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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발레리나 될 수 있는 나라
[제정임의 문답쇼, 힘]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2017년 05월 12일 (금) 13:58:00 유선희 박수지 기자 choms335@naver.com

“문화 정책은 교육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프랑스는 돈이 있는 자나 없는 자나 똑같이, 재능과 의지만 있으면 꿈을 추구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꼭 참고해야 합니다.”

문화예술 기반이 척박한 한국에서 33년간 민간 무용단을 이끌며 ‘발레 한류’의 개척자로 자리매김한 문훈숙(54) 유니버설발레단장이 11일 SBSCNBC 방송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새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을 제언했다.

공립 예술학교에서 무료로 인재 키우는 프랑스

프리마 발레리나(주역 무용수)로서, 또 발레단 경영자로서 많은 해외 무대를 경험한 문 단장은 문화정책 면에서 가장 부러운 나라로 프랑스를 꼽았다. 그는 “프랑스의 대학에는 거의 무용과가 없고 콘서바토리(conservatoire)에서 모든 예술교육이 이뤄진다”며 “조그만 학원에서 발레를 시작한 학생이 재능이 있으면 군 단위의 콘서바토리로, 더 잘하면 시 단위로, 이어 더 큰 국공립으로 진학한다”고 설명했다. 콘서바토리란 무용·음악 등 예술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실기 위주의 공립 예술전문학교로, 모든 교육이 무상으로 이뤄진다. 예술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초중고 등 전 과정에서 막대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 하는 우리나라 현실과 대조적이다.

   
▲ 국공립 예술전문학교에서 재능 있는 인재를 무료로 키워내고 있는 프랑스에 대해 설명하는 문훈숙 단장.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문 단장은 또 “프랑스는 예술단체의 규모와 역사에 따라 기준을 차등화해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한다”며 “우리나라도 신생단체들은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미 기성 작품이 있는 중견단체들은 2~3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유통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 지역에 민간 발레단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도와주면 전문 무용수들이 오래 활동할 공간이 생기고, 지역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단 33년, ‘차라리 발레단이 없었다면’ 포기하고픈 순간도

문 단장은 1984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될 때부터 주역 무용수로 참여했고, 95년부터 무용수와 단장을 겸직했다가 2001년부터는 경영에만 전념하고 있다. 문 단장은 “(지난 33년간)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고 ‘발레단이 차라리 없었다면...’하는 생각을 할 때도 많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고비가 닥칠 때마다 아름다운 예술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며 정성을 다하는 자세로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 문 단장은 지난 33년을 돌아보며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왔기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리틀엔젤스예술단과 선화예술중학교를 거쳐 영국로얄발레학교와 모나코왕립발레학교에서 공부한 문 단장은 영국에서 외국인 차별을 겪으며 발레를 포기하려 했던 일도 털어놓았다. 팔다리가 긴 서양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고 외국인 학생에겐 공연 참가 기회조차 주지 않는 차별에 좌절하면서 발목 부상으로 고통을 겪던 시절이었다. 그는 “발레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포기하려다 아버지의 설득으로 모나코왕립발레학교에 갔는데, 좋은 날씨와 차별 없는 환경에서 마음과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문 단장은 또 무대에 오르기 전 유독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도 발레리나로서 힘들었던 부분이었다고 고백했다. 1989년, 발레를 하는 사람들에겐 ‘꿈의 무대’로 꼽히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동양인 최초로 ‘지젤’의 주역을 맡아 공연하게 됐는데, 개막 전날 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통곡했을 정도다. 당일 막이 오르기 직전에도 ‘심장이 안에서 뛰는지 밖에 나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떨었다고 한다. 그러나 공연은 커튼콜(막이 내린 후 공연자를 다시 불러내는 박수)이 30분가량 이어질 정도로 대성공이었고, 이날 공연 후 그는 ‘영원한 지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지젤’을 연기한 문 단장은 커튼콜이 30분 동안 이어질 정도로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영원한 지젤‘에서 ’발레 한류의 개척자‘로

창단 당시부터 세계 무대를 겨냥했던 유니버설발레단은 창작 발레 ‘심청’ 등으로 러시아·미국·프랑스 등 해외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문 단장은 “외국인 예술감독과 작곡가가 ‘효’를 강조하는 심청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쉬운 작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심청과 아버지가 만나는 3막에서는 현지 관객들도 눈물을 흘린다”고 소개했다. 서양의 발레 작품이 대부분 남녀의 사랑을 주제로 하는 반면, 심청은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조명한 개성 있는 이야기에 완성도 높은 안무와 음악이 어우러져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방송에서 문 단장은 ‘발레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공연 전 10분 해설’과 ‘무대 해설 자막’을 도입하는 등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이야기도 풀어놓았다. 또 시청자를 위해 자세와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도 소개했다.


경제방송 SBSCNBC는 지난 3월 16일부터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진행하는 명사 토크 프로그램 ‘제정임의 문답쇼, 힘’ 세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부터 50분간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의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등의 현안과 삶의 지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비뉴스>는 매주 금요일자에 방송 영상을 싣는다. (편집자)

편집 :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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