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7일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공원에는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한창 보수공사 중인 구역을 빼고 빈 공간 마다 바둑과 장기를 두는 남성들이 촘촘히 앉아 대국에 집중하거나 옆에서 훈수를 두며 옥신각신 하는 모습이었다. 그 바깥쪽 공원 입구에는 화장을 짙게 한 50~60대 여성들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관리사무소 사람들 눈을 피해 서성이고 있었다.오전 11시쯤, 야외활동복(아웃도어) 차림의 한 60대 남성이 하얀 원피스를 입은 60대 여성에게 다가갔다. “동대문에 삼겹살 먹으러 가자”고 말
지난 2010년 4대강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경남 창원시 봉곡중학교에서 일반사회를 가르치던 이인식(58)씨의 고민도 깊어졌다. 낙동강 공사가 주변 하천에 영향을 끼치면서 경남 창녕군 유어면의 토평천에 있는 우리나라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이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우포늪은 화왕산에서 내려온 토평천이 낙동강으로 빠져나가는 중간 지점에 있다. 이곳은 지대가 낮고 배수가 원활치 않은 곳이라 비가 많이 오면 낙동강 물이 역류해 들어와 늪에 고인다. 그런데 4대강 공사 후 토평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우포늪 끝자락에선 흐르는 물에 토사가 씻겨
‘놓을 방(放)’에 ‘배울 학(學)’. 잠시 배움을 내려놓는다는 방학에 배움을 향한 열정을 가지고 학교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충북 제천 세명대 캠퍼스에서 열린 7회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언론인 캠프’에는 기자·피디(PD)·아나운서 지망생 56명이 추위도 잊은 채 전·현직 언론인의 강의와 실습에 몰입했다. “전혀 새로운 강의와 경험”첫날인 18일 오후 간단한 환영식에 이어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의 ‘세계 일류언론과 한국언론’강의가 시작됐다. 이 원장은 영국 <가디언>과 , 프랑스 <르몽
우리는 왜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사용하는 식습관이 생겼을까? 왜 곡물을 주식으로 하고 찌개 하나를 여럿이 나눠 먹을까? 왜 식사할 때 양손을 사용하거나 그릇을 들고 먹는 걸 못하게 할까? 우리에게는 당연한 ‘밥상 예절’이지만 외국인 눈에는 궁금한 점 투성이다. 음식문화는 역사적 경험과 자연환경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나라별, 지역별 특색이 뚜렷하다. 음식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개인 식습관을 알면 그 사람뿐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의 특성까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오랜 습관이 만든 음식문화는 다양
“좋으니까...”야영 천막(텐트) 안에서 노홍철과 하하가 유재석에게 물었다. 무명시절, 왜 신인이나 다름없는 자신들을 그토록 잘 대해주었는지. 그러자 유재석은 “좋으니까 그랬겠지”라고 답했다. 바로 이 말이 <무한도전>의 지난 7년을 설명해 주는 한 마디가 아닐까. 주어진 ‘미션(임무)’을 더 잘 해내기 위해 사비를 털어 연습실을 마련하고, 쉬는 날에도 기꺼이 추가 촬영에 임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도 레슬링 경기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누구보다 그들 자신이 <무한도전>을 좋아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시청자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프로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 대신 하고 싶을 법한 일“안중근 의사가 다시 태어나면 지금이 일제 식민시대라도 독립운동을 하지 않고 독서운동을 하실 겁니다.”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1년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이 읽은 책은 평균 9.9권. 2007년 역대 최고인 12권 이래 4년째 하락세다. 한 해 내내 책 한 권 읽지 않은 성인도 10명 중 3.2명이나 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한 안중근 의사가 이 시대에 살았다면 몹시 안타까워했으리라.이권우 한양대 교수는 세명대 저널
‘자연 치유의 고장’ 제천에서 즐길 수 있는 ‘2012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 지난 2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충북 제천시 한방엑스포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지역 특성에 맞게 무료 한방진료, 족욕, 약초 썰기 등 다양한 한방 관련 체험과 전시를 준비했다. <단비TV>가 찾은 지난 22일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 관람객이 많았고 이들을 위해 ‘한방 키즈카페’와 ‘한방 동화이야기’ 등 어린이 프로그램들이 운영됐다. 야외 부스에 마련된 ‘이혈(耳穴) 요법 체험’ ‘사상체질 확인’ 프로그램 등에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참여하
국내 케이블에서 방영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외국 포맷(형식)을 수입한 경우가 많다. 프로그램 이름 뒤에 ‘코리아(KOREA)'가 붙은 것은 대개 외국에서 인기를 모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해 만든 경우다. 최근 종영한 엠넷의 <보이스 오브 코리아>, 온스타일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 올리브의 <마스터 쉐프 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시청률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이미 성공한 프로그램 포맷을 바탕으로 음악, 패션디자인, 요리 등 각 분야별 ‘전문성’과 ‘도전자들의 ‘경쟁’을 재미있게 풀어내 인기를 얻었다
이맘때쯤 지방대학 기숙사 밤 풍경은 적막하다. 학생들이 없으니 불 꺼진 건물만 덩그러니 서있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 기숙사인 세명학사에는 올 여름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4일 찾아간 기숙사는 호텔급으로 깨끗한데도 벽에 붙어있는 방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소녀시대 Room’, ‘2PM Room’… 흰 도화지에 색연필로 임시문패를 달아놓고 벽에는 제천시 교통편과 근처 여행지 정보가 붙어있다. ‘돔서퍼님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따라가다 C701호 문을 여니 투숙객을 맞는 호텔리어(Hotelier)처럼 반갑
주말 전주 여행을 앞두고 한 포털 사이트에서 ‘전주 맛집’을 검색한다. 블로그 검색 결과가 무려 9,333건. 가장 먹음직스런 음식 사진들을 골라 경험자들의 후기를 꼼꼼히 읽는다. 마음속에 어느 어느 음식점을 들러야 할지 계획이 잡힌다. 여행을 다녀온 후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려 추억을 저장한다. 사진을 찍은 카메라도 전문 블로거(블로그 필자)의 평가를 보고 구입한 것이다. 가끔씩 잘못된 정보 때문에 쓴 맛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폭넓고 요긴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개인 블로그다
'권력에게 가장 미운 것이 신문입니다. 신문이 무엇입니까? 씨알(백성)의 눈이고 귀고 입입니다. 옛날 예수, 석가, 공자가 있던 자리에 이제 언론이 있습니다. 종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입니다.' 박정희 정권의 언론탄압을 개탄하며 <씨알의 소리>를 만들었던 고 함석헌 선생의 창간사를 가슴에 품고 산다는 정연주 전 KBS 사장. 그는 언론 자유가 위축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신문이 밉다던 함 선생의 말을 빌려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정 전 사장은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한 KBS 해고무효 소송에서 ‘해임이 부당하
이상한 일이다. 인기를 모았던 오디션(경연) 프로그램들이 녹화에서 생방송으로 전환하면 곧잘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 얼마 전 끝난 서울방송(SBS)의 <케이팝스타>가 그랬고, 현재 방송 중인 엠넷(M.net)의 <보이스 오브 코리아>도 생방송 이후 긴장감과 무대의 질이 떨어진다는 쓴소리를 듣고 있다. 잘 짜여진 편집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편집으로 쳐내지 못한’ 생방송을 지루하게 느끼는 탓일까. 지난 6일 2회 차부터 생방송을 시작한 문화방송(MBC)의 <나는 가수다2>도 비슷했다. 녹화로 진행됐던 <나가수1>의 높은 관심을 이어가서인
해마다 ‘국장’으로 모셔지는 유일한 왕“조선시대 왕 27명 중에서 유일하게 국장(國葬)을 지내지 못한 분이 바로 단종 임금입니다.”단종문화제 마지막 날인 29일. 강원도 영월 장릉 정자각 앞에서 조선시대 국장의 마지막 제사인 ‘천전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앞서 박선규 영월군수는 단종과 영월의 애절한 인연을 상기시켰다. 단종은 열 두 살에 왕이 됐다가 3년 만에 수양대군에게 찬탈되고 신하들의 복위운동으로 노산군으로 강봉된 뒤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다. 청령포는 앞은 휘돌아가는 강, 뒤는 깍아지른 절벽이어서 섬이나 다름 없는 곳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툰(인터넷 만화) 심의를 추진하는 데 반발, 인기만화가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지난 15일 서울 목동 방심위 건물앞에서 벌인 1인 시위에는 '순정만화'의 강풀, '이끼'의 윤태호, '신과 함께'의 주호민 등 3명이 나와 무리한 행정규제로 만화가의 창작의욕을 꺾지 말 것을 촉구했다. 평소 '골방에서 원고지와 연애한다'는 그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를 <단비TV>가 영상에 담았다. * 이 기사가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