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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분뇨로 난방하고 전기도 생산
[청정에너지 현장을 가다] 바이오연료 ① 축산분뇨
2014년 03월 19일 (수) 23:21:38 조수진 기자 sujieq@danbinews.com
   
▲ 바이오가스 연구센터 옆에는 돈분을 쌓아둔 막사가 있다. 축산분뇨는 수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비료로 만들기 전 건조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 신은정

지난해 9월 7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국제축산영농조합 농장. ‘한경대학교 바이오가스 연구센터’라고 적힌 표지판을 지나자 높이 6미터(m)에 면적 170m²(약 50평)가량의 막사가 나왔다. 철제구조물을 콘크리트 외벽으로 둘러싼 막사 안에는 돼지분뇨(돈분)가 2m 높이로 쌓여있었다. 돈분을 갈아엎는 기계가 지날 때마다 분뇨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수분이 80% 이상인 돈분을 말려 비료로 만드는 과정이다. 국제축산영농조합이 기르는 돼지 6700마리의 분뇨는 이렇게 비료로 만들어지거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데 쓰이고 있었다. 축사 옆에 있는 225m²(약 68평)규모의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는 한경대학교 바이오가스 연구센터 소속 김승환(38) 교수와 황문석(35) 교수 등이 관리·연구를 하고 있었다.  

   
▲ 국제축산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에너지화하기 위한 실증 설비가 축사 근처에 위치한다. ⓒ 신은정

특별한 포집 장치 없이 가스 저장 가능

“여기서부턴 냄새가 좀 날거예요.” 

   
▲ 1층 원료조에서 발생한 메탄가스는 위층에 있는 가스백(Gas-Bag)으로 모인다. ⓒ 신은정

황 교수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80m²(약 25평) 남짓한 방을 대형 풍선 하나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풍선을 손으로 살짝 눌러보니 따뜻한 기체가 가득 차 있는 게 느껴졌다. 1층 혐기성 소화조에서 발생한 메탄가스를 풍선모양의 가스백(Gas bag)에 모은 것이라고 했다. 혐기성 소화란 오물을 혐기성(무산소 상태에서 생명활동을 할 수 있는 성질)균으로 분해해서 메탄가스 등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가스백이 위쪽에 위치한 이유는 혐기성 소화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자연히 위로 모이기 때문입니다. 가스 포집을 위한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지 않죠.”  

플랜트 건물 뒤편으로 가보니 축사에서 건물 안 원료조로 이어지는 약 50m 길이의 배관이 보였다. 매일 이 배관을 통해 국제축산 농장에서 발생하는 돼지 분뇨 30톤(t) 중 5t이 원료조로 들어온다고 한다. 축사와 플랜트를 배관으로 연결한 것은 구제역 바이러스 등이 침투하지 않도록 사람의 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 축사에서 발생하는 돈분은 구제역 바이러스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관을 통해 원료조로 투입된다. ⓒ 신은정

1층 원료조에 분뇨가 투입되면 악취를 줄이는 탈취과정을 거쳐 혐기성 소화조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바이오가스는 메탄 55~70%, 이산화탄소 25~35% 및 미량의 질소와 황화수소, 천연가스 등으로 구성되는데 황화수소는 부식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탈황공정을 거쳐야 한다. 탈황처리 후 정제과정을 거쳐 메탄의 순도를 높이면 일반 도시가스와 같은 고효율 가스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생산된 가스는 산업용·가정용 연료로 공급되거나 열병합발전의 연료로 쓰인다. 열병합발전은 끓인 물로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이 물로 난방도 하는 것이다.

원료 사용·설비규모 제한하는 법규가 확산 걸림돌  

   
▲탈황처리가 끝난 바이오가스는 전기를 생산하거나 물을 데워 온수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 ⓒ 신은정

한경대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 생산하는 바이오가스는 하루 340세제곱미터(m³), 전력량은 하루 720킬로와트(kW), 온수량은 하루 700메가칼로리(Mcal)다. 생산된 전기는 플랜트에서 조명, 기계관리, 실험 등을 하는 데 쓰이고 가스는 축사와 축사직원 기숙사의 난방에 사용한다. 온수는 미생물 발효조의 온도를 높이는 데 쓰인다. 이렇게 해서 겨울철 기준으로 월 150만~2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김승환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바이오가스의 장점으로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저장이 쉽다는 점을 들었다. 풍력이나 태양광에너지 등은 전기로 변환해야 저장할 수 있지만, 바이오가스는 포집해서 바로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법규에서 원료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게 확산의 걸림돌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분뇨를 자원화하는 시설을 설치하려면 액비살포에 필요한 ‘초지 및 농경지’를 확보해야만 한다는 규정이 있다. 예를 들어 가축분뇨 300t을 자원화하려면 안성시 면적 7.5배에 이르는 부지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제축산 농가에서 자원화할 수 있는 가축분뇨는 전체 발생량의 30% 이내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싶어도 폐기물이기 때문에 시구역을 넘어가지 못한다. 생산된 전기의 판매 수익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한국에서는 연구설비에만 정부투자가 집중되는 것이 아쉬워요. 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농가가 소규모로 생산한 전기를 정부가 비싸게 사줍니다. 농가 입장에서는 자신이 생산한 전기를 정부에 비싸게 팔고 소비할 전기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싸게 쓰면서 새로운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죠.” 

국제축산영농조합법인 최창섭 농장장은 “돈분이 하루에 30t씩 발생하는 데 (연구목적과 예산 등으로) 설비규모가 제한돼 5t만 에너지로 이용되고 나머지는 비료로만 사용해야 하는 게 아쉽다”며 “발생하는 모든 분뇨를 에너지화할 수 있도록 바이오가스 발전설비가 증설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산분뇨 등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이 경제적 효용성을 인정받으면서 최근 국내에서 관련 생산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환경부의 '유기성폐자원 에너지활용시설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1년 국내에서 생산된 바이오가스는 17만3918세제곱미터(m³)로 전년도 15만7074m³에 비해 10.7% 증가했다.  

   
▲ '유기성폐자원 에너지활용시설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1년 국내에서 생산된 바이오가스는 17만3918세제곱미터(m³)로 전년도에 비해 10.7% 증가했다. ⓒ 환경부

이 바이오가스를 포함, 생물유기체를 변환시켜 얻는 에너지원을 바이오연료라고 한다. 바이오연료에는 △동식물성분을 변환시킨 바이오가스, 바이오에탄올, 바이오액화유 및 합성가스 △쓰레기매립장의 유기성 폐기물을 변환시킨 매립지가스 △동물·식물의 유지(油脂)를 변환시킨 바이오디젤 △땔감, 목재칩, 펠릿 및 목탄 같은 고체연료 등이 있다.  

‘2세대 바이오연료’로 폐기물 재활용하고 에너지자립까지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는 자연에서 재생이 가능하고 탄소배출이 적은 바이오연료를 기후변화를 막는 대체에너지원이자 에너지자립 방안의 하나로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은 옥수수와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바이오에탄올을 자동차연료로 장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바이오디젤용 팜유 생산을 위해 열대우림을 농지로 적극 개간했다. 그러나 식량을 생산하던 토지를 바이오연료 작물 재배지로 전환하면서 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세계적 식량난이 가중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최근 EU는 식용작물을 원료로 하는 ‘1세대 바이오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고 농·임업 부산물이나 하수 오물·음식물 쓰레기 등을 원료로 하는 ‘2세대 바이오연료’의 개발과 투자를 촉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축산분뇨, 음식물쓰레기, 유기성슬러지(폐기침전물) 등을 원료로 하는 2세대 바이오연료의 생산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영향으로 목재부산물 등 산림바이오매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가스를 포함한 2세대 바이오연료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자립에 기여하면서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석유,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원을 대부분 수입해 쓰는 ‘자원빈국’이면서도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후쿠시마 사고 같은 핵재난을 막으려면 화석연료와 원전 의존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현실은 아직 거북이 걸음이다. 반면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햇빛, 바람, 지열 등 ‘토종 청정에너지원’을 이용한 전력생산이 이미 원전 비중을 넘어섰다. <단비뉴스>는 남보다 한발 앞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국내의 현장들을 찾아 실태를 점검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대안을 함께 모색한다.(편집자)

* 이 시리즈는 주한 영국대사관 기후변화 프로젝트의 취재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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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기자]
단비뉴스 환경팀장
쉽지만 가볍지 않은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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