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이 따로 없다. ‘애정촌’에 모인 일반인 남녀 출연자들은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자신의 짝을 찾는다. 이름 대신 1호, 2호, 3호와 같은 번호로 불리며 일주일간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흡사 야생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는 동물들을 보는 듯하다. 화려한 날개를 펴 유혹하는 공작새 같기도 하고, 여왕개미에게 먹이를 날라 대는 일개미들 같기도 하다.무엇보다 자신이 점찍은 이성 상대를 누가 차지하기라도 할까 노심초사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까지 해서 짝을 찾아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 모든 장면을 카메라는 놓치지 않는다.
‘마음먹은 대로’ 찍어낸 실험영화의 향연“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마음먹은 대로 내가 마음먹은 대로~”유재석과 이적의 노래 한 구절이 절로 생각나는 실험영화의 현장이 거기 있었다. 9월 1일 개막돼 7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그 중에서도 일요일인 지난 4일 오후 7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된 ‘국내 경쟁 EX-Now 5’는 감독들이 그야말로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찍어낸 실험영화들이었다. 짧으면 3분, 길면 15분 정도의 영상 13편으로 구성된 실험영화들은 영화의 신
큰 대학, 큰 교회, 큰 신문이 자신만을 위한다면......“지구 상에 위대한 삶은 없습니다. 위대한 영혼이 있을 뿐이지요. 위대한 영혼이 그들의 삶을 바꿉니다.”‘자살하고 싶다’며 상담을 청하는 학생에게 박명림 교수가 해주는 말이란다. 그는 현실이 어려울수록 말이라는 게 아무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말과 글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 의문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말과 글이 죽은 사회는 정말 죽은 사회라고 본단다. 힘든 현실에 처해 있는 학생과 밤새 대화할 때 ‘어떤 고통도 끝이 있다’며 힘주어 말한다는 박 교수. 그는 지
음주 강요와 선정적 게임은 ‘저리 가라’ 대학가는 매년 ‘술 강요하는’ 신입생 환영회로 몸살을 앓는다. 신입생 환영회는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각오와 우의를 다지는 모임이 아니라 대학사회에 끼어든 음주와 저급한 놀이문화에 자신도 모르게 편입되는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첫 행사에서, 바람직한 대학생활의 ABC 대신 폭음과 기행(奇行)을 배우고 싸움이 벌어지는가 하면 과음으로 신입생이 숨지는 사건도 해마다 터진다. 얼마 전 한 대학에서는 신입생들이 성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선정적인 게임을 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기도
‘사진 보여주는 일’에 일생을 바친 의대생 델피르 “처음엔 사람들의 병을 고치려다가 나중엔 그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싶어졌어요.”의대생 델피르는 사진을 만나면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스물둘 청년이었던 그는 우연히, 폐간 위기에 처한 교내 잡지의 편집장을 맡게 됐다. ‘새롭다’는 뜻을 가진 교지 발간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그의 용기에 많은 사진작가들이 선뜻 작품을 내줬다. 매그넘 에이전시 창시자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데이비드 시무어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가들과 인연을 맺었고, ‘사진의
“제 인물들이 작은 게 아니라 세상이 너무 큰 것입니다 (Mes personnages ne sont pas minuscules, c'est le monde qui est grand)." <꼬마 니콜라>의 화가 장자크 상페가 직접 사용했다는 화구 곁에 이런 말이 붙어 있다. 펜으로 작은 사람들을 오밀조밀 그려내고, 과하지 않은 붓질로 소박하면서도 편안한 색채를 보여준 화가. 무명 일러스트레이터(삽화가)였던 그를 일약 스타의 자리로 올려놓은 <꼬마 니콜라>의 원화와 함께 상페의 다양한 작품들이 한국을 찾아왔다.지난해 12월 21일부터
홍(홍윤정) : 꺅!! 쿠(구세라) : 무슨 일이야? 악몽이라도 꾼 거니? 홍 : 으응. 글쎄 꿈속에서 내가 박명수랑 몸이 바뀐 거야. 기왕 바뀔 거면 하지원이랑 바뀔 것이지. 현빈이랑 거품키스도 하게 말이야. 흐흐 -_- 쿠 : 홍, <무한도전>이랑 <시크릿 가든>을 너무 열심히 봤네! 꿈에서까지 나올 만큼 흥미로웠던 거야? 하기야 최근 <시크릿 가든> 덕분에 '체인지'라는 소재가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지. 지난주 <무한도전> '타인의 삶' 편에서도 멤버 박명수가 일반인과 역할을 바꿔보는 시도를 했잖아. 예전에 여러 번 영화나 드
‘DreameR’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한데 모아 ‘꿈’이라는 요소를 더해 제작한 실험 영상이다. 2010년 소설(小雪)인 11월 22일까지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통해 만난 사람들로부터 동영상과 사진을 받아 한 편의 영상을 만들었다. 각자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경험한 ‘특별한 순간’들이 모여 한 편의 ‘소설(小說)’이 된 것이다. 그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인연 등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 주었다. * 이 영상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영상마스터 클래스' 수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커피가 당기는 시간, 간단히 ‘커피믹스’로 해결할까 아니면 ‘별다방’이나 ‘콩살롱’으로 가볼까.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커피의 종류도 섬세하게 나뉘면서 취향에 따라 기분에 따라 커피 선택의 폭이 무척 넓어졌다. 그렇다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싶을 때, 작업이나 공부를 위해 오래 머물 장소가 필요할 때, 괜찮은 원두의 맛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즐기고 싶을 때, 혹은 커피와 함께 간단한 요기가 필요할 때 각각 적합한 카페는 어디일까? 꼼꼼히 따져보면 향긋한 커피를 더 똑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
“도대체 뭐가 10년을 기억하게 하냐고요? 공기도 냄새도 사람도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데요!” 인도 조드푸르(Jodhpur). 건물 벽면들이 온통 푸른색이어서 ‘블루 시티’로 불리는 곳. 그 거리를 잊지 못하는 여자를 남자는 ‘도대체, 왜?’하고 궁금해 한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 서지우(임수정). ‘첫사랑 찾기 사무소’의 고객이 된 그녀와 함께 길을 나선 남자 한기준(공유). 영화 <김종욱 찾기>는 10년 전 헤어진 첫사랑을 찾아 나선 한 여자와 한 남자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다.하지만 첫 장면은 생각보다 묵직하다. 섭씨 49
“힘을 내라고 말해줄래? 그 눈을 반짝여 날 일으켜 줄래? 사람들은 모두 원하지 더 빨리 더 많이.......오 난 평범한 소녀인 걸.” 소녀시대의 노래 ‘힘내’ 가사에 맞춰 열다섯 소녀들이 예쁜 손짓과 깜찍한 몸짓을 펼친다. 2백여 관객들은 활짝 웃는 얼굴로 무대에 빠져든다. 진회색 조끼와 스커트에 흰색 블라우스 교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소녀들은 진짜 소녀시대보다 더 자신감 넘치는 표정, 힘 있는 동작으로 멋진 마무리를 보여 준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진다.지난 13일 오후 청주시 공단로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
‘욕망의 대리 만족’은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콘텐츠의 중요한 흥행 코드 중 하나다. 멀게는 조선 후기 고전 소설들이 권선징악이나 사필귀정의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당대 민중의 심금을 울렸고, 60~70년대 한국 영화들도 젊은이들의 연애 욕망을 대리만족시키면서 크게 흥행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 시대를 사는 수용자들의 욕망을 간파하고 이에 부응하는 일은 콘텐츠 생산자들의 숙명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요즘 TV드라마들이 이런 전통에 충실한 것을 당연하다고 봐야할까? KBS 2TV 주말극 ‘결혼해주세요’가 드디어 시청률 30%를 넘었다.
구세라(이하 쿠) : 홍홍홍홍........너 왜 이렇게 넋이 빠져 있는 거야? 얼굴에 ‘나 상사병 걸렸소이다’하고 씌어 있는 걸! 아직도 떠나간 K군을 못 잊었구나. 이번에는 좀 착한 사람 만나라고 했더니, 또 나쁜 남자를 만났군! 홍윤정(이하 홍) : 그러게. K군이 여간 매력적이었어야 말이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상대를 긴장하게 만드는 나쁜 남자의 매력, 난 그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어. 게다가 날 화끈하게 사로잡았던 그 자신감까지! 쿠 : 듣고 보니 과연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었던 슈퍼스타 K군이군! 네 말대로 K군은 넘치는
한 남자가 있다. 깃펜인 퀼스와 잉크, 종이를 박탈당해 고뇌한다. 닭뼈와 포도주로 시트에 글을 쓰던 그의 손엔 어느새 유리 조각이 쥐어지고 자신의 피가 잉크가 된다. 나중에는 그것마저 뺏기고 혀가 뽑힌다. 결국 남은 건 손톱과 배설물, 감방 벽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그에겐 표현의 재료가 됐다. 그의 내면에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독재자는 물론 정신과의사마저 치료할 수 없는 본능이었다. 그것은 바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였다. 영화 <퀼스>에는 나폴레옹 지배 당시 정신병원에 갇혀서도 글을 썼던 사드의 말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채워 준 알찬 '한방' 콘텐츠 구세라(단비뉴스 지역취재팀장) : 단비뉴스는 지난달 16일부터 한 달간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현장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전시와 체험 행사에 지역취재팀 기자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독자들에게 ‘ 한방의 가치’를 전해드리고자 했는데요, 오늘(16일) 폐막일을 맞아 이번 행사의 성과와 과제를 결산해볼까 합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당초 목표 관람객 수가 105만 명이었는데, 지난 10일 120만 번째 손님을 맞았고, 최종 관람객 수는 136만 218명으로 집계됐다고
“아들이 마흔이 넘었는데 장가를 못 가고 있어요.”충북 제천의 한방바이오엑스포 행사장에서 ‘한방 샴푸바 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70대 노부부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와 빨간 점퍼 차림의 할머니는 집이 제천이라 엑스포에 구경삼아 왔다가, ‘탈모에 잘 듣는 머리비누’를 만드는 행사가 있다고 해서 귀가 번쩍 뜨였단다. 마흔이 넘은 두 아들이 젊은 나이에 머리가 빠져 고생인데, 그 중 특히 심한 둘째는 아직 결혼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먹는 약, 뿌리는 약 등 온갖 치료에 돈과 시간을 들였지만 별로 효과를 못 봤다고
“한국 최대 기록 제사상 차리기 이벤트를 시작합니다.” 추석 하루 전인 21일 낮 1시, ‘뽀빠이’ 이상용의 사회로 초대형 제사상 차리기 행사가 시작됐다. 우리 전통 한의학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에서 한가위를 맞아 ‘가장 풍성한 차례상’으로 한국 기네스기록 도전에 나선 것이다.가로 7미터, 세로 3미터의 거대한 차례상에 올려진 음식은 모두 112가지. 갖가지 떡과 전, 나물, 생선, 과일에 김치 종류만 해도 13가지가 차려진 다채로움과 규모도 놀랍지만, 전통 방식에 따라 상을 차리고, 엄숙하게 제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