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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상황 답답, 정부 묵묵부답에 울컥”
[여론광장] 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 종합정책’ 촉구
2019년 04월 03일 (수) 18:46:29 유연지 PD ygyoo94@naver.com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청년들은 수많은 기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 때 아직까지 정부가 청년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은 대개 단편적이라서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고려하는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하셨던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규직 청년들의 반대라는 현상에······(말을 멈추고 울먹임)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청년들이 과소대표 되어서 발생하는·····(울먹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앞에서 울어야 잠깐 조명받는 청년의 현실

지난 1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시민사회단체 초청간담회’에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대표가 청년 문제를 이야기하다 울먹이자 사진기자의 플래시가 터졌고 2일 아침 신문들은 그 모습을 1면 머리 사진으로 보도했다.

   
▲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대표가 1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청년 정책 관련 발언을 하다가 울먹이고 있다. © SBS

엄 대표는 2일 <단비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청년 문제는 어떤 때는 비정규직 문제로, 어떤 때는 젠더 문제로, 그때그때 제기되는 이슈에 따라 그걸 청년 문제로 해석하고 있을 뿐 누구도 진지하게 종합적인 대책을 숙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청년정책에 대해 여러가지 지적들을 제기했던 적이 있는데, 이게 담당부서나 채널이 없다 보니 묵묵부답이거나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계속돼 울컥했습니다. 청년이 처해 있는 사회적 상황이 답답했습니다.”

   
▲ 청년정책네트워크 엄 대표가 청와대 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 SBS

“정부 청년문제 대응 단편적, 청년의 삶 진지하게 고려해야”

엄창환 대표는 청와대 간담회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고 말한 뒤 “하지만 평등한 기회의 조건은 무엇인지, 과정이 공정하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결과가 정의롭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지 우리 세대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누구나 청년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나라의 지속 가능성이 청년들에게 있다고 하지만, 청년 문제는 정치적으로 소비되거나 회자되고만 있어 안타깝다"며 "15년간 일자리 중심의 청년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으니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년 문제를 고용정책에 국한하지 않고, 복지, 참여, 교육, 문화 전반적인 삶을 고려하는 종합정책이 만들어지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 엄창환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사회를 위한 변화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2017년 4월 설립됐다. 또한 2017년에 청년기본법 제정을 위한 1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국회에 법률제정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지방자치단체에 청년기본조례와 청년종합정책 도입을 촉구해 17개 광역시 도와 150여개 지방자치단체에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됐다.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대표의 간담회 발언 전문>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 엄창환입니다. 청년들은 다양한 지역에서 자신과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17개 광역시도 청년기본조례와 청년정책 도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도덕적 해이와 청년수당 직권 취소를 이야기했던 전 정권에 함께 분노하고 힘을 모아 청년수당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도 하였습니다.

정권이 바뀐 후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인지하는 청년 문제는 아직 단편적이라 사회의 이슈에 따라 비정규직 문제였다가 젠더 문제가 되기만 할 뿐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고려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우리 단체는 청년기본법 제정,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 설치, 행정안전부 청년부서 설치를 기본구조로, 청년 문제가 일자리 문제로 한정되는 것을 넘어, 청년을 사회의 주체로 등장시키며 다음 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미래사회정책으로서 청년정책을 도입하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도 행정 실무 중심의 논의에 빠져 청년정책의 원리가 고려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하시던 모습을 기억하며, 정규직 청년의 반대라는 현상에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세대에게는 숙의를 위한 시간과 그것을 자체적으로 행할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문제가 있으며, (이는 청년이) 과소대표되어 나타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평등한 기회의 조건을 무엇인지, 과정이 공정하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결과가 정의롭다는 것의 바름은 무엇을 뜻하는지 우리 세대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것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이 중앙정부 청년거버넌스와 다음 사회를 위한 청년정책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의 시작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처럼 이전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전제들이 깨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다음 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찾는 과정이 모두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으로 중앙정부 청년정책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과정을 대통령께서 직접 챙겨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은 보수·진보의 기울어진 언론 지형과 극성스런 가짜뉴스 등으로 건전한 여론형성이 힘든 사회입니다. 제대로 이슈화가 안 되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갈등이 잠복하는, 이른바 ‘Non-issue, Non-decision Society’가 바로 한국입니다. 주요 정책이나 법을 결정할 때 공론화 또는 숙의 과정이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또는 소수자의 건강한 목소리조차 기성 언론은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단비뉴스>가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여론광장]을 개설합니다. (편집자)

편집 : 박지영 기자

[유연지 PD]
단비뉴스 미디어콘텐츠부, 청년부 유연지입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배워서 세상을 돕는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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