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도 보상해주는 ‘가까운 박람회’ 약초 생산과 유통의 본고장 제천에서 8번째 한방 축제가 열렸다. 2010년에 시작된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가 올해는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간 열린다. 지난해에는 한방엑스포 국제행사로 인정받아 대규모로 열렸지만 올해는 엑스포 성공의 여세를 이어받아 내실을 다지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제천은 원래 대구, 전주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약령시의 하나로 꼽혀왔고 약초 생산의 중심지였다. 예를 들어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多汗症) 등에 두루 쓰이는 황기는 국내 생산량의 80%가 제천 일대에서 재
우리 모두 ‘담 넘어 남의 일’처럼 잊어 가고 있는 평창 패럴림픽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invisible barrier)이 또 하나 있다.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에는 여자선수가 네 명뿐이다. 전체 선수단 36명 중 겨우 10분의 1을 넘는다. 4년 전 소치 동계패럴림픽 때도 여자 선수는 네 명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비장애인 선수단 122명 중 여자선수가 4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자 선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이번 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한 네 명의 여자선수는 다섯 종목에 출전했다. 좌식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어느 올림픽보다 감동적인 성화 점화그가 성화대를 향해 돌아서자 관람석을 밝히던 불빛이 꺼졌다. 성화대로 올라가는 하얗고 긴 경사로만 밝게 빛났다. 촘촘한 계단은 사라지고, 45도 경사의 남은 언덕이 유난히 가파르다. 비장애인도 오르기 쉽지 않은 10m 남짓 되는 마지막 봉송로.그는 로프를 만지작거리며 ‘등반’ 채비를 했다. 계단까지 걸어 올라온 앞 주자가 전해준 성화를 등짐처럼 짊어지고 관중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순간 경기장에 그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한민수!” 패럴림픽 한국 대표선수단 아이스하키팀 주장. 올해 마흔여덟. 서른
이집트의 역사고도 룩소르에 남은 2개의 거대 신전 가운데 룩소르 신전 입구에는 오벨리스크 하나가 우뚝 솟았다. 높이 24m나 되는 기둥은 꼭대기로 갈수록 뾰족하게 좁아져 사각뿔의 피라미드 형태로 마무리된다. 하늘의 신과 닿고자 하는 욕망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왕조의 태양 숭배 사상을 담는다. 오벨리스크를 지나 신전 안으로 들어서면 어른 여러 명이 손을 맞잡고 둘러설 정도로 굵은 기둥에 둘러싸인 람세스 2세 정원과 100m에 달하는 기둥의 방(列柱室, 열주실)이 나온다. 오벨리스크와 거대 기둥에서 보듯 거석(巨石)문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된 지난 10월 24일. KBS 뉴스 9, MBC 뉴스데스크, SBS 8 뉴스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점진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출총액의 원리금 상환액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시행 시기를 1년 앞당기고, 금융취약계층의 대출상환을 유예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배경화면은 은행, 아파트, 지폐 순MBC는 4, 5번째 순서로 <다주택자 돈줄 죈다…'신DTI·DSR' 전방위 대출 규제>와 <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정정당당한 대결’이다. 그러나 체육계의 비리문제는 잊힐 만하면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 2월 ‘스포츠 4대 악 근절’을 외치며 스포츠비리신고센터를 세웠다. 4대 악은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성폭력을 비롯한 폭력’, ‘입시비리’, ‘조직사유화’다. 센터 설립 뒤, 올 8월까지 신고 건수는 742건. 종목별로 보면 태권도(106건)가 가장 많고, 이어 야구(71건), 축구(63건) 순이다. 이번 리스티클은 태권도/야구/축구와 빙상 종목의 충격적인 4대악 실태를
오랫동안 우리 쪽 전화가 울리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북한이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군사실무접촉을 제안한 게 마지막이다. 남북긴장을 완화하고 군사적 신뢰를 보장하자는 내용이었다. 국방부는 한 시간도 안 돼 ‘비핵화가 먼저’라는 내용의 짧은 입장 자료를 우리 언론에 내놨다. 그것을 끝으로 북한은 ‘통미봉남’을 외치며 우리에게서 등 돌렸다. 이제 북한과 의사소통하려면 판문점에서 확성기를 들고 말해야 한다. 때론 방송과 함께 군사분계선 담장 너머로 쪽지도 던진다. 북한은 우리 측을 예의주시하다 내용을 받아 적거나, 병사가 와서 쪽지를 가
“다음 문제입니다. <청춘의 독서>에서 저자는 종의 기원이 인간이 어디에서 왔는지 납득할만한 설명을 최초로 제시한 책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종의 기원>을 서술해 인간의 유래를 설명한 작가의 이름은 무엇일까요?”“외국 사람이죠. 자, 10초 드리겠습니다.”싸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11월의 첫날, 민송도서관 1층 라운지는 째깍째깍 초침 소리를 배경음 삼아 머리를 싸맨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대부분은 문제를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며 정답을 적어낸 반면 답이 생각나지 않는 사람들은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지난 10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한국 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의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각종 재테크 서적, 강연, 방송 등에 귀 기울인다. 10년 만에 목돈을 만들어 집을 산다든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든지 그 이유는 나름 다양하다. ‘재화를 왜 쌓아야 하는지, 그렇게 만든 부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근원적 성찰의 시간은 없다. 한국 사회에서는 남들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많은 정보를 가져 돈 버는 것만 중요하다. 천민자본주의가 이 땅의 중심에 뿌리내
‘인천 초등생 피살사건’이 처음 알려지고 열흘쯤 후인 지난 4월 8일, 김이광민(37·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변호사는 한 일간지에 ‘조현병 소녀에게 살인의 책임을 물을 수 있나’라는 글을 기고했다. 경찰이 피의자 A(17)양의 정신 질환을 의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무렵이었다. 김이 변호사는 글에서 “청소년의 행동 이면에는 부모와 사회의 영향이 있는데, 지금 한국은 청소년들이 정상적 정신건강을 가지기 힘든 사회”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A양에게 범죄의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사회의 책임도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범죄 환경 만
“우리나라는 부동산, 주택의 상대 가격이 너무 높아서 인구의 절반이 자기 집이 없어요. 수도권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초일류 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도 10년 저축해서 집을 살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제는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주택 정책을 좀 과감하게 펴야 하고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야 합니다.”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정권인수위원장 역할을 했던 김진표(70)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 주거 안정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부동산 보유세를 올려
‘두 신이 있었다. 서라벌에 찾아온 신들은 경치를 둘러보았다. 그중 남신이 외쳤다. “우리가 살 곳은 이곳이구나!” 빨래하던 처녀가 남신의 목소리에 놀라 바라보니 산처럼 거대한 두 남녀가 자기 쪽으로 오고 있었다. 처녀가 깜짝 놀라 “산 봐라, 사람 살려”라고 외치며 정신을 잃었다. 처녀의 비명에 두 신은 그 자리에서 산이 되어버렸다.’경주 ‘망산’과 ‘남산’의 유래다. ‘산이 된 신이 있는 곳’이니 산 자체가 신성할 수밖에. 신라인들의 천 년 보금자리 남산에는 다양한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대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신비로운
옛말에 ‘농민은 굶어 죽어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고 했다. 농민에게 씨앗은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1년 농사가 끝나면 농민은 이듬해 파종할 종자부터 챙겼다. 씨앗은 수천 년 전부터 농민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왔다. 그런데 토종 씨앗이 설 자리를 잃고 점점 사라져 간다. 종자는 농사의 시작이다. 소수 다국적기업에 빼앗긴 종자 주권을 되찾아 농부에게 종자권을 돌려주려 애쓰는 단체가 있다. 토종 종자와 전통농업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 씨드림이다.씨드림은 ‘Seed’와 ‘Dream’의 합성어로 ‘씨를 드린다’는 의미도 있다. 전국여
<앵커>도시민들은 맑은 공기의 전원생활을 꿈꾸는데요. 점차 옛말이 돼가고 있습니다. 도시나 시골 가릴 것 없이 전국토를 뒤덮는 미세먼지 때문이지요.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인지, 국내에서 발생한 것인지. 둘 다라면 도대체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발표 기관마다 수치가 달라 국민은 더 혼란스럽습니다. 그때그때 다른 미세먼지 발표 수치의 문제점을 유선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월악산이 보이지 않는 제천시오늘처럼 맑고 미세먼지가 적은 날은 월악산 국립공원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인 오늘은 뿌옇기만 할 뿐 잘
“문화 정책은 교육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프랑스는 돈이 있는 자나 없는 자나 똑같이, 재능과 의지만 있으면 꿈을 추구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꼭 참고해야 합니다.”문화예술 기반이 척박한 한국에서 33년간 민간 무용단을 이끌며 ‘발레 한류’의 개척자로 자리매김한 문훈숙(54) 유니버설발레단장이 11일 SBSCNBC 방송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새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을 제언했다.공립 예술학교에서 무료로 인재 키우는 프랑스프리마 발레리나(주역 무용수)로서, 또 발레단 경영자로서 많은 해외 무대를 경
<앵커>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에 더 활기를 띠는 시장이 있습니다. 도깨비 야시장인데요. 야시장 문화가 생긴 지는 벌써 90년이 넘는다고 하죠. 현대적인 문화가 더해지며 새롭게 태어난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을 유선희 기자가 찾았습니다. <기자>#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여의도)우리 고유의 한식을 비롯해 여러 나라의 풍미가 가득한 푸드트럭. 완자를 받아드는 표정에 벌써 군침이 가득 돕니다.인터뷰 > 강용구(19) / 전주시 우아동"맛있어요. 서울에 와서 이런 음식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어요." # 수공예품 코너도 인기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파
바야흐로 봄이다. 봄은 바람부터 다르다. 사람 마음 들뜨고 미소 짓게 하는 바람이다. 햇살은 따듯하고 새싹은 기지개를 켜듯 땅에서 솟아난다. 사람들은 옷장에 넣어두었던, 조금은 퀴퀴한 봄옷을 꺼낸다. 산뜻한 색깔과 얇은 옷감을 만지작거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깨끗하게 빤다. 마음 같아선 쨍쨍한 볕이 드는 옥상에 널어두고 싶지만, 마음뿐이다. 아쉬운 대로 실내 건조다. 뽀송뽀송한 옷을 집어 들고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 콧노래를 부른다. 신을 신고, 현관문을 연다. 살랑이는 봄 내음을 기대했건만 현실은 매캐한 악취다. 후다닥 마스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