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산림청 등 ‘1가정 1나무 심기’에 시민들 호응

"나무 키우는 거 정말 좋아하거든요. 주택 사는데, 집에 있는 화분에다 키우려고 해요."

서울 논현동에 사는 한희숙(40․여)씨는 해맑은 얼굴로 비닐봉지를 들어보였다. 가느다란 블루베리 묘목과 파릇파릇한 금강송 잎이 비닐 사이로 살짝 비쳤다. 한씨는 “마트에서 야간 근무가 끝나자마자 바로 와서 오전 10시 반 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한씨 뒤로 ‘공짜 나무’를 받으러 나온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지난 29일 서울 시청앞 청계광장에서 우정사업본부와 녹색문화재단이 주최한 ‘우리나무 금강송 나누어주기’ 행사가 열렸다. 식목일(4월5일)을 앞두고 금강소나무, 영산홍 등 묘목 7500본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자리였다. 우정사업본부 이현철 보험사업 단장은 "우리 본부에서 올해 6월쯤 강원도 횡성지역에 금강송 육성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때마침 녹색문화재단에서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한다고 해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목공예 체험코너도 함께 마련된 이날 행사는 오후 2시까지 이어졌다.

 

▲ 지난 29일 서울 시청앞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이 나무를 받으려고 줄 서있는 모습. ⓒ 이성제

일회성 행사 대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나무심기 축제’ 지향

이날의 나무 나눠주기는 서울시 식목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26일에 이어 두 번째 마련됐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일회성, 대규모로 벌인 식목일 행사와 달리 올해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축제가 되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이제는 식목일(植木日)이 아니라 식목월(植木月)입니다”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그리고 지난 20일부터 ‘1가정 1나무 심기, 1가정 1화분 내놓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심기는 주로 단독주택이 대상이지만 아파트나 연립주택은 베란다나 상가 앞에 화분을 내놓는 방식 등으로 동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산림청, 녹색문화재단 등과 함께 총 5만600주의 나무를 서울광장 등에서 무료로 나눠주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나무 나눠주기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등에서 세 차례 더 진행된다. 서울시는 또 1일부터 6일까지 서울광장에서 ‘봄꽃․나무 나눔시장’을 열어 무궁화와 유실수 등을 무료분양하고 봄꽃․나무, 텃밭채소, 원예자재를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서울시 자연생태과 강인호 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꽃과 나무로) 서울 골목길을 살릴 수 있길 기대한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매년 이 운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나무 나눠주기 행사 일자. ⓒ 서울시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트위터와 서울시 푸른도시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4월 30일까지 나무를 심은 사연과 인증샷(사진)을 서울시 공모전 누리집(http://wow.seoul.go.kr/event/1304hope/main.jsp)에 올리면 이 중 우수사례 50명을 뽑아 5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시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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