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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때? 그래도 삶은 계속되는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록 페스티벌을 닮은 청춘의 여름 '어떤 이의 꿈'
2015년 08월 21일 (금) 16:30:55 유수빈 기자 holasoop@naver.com

“올해도 어김없이 8월이 왔다…그래도 축제는 시작된다.” 건조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영화 <어떤 이의 꿈>은 무대에는 서보지 못했지만 5년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아티스트 초청 및 통역을 담당해 온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극화한 페이크 다큐 형식의 드라마다. 조성규 감독은 록 페스티벌에서 아티스트를 초청하고 통역을 하며, 아르바이트생을 관리하는 동완과 군필자임을 빼면 내세울 것이 변변치 않아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필립, 무대에 서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통역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일본인 미나의 꿈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화려한 무대 뒤편의 외로운 청춘들

동완은 이번을 끝으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올해도 페스티벌 무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밴드로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것이 그의 꿈이다. 평범한 스펙뿐인 필립의 꿈은 정규직이 되어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미나는 이유도 없이 연락을 끊고 떠난 남자친구를 제대로 마주한 뒤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이들은 한여름의 록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난다.

   
▲ 팍팍한 현실에 발 딛고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한여름의 록 페스티벌은 흥겨운 일탈이자 신나는 위로다. 영화 <어떤 이의 꿈>의 한 장면.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페스티벌 현장은 흥겨운 음악 소리, 들뜬 사람들의 설레는 표정만큼 무작정 흥겹고 신나는 것만은 아니다. 화려한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신경 쓸 것도 많고, 예기치 못한 사고도 일어난다. 화려한 축제의 뒤편에서 청춘들은 각자의 방법대로 힘든 일상들을 버텨낸다. 동완은 앨범을 준비하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샹그리아를 파는 동료들을 돕고, 필립은 부족한 영어를 넉살로 메우며 견뎌내고, 미나는 씩씩하게 남자친구와 마주 선다.

꿈꾸는 청춘들의 이야기

정말 좋은 일을 만나면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한 편의 꿈같다.’ 페스티벌과 관계된 사람들에게는 록 페스티벌이야말로 ‘한 편의 꿈’이다.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인 동완에게는 페스티벌 자체가 꿈이고,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는 음악 자체가 꿈이며 페스티벌을 매개로 필립과 미나는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는 페스티벌을 통해 청춘들의 꿈을 이야기한다.

페스티벌이 끝났다. 동완과 밴드 멤버들은 페스티벌에서 샹그리아를 팔아 앨범 낼 돈을 마련했지만 멤버 중 한 명이 그 돈을 가지고 도망쳤다. 동완은 남은 멤버와 꼬치를 만들어 팔며 앨범 제작의 꿈을 이어간다.

   
▲ 앨범을 내려는 꿈이 있기에 꼬치를 팔면서도 동완과 지훈은 웃을 수 있다. 영화 <어떤 이의 꿈>의 한 장면.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동완이 5년간 일 해온 페스티벌 사무국 자리에 지원한 필립은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미나는 한국에서 또 다른 삶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한다. 영화에서 청춘들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누구도 슬프지 않다. 꿈을 버리지 않았고, 새로운 꿈을 가졌기 때문이다. 삶은 이루어지지 않은 꿈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그렇다. 지금 당장 꿈을 이루지 못했으면 뭐 어떤가. 삶은 계속되고 우리 가슴 속 저마다 꿈을 성취할 열망이 가득한 것을.

다양한 영화음악실험 체험의 기회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프로그램은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부문, 뮤지컬은 물론 음악이나 음악가를 소재로 다룬 다양한 영화와 극의 전개에 음악이 중요하게 사용된 동시대 극영화를 소개하는 ‘시네 심포니’, 음악을 통해 인간과 보편적인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음악다큐멘터리 세션인 ‘뮤직 인 사이트’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부문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어 이제는 하나의 물결이 되어버린 한국 영화계의 음악영화 제작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어떤 이의 꿈>은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부문에 선정된 영화로 지난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공연 실황을 영화 안에 적절히 녹여내 록 페스티벌이 주는 흥겨움을 놓치지 않았다. 페이크 다큐 형식을 통해 서사와 공연 실황을 조화롭게 다루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뜨거운 여름, 한바탕 한여름 밤의 꿈을 꾸고 싶은 청춘들에 추천한다. 영화는 후반 수정 작업을 거쳐 하반기에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유수빈 기자]
단비뉴스 미디어팀장, 편집부, 시사현안팀 유수빈입니다.
느리고 바르고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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