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특강] '아이엠피터' 임병도 기자
주제 ① 1인미디어의 현황과 과제

정치∙시사 전문 블로그 <The 아이엠피터>를 운영하는 임병도 기자는 최초의 전업 블로거다. 가족과 제주에 살며 일주일에 사흘은 서울에서 취재하고 강의와 방송을 진행한다. 블로그 방문자 4천7백만에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수가 1만 6천이 넘는다. 강의료와 방송출연료, 블로그 후원금으로 생활하는 전업 블로거가 된 그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미국에서였다.

“유학 중에 학비가 비싸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자 등록하러 갔더니 천 불을 달래요. 친구한테 이야기했는데 백 불만 주면 자기가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둘이 시청에 갔더니 15불 들었고 삼십 분밖에 안 걸렸습니다.”

당시 <미주조선일보> 홈페이지에 글을 쓰고 있던 그는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을 뻔한 경험을 게시판에 썼다. 독자들 반응이 좋았고 <오마이뉴스>에도 실렸다. 이후 미국∙한국∙일본 3국을 비교하는 글을 주로 썼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2010년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제주에 내려간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만삭의 아내를 끌고 수입도 없는 제주로 내려간 미친놈’이라고 묘사했다.

▲ 정치∙시사 블로그를 운영하는 임병도 기자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 유수빈

정형화하지 않은 언론, 1인미디어의 탄생

“1인미디어가 나온 건 2005년입니다. ‘다음’을 정말 사랑했는데 ‘카카오’로 바뀌면서 버렸어요. ‘다음’이 1인미디어를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05년 포털 사이트 ‘다음’은 블로그 글을 뉴스처럼 노출하는 ‘다음 온리’를 만들었다. ‘미디어몽구’와 같은 1인미디어가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는 촛불집회 현장소식을 생방송했기 때문이다. 언론사가 하지 않는 것을 제공하는 새로운 뉴스 생산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다음 온리’는 2006년 ‘블로거가 만든 뉴스’, 2007년 ‘블로거 뉴스’로 진화한다. 이명박 정권 이후 정부의 압력으로 블로거 뉴스는 사라졌지만 1인미디어가 다루는 다양한 콘텐츠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린 계기였다.

임 기자가 1인미디어 셋을 소개했다. 아무리 추운 날에도 현장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며 영상을 찍는 <미디어몽구>, 조그만 단서를 하나하나 찾아내 국정원 계정 추적을 하는 <네티즌 수사대 자로>, 삼성백혈병을 취재하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활동 동영상을 올리는 <미디어뻐꾹>이 그들이다. 임 기자는 셋의 공통점으로 끈질김을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1인미디어 활동을 할 건지 내가 만약 영상을 찍고 단서를 추적해 간다면 어떤 사안을 얼마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치∙시사 블로거, 그게 뭐예요?”

임 기자는 정치 블로거가 된 계기에 대해 ‘80살까지 할 수 있는 분야여서’라고 답했다. 4년, 5년에 한 번씩 선거가 있어서 쓸 거리가 많고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정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정치 블로그를 유명한 갈비탕 식당과 김치찌개 식당에 비유하며 유행하지 않고 오래가는 분야라고 소개했다.

취재 분야를 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자기 성격을 아는 것이다. 성격이 취재기자보다 편집기자에 가깝다고 소개한 임 기자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전국을 돌며 취재 다닌 경험을 소개했다.

“제가 총선 때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대구 사람 말 잘 안 해줘요. 택시를 자주 탔거든요. 기사님한테 ‘카드 말고 현찰로 드릴게요’라며 한참 부탁해야 얘기해주시고 편의점에서 담배 사고 말도 붙여야 아줌마가 얘기를 좀 해줘요.”

임 기자는 처음 정치∙시사 블로거로 시작할 때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취재를 할 거냐,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글을 쓸 거냐’로 고민했다고 한다. 내향적 성격이어서 편집기자 스타일로 글을 쓰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제주도로 이사했다. 자신의 성격을 알고 취재하려는 분야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인 미디어가 생존하려면?

"지금 1인미디어에 속한 사람들도 열 명 남짓이에요. 내년에 현황보고를 쓰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이쪽 분야에 투자하고 열심히 하면 많은 성과를 가질 수 있어요. 키워달라고 하면 키워줄 테니 도전하세요!"

학생들에게 1인미디어에 도전하라고 독려한 임 기자는 "최소 하루 블로그 방문자가 만 명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개인이 만든 사이트라고 해도 하루에 만 명 이상이 들어와 보지 않으면 미디어로서 영향력이 작기 때문이다. 그는 블로그 방문자를 유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활용을 비롯해 협력∙공생한다는 의미로 상업적인 곳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퍼가도록 허용한다. 조금이라도 자기 글이 많이 읽히게 하기 위해서다.

"제가 70살 정도 돼서 확실한 브랜드를 가지게 되면 펌(퍼가기)을 허용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열어놓는 거죠."

임 기자는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 페이스북, 텀블러를 비롯해 소셜 미디어 8개를 운영한다. 구글 플러스 계정도 두 개다. 그는 자신의 활동을 제품을 만들어 파는 행위에 빗대어 설명했다.

"제가 기사를 쓰면, 제가 알아서 제품을 팔러 다니는 거예요. 페이스북에도 올리고 카톡에도 올리고, 텀블러로도 올리고. 여덟 개 계정에 하나하나 올려요.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매장이 없으면 팔 수가 없잖아요. 꾸준하게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있지만 그걸로는 미비한 거죠."

"여러분은 소셜 미디어를 몇 개 해요? 한두 개 하시나요? 지금은 그래도 된다고 하지만 여러분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어요. 언론사 들어가기 전에 어느 정도 파워를 쌓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연 여러분이 여러분 이름으로 글을 썼을 때 누가 볼까요?"

블로거로 사는 고충

임 기자는 1인미디어의 영향력을 강조하며 한 달 전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제가 한 달 전인가 이효리 씨 관련 글을 썼어요. 다른 글은 자료 찾는 것부터 15시간쯤 들기도 하는데 이효리 씨 관련 글은 별로 시간이 안 들었어요. 그런데 22만 명이 봤어요, <오마이뉴스>에서만. 별 내용이 아니에요. 이효리 씨가 소길리에 사는데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피신해 있다. 왜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냐? 아름다운 관광지 많으니까 그리로 가라. 이효리 씨 블로그 가서 캡처한 것 넣고 기사를 썼어요. 이럴 때 속상하죠. 두 시간 들여서 쓴 글은 이렇게 많이 보고. 훨씬 시간 들인 글은 안 보고."

임 기자는 "화가 나지만 이게 현실"이므로 자신이 영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제목 키워드로 장사하는 게 아니라 <아이엠피터>라는 이름이 갖는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이트가 불안할 때가 있어 기사를 쓰면 <오마이뉴스>에 글을 바로 올린다며 원고료를 주는 <오마이뉴스>와 원고료를 주지 않는 <직썰> <슬로우뉴스> <ㅍㅍㅅㅅ> <허핑턴포스트> 등을 비교했다. 그는 "한국은 블로거만 해서는, 글을 써서 먹고 살기 힘든 나라, 글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라며 따라서 "요즘엔 글을 쓰는 것뿐 아니라 방송도 한다"고 말했다.

▲ 저널리즘스쿨 학생들이 1인미디어 전략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 유수빈

임 기자는 독일에서 전 세계 1인 블로거들이 모여서 탄압받은 사례를 발표할 때, 이집트를 비롯한 나라의 블로거들이 '너희 나라는 진짜 심하구나'라고 말하기까지 했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블로그 글이 쉽게 블라인드 처리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제가 글을 엉망으로 썼으면 이해를 하는데 항상 '해당없음'이 뜨거든요. 저는 명예훼손으로 걸린 적이 없습니다. 사실관계가 틀린 기사를 쓰지 않았는데도 자기 말은 듣지 않고 무조건 블라인드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 헌법소원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 페이스북 현황을 살펴보면 주 구독자층이 35~44세 남성들이다.

"<직썰>은 연령대가 좀 낮아요. 25세부터 30세 여성이 주로 봅니다. 아무래도 남성이 공유나 확산성이 떨어져요. 이건 남녀 비하 발언이 아니라 여성 독자층이 빨리 전파를 해주는데 저는 그렇지 않으니까 좀 우울하죠." 

그는 자기 글을 읽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성별∙나이∙학력∙구독자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비뉴스> 같은 경우도 구독자가 어떻게 되는지 분석해야 해요. 20대가 보게 하려면 20대가 보는 글 쓰면 되거든요."

패턴이 된 글쓰기 일과

임 기자는 한밤중에 자지 않고 주제선정과 자료검증을 거쳐 글을 쓴 뒤 아침 7시에 공개한다. 그때부터 9시까지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소셜미디어 8개 사이트에도 공유한다. 그는 글을 다 올린 뒤, 사람들 반응을 살피고 10시에 컴퓨터를 끄고 휴식을 취한다. 오후 1시부터는 다시 글을 쓰기 위한 현안 이슈를 검색하며 자료를 찾는다. 5시쯤 되면 모든 일을 멈추고 아이들을 돌본다.

▲ <아이엠피터>의 일과. © 임병도

“제 사이트, 제 글에 모든 시간을 집중하지만, 아이들과 가족도 인생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행복을 위해 따로 시간을 챙겨 놓는 겁니다.”

대안 언론도 수익성 생각해봐야

“대안언론들이 왜 인재가 안 생기는지 아세요? 처음에 경력 없는 사람을 월급 120만원에 쓰다가 이 사람이 기사를 쓸 만한 수준이 되면 직장을 옮겨서 나갑니다. 그럼 다시 ‘초짜’ 데리고 하구요. 악순환입니다. 저는 대안언론에 어떻게 월급을 줄 것인지 고민해보라고 이야기해요. 그게 안 되면 좋은 언론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이 한두 번이지, 사명감만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이 세상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임 기자는 <오마이뉴스>에서 지금까지 원고료로 4000만 원 가량을 받았다. 그는 평소 월수입이 월 200~300만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교통비와 취재비용을 빼면 150만원으로 네 가족이 제주도에서 생활하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취재한 언론노조 이야기를 들며 기자도 자신의 경제적 수입을 항상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취재를 갔더니 총파업 때 사람들이 너무 고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파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입이 없으니까 대리운전, 번역 아르바이트도 뛴다고요. 기자도 하나의 직종이지만 결국 사람입니다. 기자가 돈이 궁하잖아요? 그럼 데스크에서 쓰라는 대로 쓸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개인적인 수입창구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오마이뉴스>에 필명으로 글을 쓰거나 영문 블로그를 만들어서 글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임 기자는 기자 스스로 경제적 수입을 고민하는 것은 언론인으로서 당당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부당하게 받은 돈이 없는 이상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좀 더 자유롭게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기자는 다양한 수입의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엠피터>만의 마케팅

▲ 임병도 기자는 아내에게 야단맞는 딸 사진 등 아이들 사진으로도 후원자와 소통한다. © <아이엠피터> 페이스북

임 기자는 본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딸아이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자신만의 마케팅을 설명했다.

“1인미디어라는 것은 글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습니다. 제 인생을 그대로 다 보여줘야 하는 거예요. 후원자들은 제 아이들을 보면서 후원을 해주는 겁니다.”

임 기자는 1인 미디어와 후원자 간 소통의 장을 소셜미디어에서 찾았다. 글쓴이와 수용자 사이에 공유할 만한 동질감을 소셜미디어에서 교류함으로써 후원의 목적과 결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대안 언론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안 언론의 글쓴이는 언행일치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글쓴이가 글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내용은 글쓴이의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임 기자는 글을 쓰면서 느낀 바를 그의 인생에서 실천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택배기사와 관련된 글을 써보고 택배기사가 얼마나 고된 노동을 하는지 알게 되면서 배송이 조금 늦어도 짜증을 내지 않게 되었다고 전했다.

"글쓴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글쓴이는 언론인으로서 의미가 없어요. 여러분이 쓰는 글만큼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예요."

“일베, 우습게 보지 마세요”

임 기자는 1인미디어의 숙명을 이야기하면서 악성 댓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글이 정확하지 않으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비판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비판의 주체가 비록 ‘일베’라고 할지라도 정당한 비판은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기자는 ‘일베’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우리도 글쓰기에 노력을 기울이는지 반문했다.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몇 시간씩 자료를 준비해서 글을 쓰는 만큼 언론인도 성의껏 자료를 찾고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글에 꾸준하게 댓글을 다는 한 악플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언젠가 한 번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아이엠피터>가 서울시 팟캐스트를 하는 이유

임 기자는 1인미디어에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1인미디어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1인미디어 언론인을 기자로 인정해주지 않는 언론계 출입처 관행을 들었다. 특히 임 기자의 경우 단순하게 영상을 촬영하여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글을 쓰기 때문에 보도자료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보도자료조차 받기 어려운 1인미디어는 취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제가 요즘 서울시 팟캐스트를 하는 이유가 있어요. 서울시 팟캐스트를 하면 보도자료를 줍니다. 보도자료를 받기 위해 팟캐스트를 하는 거죠.”

불안정한 수입 또한 1인 미디어의 한계다. <오마이뉴스>에서 원고료만 4000만원 가량 받은 그지만 1인미디어의 불안정한 수입에 따른 불안함을 고백했다. 임 기자는 정기 후원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항상 수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대안 언론의 후원자가 줄고 있는 현상이 기존 언론사의 수익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물결 또한 1인 미디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영상,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등 새로운 형식의 보도 행태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임 기자 역시 여러 형식의 글의 쓰지만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글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를 모두 잘할 수 없는 상황과 새로운 시대에 1인 미디어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브랜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1인 미디어는 결국 자기 브랜드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임병도 기자는 전문가를 뛰어넘는 1인 미디어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 한 명이 독자적 콘텐츠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진 의원이 확 떴잖아요. 왜 떴을까요?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생겼단 말이에요. 기자도, 1인미디어도 마찬가집니다. 언론인의 행보, 소셜미디어 행동 등 여러 가지가 나와야 하는 거죠. 카드뉴스나 포토뉴스 같은 새로운 콘텐츠도 제작해야겠지만 그 이전에 기자가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임 기자가 추구하는 글의 형태는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시간이 지나도 읽힐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한다. 그는 ‘글을 잘 쓰는 사람’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1인미디어가 생산하는 콘텐츠는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는 자료로서 전문 콘텐츠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인 미디어도 뭉쳐야 산다?

“1인미디어 구심점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해요. 각 언론사에서 세저리 사람들 포진되어 있으면 막강한 라인이 생기는 거죠. 영향력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얘기입니다. 아무리 정권에서 막는 기사가 있더라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언론사에 다 있어. 우리 동시에 일 터뜨리자. 난리가 나겠죠."

▲ <아이엠피터>는 1인미디어가 지속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한다. ⓒ 구글 이미지

임 기자는 이처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성언론사보다 몸집이 작은 1인미디어도 유통망이나 플랫폼에 대해 자꾸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후배나 동종업계 사람들이 취재하는 데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유통망이 없으니까 유통망을 만들어 뉴스 콘텐츠를 계속 팔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을 통해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뉴스와는 차별화한 콘텐츠를 만들고 납품하겠다는 전략이다.

그가 기획하는 정치 드라마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현대사 기록에 초점을 두고 미래세대의 트렌드에 맞게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방영된 41부작 드라마 ‘제5공화국’이 정치에 대한 흥미를 유도한 것처럼 팟캐스트를 통해 정치드라마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이를 다른 언론사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저는 팟캐스트 정치드라마를 만들고 싶어요. 성우들과 작가. 기본적으로 인물과 사건에 대한 글을 쓰고 그것을 팟캐스트로 만드는 거죠.”

1인미디어의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임 기자는 1인미디어로서 행복한 이유를 콘텐츠의 자율성이라고 말한다. 내용 말고는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언론사에 들어갔을 때 제일 짜증나는 게 킬 당했을 때”라며 고민해서 낸 아이디어를 끌고 나가지 못하게 됐을 때 느꼈던 실망감을 털어놨다. 그는 모두가 재미난 콘텐츠만을 찾는 것은 아니며 자기 콘텐츠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기자가 갖고 있는 무기, 곧 실력만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은 ‘좋은 기사에 원고료 주기’와 같은 방식으로 후원을 받는다. 1인 미디어를 하는 데 가장 힘든 점은 고정수입 없이 후원에 의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후원자 10명이 각각 만원씩 후원한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10만원의 수입이 발생한다. 자금이 없어 포기하거나 부업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출신 박상규 기자는 스토리펀딩을 통해 1억원 넘게 후원받은 사례도 있다. 임 기자는 이러한 기자 후원제도를 통한다면 1인미디어의 미래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전망한다. 그는 “아마도 10년 뒤에는 제가 1인미디어로서 오늘 강의했던 내용에 덧붙여서 이렇게 더 발전했다는 내용을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강연을 마쳤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은 <인문교양특강I> <저널리즘특강> <인문교양특강II> <사회교양특강>으로 구성되고 매 학기 번갈아 가며 개설됩니다. 저널리즘스쿨이 인문사회학적 소양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그것이 언론인이 갖춰야 할 비판의식, 역사의식, 윤리의식의 토대가 되고, 인문사회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1학기 <저널리즘특강>은 김종철 이대근 곽윤섭 박태균 김호상 임병도 오연호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강연기사 쓰기 과제는 강연을 함께 듣는 지도교수의 데스크를 거쳐 <단비뉴스>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편집 :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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