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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허공에 떠도는 외침 “여기 사람 있다”
[여론광장]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
2019년 01월 20일 (일) 20:27:50 임지윤 기자 dlawldbs20@naver.com

20일 오후 1시 30분,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4.9통일평화재단 등 166개 단체가 모여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상림, 양회성, 한대성, 이성수, 윤용현 씨와 김남훈 경사 등 희생자 6명을 기리는 한편 철저한 진상규명과 당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용산참사 10주기 추모미사가 진행됐다.

   
▲ 20일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진상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라” 

“용산 거기에 사람이 있었는데 어떻게 학살을 할 수 있냐”며 “10년간 유족과 대책위가 노력했는데도 아직 학살 책임자가 처벌되지 않고 있다”는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의 추모사를 시작으로 현장에 모인 200여 추모객들은 국화꽃을 들고 “용산참사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를 처벌하라”, “살인개발 중단하고 주거 생존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 국화꽃을 들고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 ⓒ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날 추모제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계 인사를 비롯해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 명진 스님 등 노동·사회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10년 전 그날이 기억에 생생하다”며 “세상이 더디게 가는 것 같기에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위해 멈춰선 검찰과거사위원회 활동이 재개될 필요가 있다”며 “강제 퇴거를 막고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집행을 막을 수 있는 입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위동, 아현동 등 재개발 현장서 강제집행 되풀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만 성북구 장위동과 서대문구 아현동 재개발사업으로 세입자 두 분이 목숨을 잃었다”며 “지난 10년간 휴업보상금제도 개선만 했을 뿐, 재개발과 재건축 지역 세입자 대책은 변한 것이 없고, 용산참사는 아직도 ‘합법적 강제집행’이라는 이름 아래 현재진행형으로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 추모제에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아직도 진행중인 ‘용산참사’를 이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정미

유가족 전재숙 씨는 “검찰 조사에 희망을 가졌는데 조사도 제대로 못해보고 무산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기 바란다”고 울먹였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불이 나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검찰 “농성 해산은 정당한 공무집행” 면죄부 

검찰은 사건 발생 3주 만에 철거민의 화염병 사용이 화재 원인이고, 경찰의 점거농성 해산작전은 정당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철거민대책위원장 등과 용역업체 직원 7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같은 해 2월 11일 청와대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으로 용산참사 여론을 무마하라는 홍보지침 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 2009년 1월 20일, 용산구 한강로2가 철거현장에서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책임자 김석기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결정”

하지만 사건 발생 두 달 뒤 경찰 지휘부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모두 승진했으며 용산참사와 똑같은 방법으로 대테러훈련을 했다. 또 수사국 직원들에게는 1명당 1일 10회 용산참사 옹호 댓글을 적으라고 시키기도 했다. 진압 총책임자였던 당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7일,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인터뷰에서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 용산참사 당시 총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인터뷰에서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 MBC

추모제에 모인 참석자들은 용산참사 10주기를 기리며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 ‘김석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제명과 사퇴’, ‘철거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관계 법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

추모위는 오는 27일까지 종로구의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등에서 추모영화제를 열어 용산참사 10주기 행사를 이어간다.


한국은 보수·진보의 기울어진 언론 지형과 극성스런 가짜뉴스 등으로 건전한 여론형성이 힘든 사회입니다. 제대로 이슈화가 안 되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갈등이 잠복하는, 이른바 ‘Non-issue, Non-decision Society’가 바로 한국입니다. 주요 정책이나 법을 결정할 때 공론화 또는 숙의 과정이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또는 소수자의 건강한 목소리조차 기성 언론은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단비뉴스>가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여론광장]을 개설합니다. (편집자)

편집 : 임지윤 기자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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