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로그인 회원가입
2020.11.27 금
> 뉴스 > 문화 > 씨네토크
     
<김종욱찾기>, 임수정 공유 매력 철철
[씨네토크] 박칼린이 가르친 뮤지컬 배우들도 한몫 톡톡
2010년 12월 21일 (화) 23:49:14 구세라 기자 koopuha@danbinews.com

 “도대체 뭐가 10년을 기억하게 하냐고요? 공기도 냄새도 사람도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데요!”

   
▲ 10년 전 인도 조드푸르(Jodhpur)의 기억 속에 서 있는 현재의 서지우(임수정) ⓒ 김종욱 찾기

 인도 조드푸르(Jodhpur). 건물 벽면들이 온통 푸른색이어서 ‘블루 시티’로 불리는 곳. 그 거리를 잊지 못하는 여자를 남자는 ‘도대체, 왜?’하고 궁금해 한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 서지우(임수정). ‘첫사랑 찾기 사무소’의 고객이 된 그녀와 함께 길을 나선 남자 한기준(공유). 영화 <김종욱 찾기>는 10년 전 헤어진 첫사랑을 찾아 나선 한 여자와 한 남자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첫 장면은 생각보다 묵직하다. 섭씨 49도의 뜨거운 인도 거리가 그녀의 기억 속에서 재현됐기 때문이다. 거리의 수많은 인파를 제치고 숨을 몰아쉬며 기차역으로 뛰어가는 지우. 안타깝게도 넘어지는 바람에 김종욱이 탄 기차를 코앞에서 놓치고 만다. 이제 그녀는 십년을 뛰어 넘어 서울 밤거리에 서 있다. “잘 있었어, 종욱씨?” 영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첫사랑’과 ‘지금의 사랑’, 누가 더 셀까?

 고객 감동이란 게 뭔지 제대로 한 번 보여주고 싶다며 잘 다니던 여행사를 때려치운 한기준. 그는 사업컨설팅을 해 준다고 대학 남자 동기들을 찾아다니며 사기를 친 여자 동기 덕에 창업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녀에게 사기를 당했으면서도 다들 그녀가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외치는 동기들을 보며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차리기로 한 것. 아버지(천호진)에게 등 떠밀려온 서지우는 그의 첫 손님이다. 딸이 괜찮은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받고서도 ‘첫사랑을 못 잊어’ 결혼을 안 한다니 아버지의 속은 타 들어갈 수밖에. 책임감과 의욕에 불타는 한기준. ‘대한민국 김종욱 1108명 리스트’ 까지 만들어 ‘과학적인’ 수색작업에 착수한다. 그런데 웬일? 김종욱을 찾는 동안 한기준은 점점 서지우에게 빠져들고 만다.

   
▲ 서지우 아버지(천호진)와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차린 한기준(공유) ⓒ 김종욱 찾기

 서지우는 왜 10년이나 지난 첫사랑 김종욱을 그토록 찾고 싶어 했을까? 영화 내내 스토리를 관통하는 것은 사람들이 가슴 속에 묻어둔 추억의 애틋함이다. 그녀가 인도의 푸른 거리를, 거기서 만난 김종욱을 왜 그렇게도 못 잊는지 한기준은 애가 탔지만, 서지우가 정말 찾고 싶어하는 것은 그것들과 함께 했던 그 ‘순수했던 시절’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영화는 은근슬쩍 얘기하고 있다.

 “풍경사진을 봤어요. 보는 순간 뭐랄까. 운명적인 기대감이 생겼다고 할까. 여행사에 물어봤더니 인도래요.”

10년 전 서지우가 인도 여행을 떠난 건 ‘운명적인’ 선택이었다. 그 곳에서 첫사랑을 만난 것도. 그러면 현실에서 만난 한기준은 뭘까? 그녀가 애타게 찾는 운명의 진짜 주인공은 김종욱일까, 아니면 한기준일까.

   
▲ 김종욱을 찾아다니는 서지우(임수정)와 한기준(공유) ⓒ 김종욱 찾기

운명적 사랑은 따로 있는 걸까

 “인연을 붙잡아야 운명이 되는 거지.”

 운명은 따로 있는 게 아니냐고, 만날 사람은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거 아니냐고 묻는 딸에게 아버지는 말한다. <김종욱 찾기>는 숱하게 많은 영화에서 보여줬던 ‘운명적 사랑’ 얘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속 뮤지컬 ‘라스트 쇼(Last Show)’는 그 얘기를 결코 진부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하나의 세트와 의상으로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원 셋(One Set)’ 뮤지컬 장면에서 여자 주인공이 ‘펑크’를 내자 무대 감독인 서지우가 대신 무대에 섰다. 그 때 그녀가 “사랑을 두려워했던 나, 이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아름답고, 의미심장했다. 
 
영화 속 뮤지컬의 주인공들이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곳은 ‘데스티니 클럽(destiny club)’이다. 지우는 이 간판을 보며 김종욱을 만났던 인도의 ‘데스티니 호텔(destiny hotel)’을 떠올린다. 그런데 진짜 김종욱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하러 달려온 기준이 지우의 공연을 보며 그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는 그 순간, 기준의 눈에도 운명이라는 글자 ‘데스티니’가 유독 반짝거린다. 

   
▲ 무대감독 서지우(임수정)가 영화 속 뮤지컬 '라스트 쇼' 무대에 선 모습 ⓒ 김종욱 찾기

찾았어요, 그 사람

 영화의 후반부까지 관객들은 서지우의 기억 속에 등장하는 김종욱을 공유의 1인 2역으로 보면서 ‘진짜 김종욱은 어떤 모습일까’를 궁금해 하게 된다. 어린 시절 ‘보물찾기’를 할 때처럼 마음 졸이는 긴장감이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 한기준과 서지우가 ‘대한민국 김종욱’들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오나라, 신성록, 엄기준, 원기준, 오만석, 김무열, 최지호, 김동욱, 정성화, 정준하 등 진짜 뮤지컬 배우들을 깜짝 ‘카메오’로 맞닥뜨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영화는 이미 오랫동안 뮤지컬로 사랑받아 온 <김종욱 찾기>가 원작이다. 자칫 평범한 사랑 타령이 될 수 있었던 영화에 새 숨을 불어넣은 건 원작인 뮤지컬의 힘. 이 영화를 계기로 뮤지컬 감독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장유정씨는 평소 존경하던 박칼린 감독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극 중 뮤지컬 배우들의 보이스 코치를 맡아달라고. 박 감독의 치밀한 솜씨 덕에 영화는 장 감독의 소원대로 관객들에게 ‘뮤지컬 한 편을 새로 만나는 느낌’을 성공적으로 전하고 있다.

 “인도가 가지고 있는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무엇이 있어요.”
 “아침에는 짙은 안개에 뒤덮여 보이지 않다가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나는 인도의 모습이 마치 첫사랑에 대한 이미지와 같았어요.”

   
▲ 10년 전 떠난 인도 여행지에서 전통 의상을 입은 서지우(임수정) ⓒ 김종욱 찾기

 인도의 이국적이고 고혹적인 모습을 잊지 못했다는 장유정 감독. 그녀가 국내 최초 인도 현지 촬영을 고집했다는 점도 올 겨울 따뜻한 영화 한 편을 만나려는 관객들에게 반가운 선물이다.

데뷔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을 맡았다는 임수정은 점퍼와 운동화 차림에 정리 안 된 긴 파마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는 지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했다. 제대 후 첫 영화인데도 ‘2대8 가르마’의 엉뚱한 한기준과 하얀 셔츠 한 장만 입어도 멋진 10년 전 김종욱을 자유자재로 소화해낸 공유 역시 매력이 철철 넘쳤다. 3년 전 열애설에 휩싸인 적이 있는 두 사람은 ‘정말 사귀는 것 아니야?’하고 눈을 동그랗게 뜰 만큼 잘 어울렸다.

공유가 직접 부른 배경음악(O.S.T.) ‘두번째 사랑’을 들으며 가슴 설레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나면 청춘남녀들은 올 겨울이 바빠질 것이다. 솔로는 당장이라도 운명적 사랑을 찾기 위해, 커플은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을 운명으로 만들기 위해. 이번 크리스마스엔 각자의 ‘김종욱’을 찾아나서는 게 어떨까. 그리고 이렇게 외치자. “찾았어요, 그 사람.”

     관련기사
· '사디즘의 원조'는 왜 음란소설을 썼나
· 떠나도 잊을 수 없는 나쁜 남자, K군
· 소녀시대보다 예쁜 하모니, 감동 물결
· 하도야 같은 검사 현실엔 왜 없을까
구세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단비뉴스(http://www.danb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의견나누기(2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보노 (175.XXX.XXX.104)
2010-12-27 11:22:21
우왕. 씨네토크!! +ㅁ+ 구세라 기자님 잘 읽었습니다-ㅎ
리플달기
1 0
구세라 (61.XXX.XXX.80)
2010-12-28 01:31:49
와우.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잊지 말고 자주 놀러오세요 ^-^
리플달기
0 0
Follow danbi_news on Twitter

단비뉴스소개기사제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7136)충청북도 제천시 세명로 65(신월동 579)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대학원 413호|Tel 043)649-1557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충북 아 00192|등록일 : 2017-11-27|발행인: 이봉수|편집인: 심석태|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심석태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석태
Copyright 2009 단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nbi@danb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