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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딱지'로 보수 유튜버 탄압?
[미디어비평] 유튜브 ‘광고 제재’ 알고리즘
2019년 11월 26일 (화) 13:43:34 권영지 기자 kjih0130@hanmail.net

유튜브 노란딱지 제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노란딱지는 노란색 바탕의 동그라미 속에 달러화 무늬가 찍힌 딱지다. 이 작은 딱지가 일으킨 파장이 꽤 크다. 2018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에 있는 유튜브 본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 나심 아그담은 자기 콘텐츠에 이 딱지가 붙은 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유튜브가 날 차별하고 필터링하고 있다”며 이런 일을 저질렀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노란딱지 논란이 한창이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지난 4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당하게 붙는 유튜브 노란딱지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같은 당 정태옥 의원도 19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유튜브 노란딱지 문제의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국내 피해자들의 증언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란딱지가 뭐길래 이 난리일까?

   
▲ 일명 ‘노란딱지’가 붙은 유튜브 콘텐츠는 광고 제재를 받는다. ⓒ 권영지

유독 보수 유튜버들에게만 붙는다?

2017년 2월 영국에서 나치 옹호 영상에 정부 광고가 붙어 논란이 일었다. 광고주측은 “우리도 이런 영상에 광고하기 싫다”며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이에 구글은 그해 8월부터 ‘노란딱지’ 제도를 도입했다.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기에 부적합한 콘텐츠라고 판단될 때, 노란딱지가 붙는다. 이 딱지가 붙으면 아무리 구독자가 많은 유튜브 콘텐츠라도 광고 수익을 내는 데 제동이 걸린다. 광고주가 광고를 붙인 유튜브 게시물이 선정적이거나 허위·조작된 내용을 담았을 경우, 기업이나 제품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노란딱지 적용 방식은 먼저 기준에 따라 AI가 영상을 선별하고, 직원이 최종 검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영상을 직원이 모두 세세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자신들한테만 노란딱지가 붙는 것 같다며 보수 유튜버 탄압이라고 주장한다. 보수 성향 정치인들도 보수 유튜버에게만 재갈을 물린다며 구글의 노란딱지 정책이 부당하다고 거든다. 이 주장이 사실일까? 제도가 정착된 2017년 8월부터 게임 유튜버를 중심으로 노란딱지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 제기는 있었다. 또 보수 유튜버뿐 아니라 진보 성향 유튜브 콘텐츠에도 노란딱지가 붙은 사례가 많다. 전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미디어오늘>과 JTBC 유튜브 채널도 노란딱지의 대상이 되곤 했다. 보수 유튜브 채널에만 노란딱지가 붙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노란딱지 적용 기준의 ‘모호성’

이런 논란이 생긴 이유는 노란딱지 적용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제시한 노란딱지 적용 기준은 부적절한 언어나 폭력, 성인용 콘텐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민감한 사건 등 11가지다. 영상을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이다. 이런 추상적인 기준 때문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규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구자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툼>은 지난해 3월 유튜브 약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됐다. <레드툼>은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 학살사건을 다룬 영화다. 그의 영화는 극장에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그가 올린 한국어판과 영문판 두 버전 중 한국어판만 삭제된 점도 의문이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영상이 왜 삭제됐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구글에 질의하면 자동응답만 기계적으로 돌아올 뿐이다.

구글은 ‘설명 책임’ 다해야

몇몇 유튜버는 아무 문제 없는 콘텐츠에 딱지가 붙는 경우, 구글 측에 검토 요청을 하자 얼마 뒤 노란딱지가 없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검토 요청을 해도 딱지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들도 많다. 노란딱지를 받은 이들은 어떤 기준에 걸려 자신의 콘텐츠가 광고 제재를 받는지, 무슨 이유로 검토 요청이 받아들여지거나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완벽한 법과 제도는 없다. 하지만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우선 노란딱지를 붙이는 기준의 모호성을 없애는 게 급하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머신러닝(기계자동학습) 고도화’가 해법이라 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몇몇 유튜버는 노란딱지를 받고 광고 수익을 낼 수 없게 되자 유튜브를 이탈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창작자를 따라 이용자들이 대거 유튜브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유튜브가 신뢰받는 매체로 자리 잡으려면 알고리즘 기술 고도화뿐 아니라, 노란딱지 심사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제기되는 의문에 성실하게 답하는 ‘설명 책임’도 져야 한다. 그것이 광고주와 창작자, 그리고 이용자의 마음을 잡는 방법이다.


편집 : 최유진 기자

[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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