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임의 문답쇼, 힘] ⑬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을 위협한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새로운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봐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61) 성균관대 교수는 공급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통해 유휴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공유경제를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21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공유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면허를 가진 기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공유경제를 규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우버화’ 막지 말고 기존 산업과 ‘윈윈’ 추구 필요 

그는 승용차 소유자가 모바일로 승객과 연결돼 택시 영업을 하는 우버(Uber)처럼 소비자와 공급자가 직접 만나는 서비스의 활성화, 즉 ‘우버화’는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흐름인데 국내에선 택시업체 등의 반발로 규제하는 게 안타깝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전 장관은 “면허를 가진 기존 기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면서 우버 기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공유경제도 확산시키고 기존 산업도 새로운 흐름에 합류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 공유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하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 SBSCNBC

박 전 장관은 또 빈 집과 방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Airbnb)의 경우 숙박업소로서 안전과 위생 관리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들어 “국가가 감독하는 면허 사업과 달리 공유경제는 고객이 직접 평가하는 시스템을 통해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비위생적이고 불친절한 집에 대해서는 고객이 나쁜 후기를 올림으로써 정부의 관리감독보다 훨씬 정확하고 시의적절하고 부패도 없는 ‘시장의 평가’가 내려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직접 하는 위생 점검은 하루만 반짝하면 그만”이라며 “매일 업데이트가 되는 고객의 평가가 정부의 감독을 대체할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친기업 정책은 죄가 없다”

박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지나친 기업친화(비즈니스 프렌들리)정책이 대기업에 특혜를 몰아주어 경제력집중과 소득분배 악화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기업은 일자리와 세금, 국부의 원천인데 친기업정책을 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분배가 악화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오해”라며 “25년간 악화하던 소득분배 추세가 2010년부터 최소한 반전되거나 정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상위 1%로 부가 편중되고 대물림이 고착하는 경향이 문제”라며 “여기에는 평준화 정책에 따른 공교육의 붕괴, 면허나 전문자격, 정부의 규제 등이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 이명박 정부의 기업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박 전 장관. ⓒ SBSCNBC

한국 경제 도약 위해서는 창의성 높이는 개혁 필요  

박 전 장관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우리의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무엇보다 창의적으로 교육하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턱없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렸을 때부터 암기 위주로 교육하고, 조직에서는 상명하복의 위계질서 속에 순환보직, 연공서열로 창의성을 죽이며 장시간 근로로 평생학습에 매진할 여유도 없기 때문에 지식과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계속 뒤처진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박 전 장관은 “교육과 노동제도 등에서 총체적이고 동시다발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박 전 장관이 창의력을 죽이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요인들을 설명하고 있다. ⓒ SBSCNBC

타고난 재능보다 ‘열정’과 ‘노력’이 더 중요

박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야구에 빠졌던 청소년기를 회고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발상’을 강조했다. 부산고 3학년 때 학교 야구 응원부장을 맡았던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응원가를 공모하고, 스카우트 대상 선수를 찾기 위해 직접 인근 중학교를 돌아다닐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 박 전 장관이 고등학교 시절 학내 공모를 통해 가사를 만든 야구부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 SBSCNBC

그는 “야구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며 “야구와 인생은 모두 굴곡과 위기가 있고,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설적 투수 톰 글래빈이 “You can not measure heart with radar gun(열정은 스피드건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 말을 인용하며 “평범한 투구속도를 가진 글래빈이 최고의 투수가 된 것은 열정과 노력으로 부족한 재능을 보완했기 때문”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최고가 될 잠재력이 있으니 젊은이들이 자신을 과소평가 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제방송 SBSCNBC가 지난 3월 24일부터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진행하는 명사 토크 프로그램 ‘제정임의 문답쇼, 힘’을 신설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부터 50분간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의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등의 현안과 삶의 지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비뉴스>는 매주 금요일자에 주요 방송 내용을 싣는다. (편집자)   

* 전체 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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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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