단체가 제천에도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제천참여연대 창립총회와 출범식이 1일 오후 7시 제천시 청전동 코렉스부페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는 90여명의 회원과 관계자들이 참석해 출범을 축하하고 참여를 다짐했다.

공동대표에 이석태 전 세명대 교수, 이철수 판화가, 김한기 신부

창립총회에서는 이석태 전 세명대 교수가 상임대표로, 청전동성당 김한기 주임신부와 판화가 이철수 화백이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이석태 상임대표는 “제천에 정파성이나 특정 주제 없이 이렇게 포괄적인 시민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올해 회원 수 300명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천참여연대가 정책감시와 매니페스토 운동, 후보 검증 등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 이철수 화백이 제천참여연대 공동대표로 선출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김연지

이철수 화백도 “제천참여연대는 편가르기를 하거나 비판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합의를 끌어내 합리적 대안을 찾는 일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며 앞으로 제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제천참여연대에는 주부, 자영업자, 농업인, 의사, 교사, NGO 활동가, 문화예술인 등 각계 각층의 시민 14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제천고 1학년생 “세월호 참사 보며 참여 결심”

이 날 행사에 참석한 제천고 1학년 권영웅(17) 군은 “평소 청소년의 정치 참여와 시민단체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며 제천 참여연대에 가입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로 또래 친구들이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본 것도 시민단체에 힘을 보태게 된 이유다.

함께 온 제천고 교사 류효숙(47) 씨는 권 군이 세월호 사고 이후 친구들과 함께 ‘추모의 벽’을 만드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자발적인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참여연대를 소개해줬다고 전했다. 권 군은 “정부의 무능함을 제대로 보게 됐다”며 “비록 학생이지만 국가의 권력을 감시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주부 권연상(59) 씨도 “참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참여연대가 소외계층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방선거 후보토론회 열고 시∙의회 감시활동 

제천참여연대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를 대상으로 한 주민패널초청 후보토론회와 매니페스토 협약을 통한 공약 이행 모니터링 활동, 지방정부 정책 및 예산 참여, 지방의회 감시 활동 등 시민들의 권익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시민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 제천참여연대 회원들이 출범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김연지

이 날 사회를 맡은 유윤식 집행위원장은 “모든 역사는 변방에서 시작된다”며 “변방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중앙의 역사를 바꿔 낸다”고 했다. 유씨는 또 “앞으로 제천참여연대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따뜻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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