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택배 기사 5명이 숨졌다. 사망한 택배 기사들은 추석 성수기에 택배 물량이 몰려 과로에 시달렸다. 정부는 추석 연휴 동안 택배 분류작업에 인원 1만여 명을 고용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투입인력은 20%에도 못 미쳤다. 이런 미봉책으로는 택배 기사들의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없다. 택배 기사의 과로는 사용자와 고객의 이익에 기형적으로 편중된 노동구조에 기인한다. 그러한 구조적 문제를 고치지 않는 한 우리는 그들의 사망소식을 더 자주 들을 수 밖에 없다. 택배 기사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갈수록 그 주기가 짧아지는 건 노동자들
충북 제천 세명대 부동산학과에 재학중인 이세환(23, 경기 성남시 이매동) 씨는 지난 1월, 10개월 치 월세를 한 번에 내는 연세(年貰) 방식으로 학교 근처 원룸을 계약했다. 1년치 방세를 한꺼번에 내는 것이 꺼림칙해 다른 데를 알아봤지만 예외없이 연세계약이라 어쩔 수 없이 480만원을 주고 계약했다. 그는 계약서에 원룸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날인 2월 24일 입주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이 연기되면서 방을 비워 둔 채 한 달을 보냈다. 짐도 가져다 놓지 않은 상태였다.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학교 강의가 온라인 수업으로
“처음에 가해자가 제 나체사진을 찍었다는 걸 알고 나서 경찰서에 갔는데, 경찰관들이 저에게 반말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제가 나이가 어려 보인다고 ‘왜 왔어’라며 반말을 하고, 제가 피해를 입은 사진을 다른 남자 경찰들까지 다 보는 걸 보고 너무 기분이 나빴어요.”몰래카메라 범죄 피해 여성인 ㄱ(27) 씨는 경찰서에 피해자 조사를 받으러 갔다가 수치심을 크게 느끼는 2차 피해를 입었다. 수사 담당자가 피해자 진술을 하러 나온 자신의 피해 사진을 컴퓨터 화면에 띄워 놓고 다른 경찰관들이 다 보도록 해 또 한번 사진이 공개되는 성폭력
<앵커>여성과 미성년자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어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조주빈과 이 영상을 시청한 회원들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대통령까지 나서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회원 모두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어떤 처벌이 가능할지, 또 앞으로 어떤 법률 정비가 필요할지, 권영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리포트>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른바 ‘n번방’ 사건 관련자 전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자, 검찰과 경찰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
지난해 5월 개봉한 영화 <악인전>은 ‘센캐(센 캐릭터)’의 향연을 보여준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괴물 형사 역을 실감나게 해내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마동석이 이번엔 조폭 두목으로 변신했다. <범죄도시>를 재미있게 본 관객 중에는 마동석 주연이라는 소식에 <악인전>을 ‘믿고 본다’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극장을 나온 관객들 반응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네이버 평점엔 ‘빠르지만, 허점이 많은 전개’ ‘배우의 오버 연기가 오글거림’ 등의 혹평도 있었다. 10점 만점에 4점, 심지어 1점을 준 네티즌도 있다. 이 영화의 어떤 점이
여자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교 주위에 ‘이상한 아저씨들’이 자주 출몰했다. 알몸에 긴 외투만 걸치고 학교 주위를 배회하던 ‘바바리맨’, 학교 앞에 차를 세운 채 하교하는 여학생들을 보며 혼자 성욕을 풀던 ‘변태남’도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낯선 남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남자 선생님이 수업 중 떠든 여학생에게 칠판지우개를 던지더니 “또 그러면 다음엔 가슴을 맞출 줄 알라”고 폭언한 일도 있다. 수위의 차이는 있었지만 성희롱을 일삼는 남자 교사가 한 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 밖의 변태남과 학교 안의 비교육적
<키워드 셋, 불안>한국사회가 ‘불안’이라는 괴물에게 먹혔다. 고래한테 먹힌 피노키오가 고래 배 속에서 불을 피워 탈출하듯, 국민은 거리로 나와 촛불을 밝힌다. 내가 사는 이 나라를 불안이라는 괴물의 뱃속에서 빼내길 바라면서. 촛불은 계속 켜지는데, 한국인들의 불안은 깊어 가고 괴물의 덩치는 커져 간다. 도대체 이 괴물의 정체가 뭘까? 불안의 실체를 알아야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전쟁 직후 ‘무’의 상태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베이비붐 세대(1946~1965)는,
유튜브 노란딱지 제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노란딱지는 노란색 바탕의 동그라미 속에 달러화 무늬가 찍힌 딱지다. 이 작은 딱지가 일으킨 파장이 꽤 크다. 2018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에 있는 유튜브 본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 나심 아그담은 자기 콘텐츠에 이 딱지가 붙은 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유튜브가 날 차별하고 필터링하고 있다”며 이런 일을 저질렀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노란딱지 논란이 한창이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지난 4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당하게 붙는 유튜브 노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이은상 시, 김동진 곡으로 유명한 ‘가고파’의 고장 마산의 어시장에서 국화축제가 열렸다. ‘어시장에서 국화축제라니?’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에겐 생경하게 들리겠지만 마산은 국내 최초로 국화를 상업재배한 곳이다. 축제의 연륜도 19살이 됐다.1961년 마산 회원동 일대에서 여섯 농가가 시작한 국화 상업재배가 번창해 1972년부터 일본에 수출까지 하게 된다. 지금도 마산은 전국 국화 재배면적의 13%를 차지하고 연간 40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다. 국
벚꽃이 흩날리던 봄은 속절없이 가버리고 여름이 왔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올해도 중반이다. 대다수 월급쟁이 서민들은 일과 생활의 균형,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가 활동이라고는 주말 저녁 영화 한 편 보는 게 고작이다.그 사이 경남도립미술관의 ‘아시아 인 아시아 – 가깝고도 먼 북소리’ 1차 전시가 5월 12일 끝났다. 1차 전시를 놓친 분들을 위해 흥미로운 작품들을 뽑아 소개하려 한다. ‘asia in Asia’는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아시아 속 아시아’다. 전시 안내
“참된 하제(희망, 내일)란 무엇이겠어요? 남을 시켜만 먹으려 들면 그건 참짜 하제를 죽이는 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느냐? 너도 일을 하고 나도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너도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살아야 그게 참짜 하제지요.”백기완 선생이 쓴 소설 <버선발 이야기>에 나오는 말은 낯설다. 그러나 ‘새내기’ ‘동아리’ 같은 말도 낯선가? 이런 고운 말을 살려내 대중이 친근하게 쓰도록 한 이도 백기완 선생이다. 한 달 만에 4쇄 찍은 우리의 민중서사재야의 ‘불쌈꾼’(혁명가)으로 유명한 백기완 선생이 민중서사를 소설로 담아냈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을 요즘도 심심찮게 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같은 부류가 많은 곳으로 가야 그만큼 제 대접 받는다는 의미다. 한라산 기슭의 이국정인 정취 속 목장에서 뛰노는 말들은 언제부터 제주를 상징하는 걸까? 고려시대 1270년 고려를 정복해 속국으로 삼은 몽골이 일본 침략을 위해 말을 들여와 기르기 시작한 것이 뿌리다. 물론 우리민족 역사에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그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다.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나 고구려 무용총의 기마 수렵도가 이를 잘 말해준다. 평양지역에서 출토되는 고조선 시대 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