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영방송이 과연 필요할까요?”조준상 KBS 이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사회교양특강에서 KBS 조직이 재도약을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이 질문만은 여전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부실 보도로 내부에서도 반발이 있었고, 조 이사와 김주언·최영묵·이규환 등 KBS 이사 넷은 보도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저널리즘의 추락과 껍데기뿐인 ‘지상파’라는 온실에 안주해온 행태 때문에 공영방송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고 덧붙였다.공영방송 필요성에 대한 의문조 이사는 KBS의 <개그콘서트
프랑스 소설가 알퐁스 도테는 “증오란 약자의 분노”라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보육교사의 분노가 아이들에 대한 증오로 변질돼 발생한 것이었다. 물론 그 분노가 아이들을 향한 것은 잘못됐고, 폭력은 일벌백계 해야 한다. 그러나 고된 근무환경은 보육교사의 감정조절 임계점을 낮춰, 아이들이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높인다. 자신의 노동에 걸맞는 대가를 받도록 해 약자의 분노가 아이들을 향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무상보육을 확대해 어린이집은 늘어났지만, 보육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교사라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철부지의 해외여행기>에서 폼페이 유적을 거니는 것이 ‘기묘하고 멋스러운 유희였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 중 화산재 속에 남아있는 폼페이의 모습을 보고 “오래전에 죽은 주민들을 상기시켜 주고, 우리 눈앞에서 산 사람들을 등장시킨다”고 감탄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부근의 항구도시였던 폼페이는 로마 귀족들의 휴양지로 각광받다가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멸망했는데, 마크 트웨인처럼 그 흔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한국인들을 찾아왔다. 서울로 찾아 온 로마제국의 도시문화 유산 지난 9일 서울 용산
“일베를 왜 두려워해야 하죠?”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대항한 듯한 ‘일간워스트(일워)’를 만들어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이준행(30·독립 프로그램개발자)씨가 지난 5월 14일 서울 교대역 부근 카페에서 이뤄진 <단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문했다. ‘일베 회원들의 공격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씨는 일베를 겨냥해서 일워를 만든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일베를 패러디한 듯한 이름 때문에 지난해 말 개설 당시 주요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일워 사이트
“세입자로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 청년들을 위해 임차인보호법이 강화돼야 합니다.”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의 정준영(27) 사무국장은 “우리 사회 젊은 층의 주거 빈곤이 심각한 것은 사회적 대책이 부족해 모든 것을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구조 때문”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특히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늘리는 것과 함께 세입자 보호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개발·재건축 여파 등으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 청년들이 변두리나 지하 등 더 열악한 공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대료를 한꺼번에 많이 올리지
정모(25·여·취업준비생)씨는 7년 전 서울 용산구의 한 대학에 입학하느라 울산을 떠나 온 후 이사를 모두 8번 했다. 자취방, 하숙집, 고시원, 친척집, 기숙사 등을 전전하느라 짐을 싸고 푸는 데 ‘도’가 텄다. 비좁은 침대에서 몸을 돌리기도 어려웠던 고시원 생활이 기억에 많이 남지만 ‘최악의 집’은 청파동의 자취방이었다. 서울에서 처음 구했던 그 방은 상가 2층을 살림집으로 개조한 곳이었는데 주인할머니와 다른 학생 3명이 정씨와 거실, 화장실을 공동으로 썼다. 보증금이 없고 월세가 25만원이라 부담이 적었지만 전기요금에 극도로
폐기물 매립장은 아직 보이지도 않는데 독한 화학약품에서 날 법한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1만7000㎡, 축구장 넓이 2.4배에 이르는 드넓은 매립지가 시야에 들어오자 냄새는 더 심해진다. 문은 굳게 잠겨있고 빨간 글씨로 ‘위험 접근금지’라고 쓰여있다. 여기가 바로 충북 제천시 왕암동 산업단지에 있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산업폐기물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한 지정 폐기물이 묻히는 곳이다. 지정 폐기물에는 폐합성고무 분자화합물, 오니류, 광재, 분진 등이 있다. 이들은 생명체 내분비계의 정상기능을 방해하고 호르몬 관련 암 발생 확률
“여기는 지하철 5호선. 우리 칸 대부분 애들이 SSAT 책 본다. ㅋㅋ 수능 보러 가는 기분.”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치러진 지난 13일, 친구로부터 받은 문자다. 올해 취업 삼수생인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했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뒷맛이 느껴졌다. SSAT가 끝나고 동네 중학교 교문에서 물밀 듯 쏟아지는 취업준비생들을 보며 ‘삼성수능’을 실감했다. 연간 대졸자 40%인 48만 명이 삼성에 지원한다고 하니 ‘취업수학능력시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상하반기 공채시즌마다 대형서점 인·적성 교재 코너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설계도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