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시사맥(脈)] 톈궁
지난 4일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을 건설하기 위해 우주에 갔던 비행사 3명이 지구로 무사 귀환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2F와 야오-14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출발했습니다. 이들은 183일 동안 우주에 머물면서 톈궁 조립과 건설에 관한 핵심기술을 시험했습니다. 그런데 '톈궁'이 뭘까요?
톈궁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구축 중인 유인 우주정거장으로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올라갔던 천상의 궁궐 톈궁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길이 37m에 무게 90t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의 1/3 크기입니다. 2011년 처음 발사한 톈궁 1호는 2016년 지구와의 교신이 끊어져 2년 후인 지난 2018년 남태평양에 추락했습니다. 중국은 톈궁 1호가 지구와 교신이 끊어지자 2016년에 톈궁 2호를 발사했고, 톈궁 2호는 이후 선저우 1호 등 우주선과 도킹에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올해 말까지 톈궁 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말 완공되면 앞으로 15년간 운영될 예정입니다.
중국은 계속해서 우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007년 10월 중국 최초 달궤도선인 창어 1호를 발사한 뒤 꾸준하게 달 탐사에 뛰어들었습니다. 2010년 창어 2호로 달 착륙 예정지 지도를 완성했고, 2014년에 창어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 우주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과의 우주 굴기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 러시아 일본 등 16개 국가의 참여를 허가했지만 중국은 배제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2024년 임무가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톈궁이 지구 궤도에 남아 있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중국은 오는 2030년 달 기지 건설로 우주인의 상시 체류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G2 국가들이 우주 사업에 몰두하는 이유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핵심 목표는 달에 인간이 항시 머무를 수 있는 기지를 짓는 것인데, 이 기지는 광물자원을 캐내는 데 필요한 공간입니다. 즉, 마그네슘과 실리콘, 티타늄 등 달에 묻힌 광물자원을 개발하려는 겁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핵심 자원인 희토류도 달에는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핵융합 발전의 원료가 되는 '헬륨3'는 달에 100만t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돼 이것을 지구로 가져온다면 지구 전체에 1만 년 동안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한국도 '우주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8월에 발사된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인 ‘다누리’는 지금 달을 향해 항해 중인데, 다음 달 17일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도 발표했습니다. 2024년 화성에, 2032년에는 달에 우리 손으로 착륙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시기가 담긴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연, 미래 '우주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이 주의 시사맥(脈), 톈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