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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에 박수, 지상파에 야유
[취재일기] 11.12 광화문 촛불집회
2016년 11월 15일 (화) 15:48:47 황두현 기자 whoami3@nate.com
<단비뉴스> 기자들이 [취재일기]를 독자 여러분에게 펼쳐 보입니다. 사건 현장을 뛰며 취재한 내용 가운데 기사로 전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둔 얘기들을 꺼내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이상과 현실, 분노와 희망, 이성과 감성이 교차하는 이야기 나눔터로 만들어가겠습니다. <편집자>
   
▲ 황두현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의 최종 책임자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역사적인 100만 촛불집회 현장을 지켰다. <단비뉴스> 기자로서뿐 아니라 언론사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의 시각으로 각 언론사의 보도 행태를 비교해봤다.

KBS, JTBC 같은 방송사는 중계차를, <한겨레> <시사인> 등은 청계광장에 간이 부스를 차리고 총력 취재에 나섰다. 단연 돋보이는 언론사는 JTBC. KT스퀘어 앞에 있던 JTBC 중계차 주변으로 시민들이 몰렸다. 기자의 뉴스 중계 장면을 보는 시민들이 외쳤다. “JTBC 파이팅", "힘내라", "잘한다".... 기자라면 자못 어깨에 힘이 들어갈 칭찬들이다. 최근 JTBC 뉴스 시청률이 지상파TV 뉴스를 앞질렀다는 보도가 현장에서 그대로 읽혔다. <한겨레> 생방송 제작진에게도 시민들이 응원 인사를 건넸다. <시사인>은 독자에게 일일 통신원 지원을 받았는데, 수십 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언론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이라는 시대정신에 맞춰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상을 앞장서 발굴 취재해 가감없이 보도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언론사들이다.

반면 건너편 KBS 차량 주변 분위기는 달랐다. 10억원이 넘는 고가 중계차 여러 대를 배치했지만, 현장은 초라했다. 시민들은 취재진을 향해 "이곳에 왜 왔냐"는 질책을 던졌다. 언론으로서는 돌팔매보다 무서운 사형선고다. 골목에 주차된 KBS 승합차 사정은 더 나빴다. 로고 위로 '박근혜 하야'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생중계를 진행하던 MBC도 비슷한 대접을 받았다. MBC 기자는 “나가라”는 함성에 고개를 떨궜다. 청와대 박근혜 구하기 참모진에 출신 기자가 4명이나 포함된 SBS를 꾸짖는 글도 인터넷에 올랐다.

   
▲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사진은 YTN 중계차와 취재진. ⓒ 이현지

온라인 보도에서도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한겨레21>은 안수찬 편집장이 진행하고 다수의 재야인사가 참여한 <하야하쑈>를 페이스북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JTBC는 5시부터 8시 뉴스룸까지 특별 생방송을 편성해 최순실 사건으로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언론의 위상이 잘 묻어났다. 페이스북 계정에는 5천명이 넘는 접속자가 붐볐다. 2개 채널을 갖고도 같은 시간 10분 정도 특보방송에 그친 KBS와 대조를 이뤘다. 극보수라는 TV조선의 '뉴스쇼 판'이 훨씬 더 생생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수신료를 받는 KBS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언론재벌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현실을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 <TV조선>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 모금 의혹보도로 서막을 올린 뒤 <한겨레>가 줄기찬 특종보도로 이슈화에 성공했고,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해 정권을 위기상황으로 몰아부쳤다. 보수적인 국민으로부터도 외면당한 5% 대통령 박근혜를 버리고 보수의 재집권을 준비하는 절차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레기’라 비난받던 언론의 변화보다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를 비롯해 기존 지상파 TV들이 제구실을 포기한 대목이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언론도 그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다. 전 국민이 무료로 접근하는 지상파 TV들이 정권 입맛 맞추기보다 감시의 역할에 충실했다면 이런 국가적 혼돈을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영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BBC의 역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100만 촛불 민심의 의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KBS의 수신료 현실화가 몇 년째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명백해지는 11.12 촛불집회 현장이었다.


편집 : 민수아 기자

[황두현 기자]
단비뉴스 편집부, 청년부, 시사현안부 황두현입니다.
기사 몇 줄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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