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현장]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 15주년 총동문회 ‘세저리인의 밤’

언론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어떤 창으로 보는가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좋은 창을 만들 사람을 키우는 곳도 필요하다. 그 둥지를 자임하는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이하 세저리)이 2008년 3월 만들어졌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저널리즘 실무중심 대학원이었다. 지난 15년여 동안 270여 명의 언론인을 배출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원 15주년을 맞아 열린 2023년 총동문회 ‘세저리인의 밤’ 행사가 지난 11월 4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신라스테이 마포점 2층 카페에서 열렸다. 여러 언론에서 일하고 있는 세저리 출신 기자와 피디가 묵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아름다운 밤을 보냈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선배 언론인에게 재학생이 질문하는 시간도 가졌다.

얼굴을 맞대고, 술잔을 기울이며

11월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라스테이 마포점 카페에서 열린 ‘세저리인의 밤’ 행사에서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11월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라스테이 마포점 카페에서 열린 ‘세저리인의 밤’ 행사에서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행사 인사말에서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원장은 서로 힘과 용기를 나누는 동문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좋은 일이 많은 친구의 얘기를 들으면서 진심으로 기뻐하고 함께 축하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어려운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격려해 주며 힘과 용기를 주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렇게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동문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너무나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문이 얼굴을 맞대고 술잔을 나누면서 언론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자리가 되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 자리에는 퇴임한 교수들도 참석하여 졸업생과 재학생에게 덕담을 건넸다. <조선일보>에서 편집부국장을 맡았고 IPTV방송협회장을 역임한 이종원 전 교수는 오랜만에 제자를 만나 너무 기쁘다며 세저리를 응원했다.

“우리 세저리 제자들이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의 언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여러분을 만나서 무척 반갑습니다. 열심히 하십시오.”

KBS PD 출신이자 제9대 EBS 사장을 맡았던 장해랑 전 교수가 세저리 동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KBS PD 출신이자 제9대 EBS 사장을 맡았던 장해랑 전 교수가 세저리 동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안수찬 교수는 얼마 전에 시작한 단비 후원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했다.

“단비뉴스가 얼마 전부터 후원제를 시작했어요. 후원하는 사람을 단비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 모두 단비뉴스의 ‘단비’가 돼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세저리 시절 어떻게 체력을 관리하셨나요?

최원석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동가(4기)가 재학생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최원석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동가(4기)가 재학생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재학생이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졸업생이 답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세저리에서 생활하다 보면 체력 관리를 고민하게 된다. 전 YTN 기자이자 현재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최원석(4기) 동문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입학했을 때 몸이 되게 무거웠어요. 그래서 학교에 있는 헬스장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또, 자전거를 사서 언덕 올라오는 길을 매일 탔습니다. 수험 생활 막바지에 큰 도움이 됐던 기억이 납니다.”

김지영 이투데이 기자(3기)가 재학생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김지영 이투데이 기자(3기)가 재학생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여러 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어찌 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김지영 <이투데이> 기자(3기)는 당장의 취업에 매달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일을 시작하면 기회가 열리기 마련입니다. 가고 싶은 회사의 채용이 당장 뜨지 않는다고 조급해하기보다는 어떤 기자가 되겠다는 최종 목표를 설정해두면 마음이 편해질 겁니다.”

학교생활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학교 다니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나중에 후회하게 될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세저리 생활을 만끽하라는 답이 나왔다. 입학 1년 만에 입사한 손민주 KBS 기자(15기)의 충고였다. "빨리 취직하고 싶어서 학교생활을 소홀히 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세저리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다른 곳에선 쉽게 누릴 수 없는 끈끈한 소속감을 느끼는 재학생들이 부럽습니다."

동문회에 참석한 세저리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축배를 들고 있다. 최은주 기자
동문회에 참석한 세저리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축배를 들고 있다. 최은주 기자

원칙과 기준이 되는 곳

행사장을 꽉 채운 세저리 동문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바빴다. 취재와 보도 때문에 정신없이 바쁠텐데 왜 이 행사에 참석했는지 물었다.

입사 2개월 차인 최은솔 <아주경제> 기자(14기)는 “막상 입사하고 나니, 학교에서 배웠던, 현장에 집중하는 기사를 쓰는 일이 쉽지 않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싶어서 동문회에 왔다”면서 웃었다.

방재혁 <조선비즈> 기자(13기)는 “1년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얼굴 보는 게 의미가 깊다. 여러 언론사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언론계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서로 나눌 수 있다. 꼭 필요한 행사다”라고 말했다.

그들을 만난 재학생들도 세저리의 가치를 새삼 실감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박동주 <단비뉴스> 기자(15기)는 “최근 방송사 인턴 생활을 하다 겪은 일이 있다. 취재를 위해 어느 건물 앞에 서 있는 나에게 경비원이 나가라고 했다. 하지만 언론 윤리 수업에서 ‘주거 침입’이 성립하는 기준을 배웠기에, 그냥 버티면서 취재한 적이 있다. 세저리에서 배운 원칙이 현장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동문회에 참석한 세저리 재학생과 졸업생이 경품 추첨 결과를 기다리며 즐거워 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동문회에 참석한 세저리 재학생과 졸업생이 경품 추첨 결과를 기다리며 즐거워 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이선재 단비뉴스 기자(15기)는 “졸업한 선배들을 만나 기뻤고, 잘 몰랐던 선배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음식도 정말 맛있었다”라고 말했다. 조벼리 단비뉴스 기자(16기)는 “기자나 피디로 일하는 선배들이 동문회를 찾아와 교수님이나 동기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자가 된 후에도 이런 창구를 갖게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와 동문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은 오는 11월27일 신(편)입생 모집공고를 발표한다. 2024년 봄학기 입학을 희망하는 이는 안수찬 교수와 직접 상담할 수도 있다. 자세한 안내는 여기를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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