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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다음이 우리여선 안 되죠”
‘탈원전’ 향해 나아가는 서울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
2013년 05월 23일 (목) 14:25:49 조수진 기자 sujieq@danbinews.com

“한 명의 아이를 온전히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 들어보셨어요? 이 도서관은 우리 애들 잘 키워보고 싶어 만들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쌍둥이 자매를 둔 김소영(44)씨는 서울 상도동 성대골어린이도서관 관장이다. 지난 2009년 주부 5명이 책읽기 모임을 시작했다가 동작구의 풀뿌리 단체인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희망동네) 등과 힘을 모아 이듬해 10월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었다. 주민들 왕래가 많은 성대시장 근처에 자리 잡은 도서관은 가까운 거리에 초등학교가 없어 먼 길을 통학해야 하는 아이들이 방과 후 모여 책도 읽고 공연도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이 도서관에서는 요즘 아이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생에너지 강연, 탈핵주제 토론회 등이 자주 열린다. 한 쪽 벽면에는 절전운동에 참여하는 회원가정의 전기사용량 추이 등을 보여주는 그래프들이 커다랗게 붙어있다. ‘12% 전기를 아끼면 핵발전소 1기가 사라진다’는 표어도 보인다.

   
▲ 성대골어린이도서관 전경. ⓒ 조수진

아이들을 좀 더 안전한 나라에서 살게 하려면

“2년 전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났을 때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우리나라 원전보유량이 세계 5위예요. 원전이 많은 순서대로 사고가 난다면 다음이 우리 차례잖아요. 내 아이들에게 위험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어요.”

지난 22일과 지난 3월 두 차례 <단비뉴스>와 만난 김 관장은 아이들을 좀 더 안전한 나라에서 자라게 하려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자연에너지를 적극 활용해 ‘원전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250여 도서관 회원을 포함,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자립’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한다.

도서관 회원 중 1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돼 2011년 7월부터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과 연계한 강연과 견학, 워크숍을 열었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절전 캠페인을 시작, 전기사용량 등 성과를 점검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있다. 처음 15가구에서 현재 60가구로 늘어난 참여자들은 ‘온오프(켜짐꺼짐)’ 버튼이 있는 멀티탭 사용하기, 필요 없는 전등 끄기 등 간단한 실천만으로도 2011년 이전 대비 한 달간 총 800여 킬로와트(Kw), 가구당 평균 5천원정도의 전기료를 절약하고 있다. 상점들까지 포함하면 매달 절전량이 5000Kw에 이른다고 김 관장은 설명했다. 

   
▲ 성대골어린이도서관 한 쪽 벽면. 절전운동 참여가구의 절전 현황 그래프를 붙여놨다. ⓒ 조수진

서울시 시범마을로 지정돼 자금 지원도

성대골의 에너지자립 운동은 지난해부터 서울시의 지원도 받고 있다. 서울시가 2012년 약 1억2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성대골과 금천구 시흥4동 등 이미 자발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는 2개 마을을 시범지구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외에 강동구 십자성마을 등 단독주택 3개 지역, 강동구 둔촌 한솔 솔파크 아파트 등 2개 공동주택 단지도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했다. 이 마을들은 내년까지 최근 2년 대비 에너지 사용량의 50%를 줄인다는 목표 아래 생활 속의 에너지 절약, 주택단열 등 시설개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의 3단계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성대골은 5500만원을 지원 받았는데 서울시의 지원이 달갑지만은 않은 부분도 있다고 한다. 시 공무원들이 ‘눈에 띄는 실적’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함께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된 천호동 십자성마을은 태양광 발전기 설치율이 높은 편이래요. 근데 거긴 베트남 참전 용사들과 해병대 전우들이 모여 사는 국가유공자촌이거든요. 자기집에 사는 비율이 높고 이주율이 낮은데다 다들 오래 알고 지낸 이웃들이니 참여율도 높겠죠. 하지만 우리 동네는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자기 집 아니고 곧 이사 갈 수도 있는데 태양광 발전기 설치하는 거 어렵잖아요. 거기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으니 설치가 가능한 곳이 전체의 30%정도 밖에 안돼요.”

   
▲ 임대주택 비율이 높고 집들이 촘촘히 붙어있어 태양광 발전기 설치가 어렵다. ⓒ 조수진

김 관장은 서울시 지원금을 태양광 발전기 하나 더 설치하는 것보다 주민들의 의식을 확실히 바꾸는 데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하는 작업들이 단발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성을 갖도록 경제적 자립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올 하반기 중 협동조합 형태의 마을 기업을 설립해서 은퇴한 중장년과 노인층, 주부 등 마을주민들에게 에너지효율화와 관련한 일자리를 만들어 줄 구상이다. 마을 기업은 주택단열과 미니발전 등의 공사와 관리를 맡을 계획인데, 마을 주민들이 직접 단열재시공이나 태양광 발전기 수리∙관리를 맡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몇 주민은 에너지관리기사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5일 성대시장 근처 빈수골 공원에서 열리는 성대골 마을장터에는 1톤 트럭을 카페로 꾸민 ‘해!바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트럭에 태양광 집열판이 장착돼 있어 태양광 오븐으로 계란을 굽고 태양광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여기서 생기는 수익은 성대골이 에너지자립 마을로 발돋움하는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김 관장은 기대했다.

“최종 목표가 뭐냐고요? 끝이 없어요. 구체적으로 마을이 어떻게 돼야한다는 생각은 지금 안 해요. 다만 성대골 주민들 모두가 탈핵과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거예요.”

   
▲ 절전현황 그래프를 설명하는 김소영 관장. ⓒ 김소영

주민들 참여 폭 넓히는 노력도 필요

김 관장과 함께 마을장터 준비에 바쁜 이미숙(47·여)씨는 몸은 힘들어도 너무 즐겁다고 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한다는 게 너무 즐거워요. 나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성대골 주민 모두가 한 마음인 것은 아니다. 주민 김모 씨는 “소규모 모임으로 시작해서 마을을 널리 알리고 정부 지원까지 받은 것은 놀라운 성과지만 ‘그들만의 활동’에 그치는 느낌도 있다”며 “운영진이 대외활동에 치중하기보다 더 많은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관장은 “그런 불만스런 시선도 관심으로 느껴져 고맙다”며 성대골을 이루는 상도3∙4동의 2만2천여 가구, 5만4천여 주민들이 최대한 탈핵, 절전,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갖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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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기자]
단비뉴스 환경팀장
쉽지만 가볍지 않은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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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이응 (61.XXX.XXX.127)
2013-05-24 11:59:39
원자력 발전량으로 따지자면 다음 사고국이 우리나라라니 ㅠㅠ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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