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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식 키워주는 ‘영양가 웹툰’ 6선
[단비 리스티클] ② 지식과 교훈 흥미롭게 버무린 요즘 만화
2016년 02월 19일 (금) 18:55:06 박고은 이성훈 기자 ssal123@daum.net

아직도 ‘만화는 아이들이나 좋아하는 유치한 장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뉴미디어 시대의 추세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핀잔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통해 구독하는 요즘 ‘웹툰’은 정확한 정보와 생생한 감동을 흥미롭게 전달하는 ‘인포테인먼트’ 수단으로 떠올랐다. ‘이 웹툰을 교과서로 삼자’는 베스트 댓글(베댓)이 발견될 정도다. 재미나게 술술 읽다보면 역사의 비극, 장애인 문제, 로봇사회 등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손에 딱 잡게 되는 작품들이 적지 않다. 재미와 지식, 감동을 한꺼번에 안겨주는 ‘영양가 있는 웹툰’ 6작품을 <단비뉴스>가 독자를 위해 엄선했다.

1. 청보리, <원 뿔러스 원>

   
 
   
▲ <원 뿔러스 원> 19화에서 장애인인 주인공이 사람들의 시선에 불편해 하는 모습과 65화에서 장애인 혐오 발언을 눈앞에서 듣고 있는 장면. ⓒ <원 뿔러스 원> 갈무리

<원 뿔러스 원>은 뿔이라는 가상의 신체 부위를 통해 장애인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웹툰이 설정하는 인간 사회에서 뿔이 없거나 뿔이 하나만 있는 사람은 장애인이다. 뿔이 두 개여야 비장애인이다. 우리 현실에서처럼 웹툰 속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을 멸시하고, 차별하고, 불편해한다. 웹툰 초반, 독자들은 이 설정에 대해 갸우뚱하게 된다. ‘뿔 하나 없는 게 어때서?’라고.

하지만 웹툰을 ‘정주행’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 현실에서 비장애인인 우리들 대부분이 웹툰 속 뿔 두 개를 가진 비장애인과 같은 시선으로 장애인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관찰자 입장에 있던 독자들은 웹툰 후반부로 갈수록 자기의 내면에 시선을 돌리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작가의 아버지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한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아주 조금 다를 뿐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이 웹툰을 진지하게 읽은 독자라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성찰하고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링크: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97473, 무료

2. 무적핑크, <조선왕조실톡>

   
 
   
▲ <조선왕조실톡> 프롤로그와 47화 위화도회군 편에 등장한 장면 ⓒ <조선왕조실톡> 갈무리

역사 공부는 지루하고 딱딱하다? ‘달달 외우는 과목’으로만 인식되었던 역사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는 웹툰이 등장했다. <조선왕조실톡>은 역사기록인 <조선왕조실록>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화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독자)’에게 친구신청알람이 쏟아진다. 친구목록을 확인한 나는 깜짝 놀란다. 태조, 세종, 양녕대군, 황희, 연산군… 독자들은 조선시대 주요 인물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이들이 나누는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엿들을 수 있다.

<조선왕조실톡>의 독자들은 역사 속 인물들이 요즘 우리가 메신저에서 실제로 쓰는 말투를 쓰며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지식과 재미를 얻는다. 이제껏 역사 교과서와 소설, 드라마 등에서 ‘진지한 조상님’만 봐왔던 독자들은 이모티콘과 각종 유행어, ‘ㅋㅋㅋ’ 같은 표현을 거침 없이 구사하는 역사 인물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웹툰은 매번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지식을 충실하게 전달한다. 발칙한 상상력이 더해진 이 작품은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좀처럼 역사 공부를 하지 않는 요즘 청소년들이 역사에 흥미롭게 다가가도록 만들어 준다.

링크: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42598, 무료

3. 황준호, <미래소녀>

   
 
   
▲ <미래소녀> 에필로그와 14화의 각 장면 ⓒ <미래소녀> 갈무리

작가는 ‘선한 다수는 왜 악한 소수에게 휘둘리는가?’라는 질문에 집착하면서 이 웹툰을 그리게 됐다고 한다. 주인공인 소녀는 오래 전 옛날부터 세상이 멸망하는 미래까지 우리 사회를 경험하고 지켜본다. 사회적, 물리적 힘이 없는 소녀는 사회 속에서 약자로 살아간다. 그래서 상처도 많고, 인간에 대한 기대도 없다. 작가는 그런 소녀의 시각에서 사회의 폭력성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웹툰 후기’에서 소녀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밝혔다. 세상에 대해 떠들고 냉소하면서 행동은 못하고 소극적이고 병적인 모습. 그리고 그 끝에는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그 결말은 작가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작품을 읽고 나면 소녀의 모습이 과연 작가에게만 국한된 모습일까 되묻게 된다. 작가는 <설국열차>, <파리대왕>,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등의 책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현대와 미래의 우리 사회를 잔인하고 참혹하게 표현한 이 작품을 보면서 독자들은 어쩔 수 없이 우리의 현실을 걱정하게 될 것이다.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54318, 무료

4. 하일권, <3단합체 김창남>

   
 
   
 
   
▲ 미래사회의 인간소외와 로봇의 진화를 담은 웹툰 <3단합체 김창남>.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영국의 영화제작사 '페브러리 필름'에 판권을 판매했다. ⓒ <3단합체 김창남> 갈무리

갈수록 정교해지는 로봇기술은 인간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는 다가오는 로봇사회에 대한 기대와 비관이 교차했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대량 실업과 인간소외를 낳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인간이 단순노동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연대와 자아실현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낙관적 관점이 팽팽히 맞선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미래의 로봇사회는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어느 쪽일까?

웹툰 <3단합체 김창남>은 인간형 로봇 출시를 코앞에 둔 미래 사회를 그린다. 주인공 ‘호구’는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고등학생이다. 하지만 같은 반 힘센 아이들로부터 폭력과 따돌림을 당하고, 반 아이들은 그런 호구를 철저히 왕따 시킨다. 외로운 호구에게 어느 날 로봇 짝꿍이 생긴다. 그 이름은 시보레, 예쁘장한데다 인공지능까지 탑재된 휴머노이드다. 괴롭힘 당하는 호구를 외면하는 반 친구들보다 ‘이유 없이 친구를 때리고 괴롭히는 사람은 나쁘다’며 프로그래밍된 말을 내놓는 시보레가 더 ‘사람답게’ 보인다. 로봇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다. 웹툰 <3단합체 김창남>은 세상이 이대로 돈과 경쟁논리에 잠식되다가는 인간 고유의 연대의식과 사랑마저 로봇이 제공해야 할지 모른다는 경고음을 울린다. 다가올 로봇사회에 대한 고민을 한 발 앞서 하게 만드는 웹툰이다.

링크: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26310, 1~5화 무료, 6~25화 구매: 10,000원

5. 억수씨, <Ho!> 

   
 
   
 
   
▲ 주인공 원이와 청각장애 소녀 호는 사제지간에서 연인의 관계로 발전한다. 10년의 시간 속에서 장애는 벽이 아니라 오히려 관계의 디딤돌이 된다. ⓒ <Ho!> 갈무리

비장애인과 장애인은 진정으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진심어린 연애가 가능할까. 웹툰 <Ho!>는 일본의 사연공유 사이트 ‘2ch'에 게시된 어느 일본인 부부의 실제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둘은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새내기 대학생인 남주인공 ‘원이’는 초등학생인 소녀 ‘호’의 전담교사가 된다. 호는 청각장애인이어서 다른 과외선생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기피대상1호’였다. 하지만 원이는 수담과 필담, 그리고 입술모양을 읽으며 호와 차근차근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밟는다. 원이의 인내와 배려 덕분에 호는 초·중·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 번역가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둘의 건강한 관계는 원이에게도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한국의 청년들이 구직난에 시달리듯, 주인공 원이도 구직과 취업실패를 반복하며 좌절의 수렁에 빠진다. 급기야 1년 넘게 피시방에서 틀어박혀 흡연과 게임만 하는 ‘피시방 죽돌이’의 삶을 살기도 한다. 하지만 호는 원이가 망가진 일상을 회복하고 취업의 꿈을 이루도록 꾸준한 믿음을 보여준다.

웹툰 <Ho!>는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사제관계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로맨스 스토리’이면서 장애인 소녀와 ‘찌질한’ 취업준비생이 꿈을 이뤄나가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1화에서 41화에 이르는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장애는 그저 조금 불편한 조건일 뿐’이라는 메시지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게다가 실화이기에 감동이 두 배다.

링크: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38994, 1~8화 무료, 9~46화 구매: 12,900원

6. 이무기, <곱게 자란 자식>

   
 
   
 
   
▲ <곱게 자란 자식>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수탈, 강제징용, 친일 등 다각도로 고민하는 계기를 독자에게 제공한다. ⓒ <곱게자란자식> 갈무리

“<곱게 자란 자식>을 역사교과서로 채택합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지난해 가을, 웹툰 <곱게자란자식>에서 가장 많은 독자의 공감을 받은 베스트 댓글(베댓)이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선조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런 일상을 특유의 익살을 섞어 그려낸 이 작품은 암기 일변도의 역사수업에 지친 네티즌들에게 큰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현재 출판되는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는 일제강점기가 고작 한 두 페이지 정도로 간략히 다뤄진다. 역사수업은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가 온 몸으로 시달린 식민지 역사를 ‘위안부’, ‘강제징용’, ‘수탈’ 등 생기 없는 단어로 박제하고는 무조건 암기하라고 강요한다. 교과서로 열심히 공부해도 지루하기만 할 뿐,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겪은 잔혹한 역사에 함께 분노하고 공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곱게 자란 자식>은 역사적 사실도 잘 전달하면 얼마든지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곱게자란자식>은 일제의 잔혹한 식민통치가 정점으로 치닫던 1942년, 전라도의 작은 시골마을에 살던 14세 소녀가 겪은 비극적 사건을 생생하게 그렸다. 세 오빠는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가던 중 도주하다 일본군의 사격을 받는다. 절친한 소꿉친구들은 일본군에 잡혀가기 싫어 땅굴을 파고 숨거나 어린 나이에 혼인을 계획하지만, 결국 하나 둘 일본군에게 성노예로 끌려간다. 전라도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물을 캐던 평범한 소녀 간난이에게 닥친 현실이다. 위안부, 공출, 강제징용 등 일제의 만행을 현실감 있게 그린 이 작품은 당시의 고통과 비극이 활자에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사는 청년의 가슴에 분노로 활활 되살아나게 만든다.

링크: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wellgrow, 1~3화, 41화~67화 무료, 4~20화 및 21~40화는 3일 대여료 각 500원


편집: 이지민 기자

[이성훈 기자]
단비뉴스 청년팀장 이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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